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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경제위기 덮어쓴 반쪽대통령 전락?

[긴급진단] 시사평론가가 바라 본 美대선 그 후‥

곽호성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08/11/13 [08:55]
 
오바마, ‘미국 판 노무현’되나

공화당 매케인 후보를 상당한 표차로 제압하고 오바마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미국인들이 매케인 대신 오바마를 선택한 이유는 미국의 변화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오바마는 미국인들이 원하는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은 오바마의 개혁성공 가능성에 대해 관망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노무현, 오바마 그리고 이명박
 
이번 미국 대선은 2002년 노무현과 이회창의 대결을 연상하게도 했지만 2007년 이명박과 정동영의 대결을 연상하게 하기도 했다. 대결의 양상은 겉으로 볼 때 노무현 vs 이회창의 개혁과 보수의 대결이었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공화당 정권의 경제 운영 실패에 대한 불만의 표출 성격이 강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난 2007 한국 대선의 양상과 유사한 것이다. 당시 한국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실정에 기초한 반사이익으로 손쉽게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요즘 친노 진영이나 민주당에서는 한나라당 측이 '잃어버린 10년'을 이야기하면 mb정부가 지난 10년간 쌓아놓은 외환보유고를 많이 날렸다고 주장하며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한다. 그러나 지난 10년 간, 특히 노무현 정부 5년 간 은 사실상 국내에 호황이 없었다고 할 정도로 국민들이 경제적 고통을 겪었다. 사정이 이러하니 잃어버린 10년이 없었다는 민주당이나 친노 진영 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mb와 마찬가지로 오바마 정부 역시 저조한 지지율에서 허덕일 가능성 높아
정치권 일각, 오바마가 경제위기 문제 왕창 뒤집어쓴 반쪽 대통령 전락 우려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금 mb정부는 저조한 지지율에 허덕이고 있다. '경제살리기'를 공언하고 출발한 mb정부 시대에 세계 경제가 불황으로 빠져들면서 mb정부의 지지도는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여권 내부에서는 새로운 대선후보 진영에 줄을 서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도통 여야 모두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여야 국회의원들 모두 2010년 지방선거 전까지는 별 수 없이 대세를 관망하는 입장에 설 가능성이 높다.

한편 한국의 mb정부와 마찬가지로 오바마 정부 역시 결국 저조한 지지율에서 허덕이게 될 것이다. 미국의 경제불황이 조기에 해결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미국의 정치인들이 오바마가 경제위기 문제를 왕창 뒤집어쓰길 바랐다는 음모론(?)이 돌아다니고 있다. 사실 오바마가 모든 문제를 뒤집어쓰고 재선을 못한 채 4년 임기의 '반쪽 대통령'으로 끝나 주길 미국의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내심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희망은 사실 '희망'으로만 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바마, 행복 끝 불행 시작
 
오바마와 노무현의 가장 큰 차이는 지지도의 차이다. 오바마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양의 표를 얻었을 정도로 노무현보다 강한 지지를 받았다. 그래서 오바마의 권력기반은 노무현보다 강하며 오바마가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 경우 노무현의 그것보다 훨씬 강한 힘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인들은 지난 8년의 공화당 집권기의 문화에 상당한 염증을 느끼고 있다. 지난 공화당 집권기 8년간 경제거품 속에서 미국의 부자들은 많은 부를 쌓아 올렸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에서 미국의 국가부채는 10조 달러에 이른다. 빌 클린턴이 남긴 흑자재정 유산은 5천 억 달러 가까운 적자로 돌변했다. 부시 집권 8년 간 500만 명이 빈곤층으로 추락했고, 의료보험 혜택을 못 받는 미국인은 700만 명 늘었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와중에도 최고경영자(ceo) 평균 소득은 1970년대 일반 노동자들의 30배에서 현재는 300배 이상으로 급증했다는 분석도 제기되었다.

지금 미국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행복이다. 미국인들은 절실히 행복을 원한다. 가진 자만 국민이 아니라 빈곤층도 세금 냈던 국민이므로 마땅히 국가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미국 사회에서 폭넓은 공감대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근본적으로 민주당이나 공화당은 자본주의 정당으로서의 본질은 비슷하다. 따라서 오바마의 개혁노선이 미국을 사회주의 사회로 바꾸지는 못하며, 그렇게 하려고 들지도 않을 것이다. 다만 좀 더 온건한 자본주의로 미국 사회가 선회하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오바마와 노무현의 가장 큰 차이는 지지도의 차이...오바마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양의 표 획득한 오바마가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 걸 경우 노무현 보다 훨씬 강한 힘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여기서 노무현의 실패를 다시 정리해 본다. 노무현 정권의 실패원인 가운데 가장 큰 것이며, 어찌 보면 노무현 정권 실패의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경제문제다. 친노 세력이 뭐라고 주장을 하건 국민들은 거의 5년 내내 불경기에 시달렸다. 적어도 노무현 임기 5년 중 한번은 호황이 왔어야 했다. 그런데 호황은 없었고 그 실망은 결국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을 만들어 냈다.
 
과연 경제 살릴 수 있을까
 
오바마가 미국 판 노무현으로 전락하느냐 아니냐는 오로지 경제에 달려 있다. 하다못해 의료혜택도 못 받는 딱한 처지의 미국인들을 위한 복지조차도 경제에 달렸다. 경제가 호전이 되어야 딱한 처지의 미국인들에게 돌아가는 돈의 덩치가 커진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오바마가 미국 경제를 살려 낼 가능성은 희박하다.

일단 미국과 세계의 경제전문가들이 올해보다 내년의 경제난이 더 심각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쟁력을 잃어가는 미국 경제 자체를 4년 안에 일으킨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미국이 지난 월남전 철수와 그로 인한 사회의 음울한 분위기를 씻고 경제호황의 길로 나올 수 있었던 데에는 레이건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과 it바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오바마에게 레이건 대통령 수준의 강력한 리더십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it 바람과 같은 강력한 경제성장 바람도 없는 상태에서 미국 경제를 획기적으로 호전시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오바마 정권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이제 오바마는 한없는 내리막만 남았다’고 지적하는데 지금으로서는 이런 비관적인 주장이 현실적이다.

오바마가 미국 경제를 살리려면 막대한 액수의 돈을 해외에서 빌려오거나 투자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것은 미국에 투자를 할 경우 이익이 있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특히 앞으로 오바마의 4년은 백인 세력의 저항으로 인해 미국에 혼란이 빈발할 가능성도 높다. 오바마 개혁정책의 핵심이 자본주의에 기초를 두되 공화당 노선보다는 진보적이므로 미국을 이끌고 가는 가진 자들이나 백인들의 상당한 반발을 살 수 있다. 이는 노무현 집권기 벌어졌던 극심한 혼란상이나 mb정부 시대의 촛불시위와 비슷한 맥락이다.

노무현은 경제 살리기에 실패했고, 진보와 보수 사이에서 보수 쪽에 약간 치우친 행보를 걸었다. 그래서 고정 지지층 가운데 상당수가 그에게 등을 돌렸다. 문제는 오바마 역시 노무현처럼 어중간한 행보를 걷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재선을 포기할 수는 없고, 공화당 지지자들이나 정책 수행과정에서 발생할 문제로 인해 불만을 갖는 미국인들의 여론 때문에 오바마의 개혁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오바마는 그대로 노무현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오바마가 미국 경제를 살리려면 막대한 액수의 돈을 해외에서 빌려오거나 투자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앞으로 오바마의 4년은 미국을 이끌고 가는 가진 자들이나 백인 세력의 저항으로 인해 미국에 혼란이 빈발할 가능성 높아”

카터의 실패와 오바마
 
미국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 가운데 한 명으로 지적되는 사람이 바로 77년에 등장한 카터 대통령이다. 카터 이후 미국은 레이건에 이어 아버지 부시에 이르기까지 12년간 공화당 집권을 겪었고, 8년의 클린턴 집권에 이어 다시 8년 간 아들 부시의 공화당 집권을 허용했다. 공화당이 전반적으로 우세했던 셈인데 여기에는 카터의 실패가 큰 영향을 미쳤다. 카터는 미국 국민들에게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 즉, 당시 미국에는 경제문제를 포함해 산적한 문제들이 있었으나 카터는 이런 문제들을 현실적인 방법으로 기민하게 처리하지 못했다.

한국에서 진보정당들이 현실적이지 않은 대안을 내놓는다는 것이 진보정당 비판의 주된 소재이듯 미국의 경우에도 민주당은 현실적이지 않은 대안을 내놓거나 대중들이 싫어할 주장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 카터 역시 미국인들의 사치가 심하다며 미국인들을 비난했다. 당시에도 경제사정이 나빴는데 카터는 엉뚱하게도 미국인들의 소비를 문제 삼은 것이다. 결국 엉뚱한 소리를 한 카터는 다음 대선에서 낙선했다.

오바마가 노무현과 카터의 전철을 밟지 않는 확실한 길은 경제를 호전시키거나 적어도 경제가 호전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하는 것 뿐 이다. 또 오바마의 도움을 기대하는 수많은 가난한 미국인들에게 경제적 혜택을 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의 가진 자들을 몸을 낮춰 설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설득은 무지한 상대방을 깨우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게 해서 자발적으로 나서게 하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설득을 상대방을 이기는 것, 모르는 사람을 가르치는 것, 틀린 주장을 옳은 말로 반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설득은 원래 상대방과 의논을 해서 더 좋은 결과를 내놓는 것,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제시하는 것, 상대방의 주장이 보다 현실적인 주장이 될 수 있게끔 근거를 보태주는 것이다.

오바마는 선택과 집중의 원리를 상기하고 경제호전과 사회적 약자 구호에 모든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급한 일-중요한 일-절대 다수가 합의한 사안부터 빨리 처리하라는 말이다. 지금부터 부지런히 나서지 않으면 온갖 정치·사회적 소요에 발목 잡혀 우왕좌왕 했던 노무현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수 있다. 오바마의 역할은 불 끄는 소방수다. 서둘러 불 끄는데 전념하지 않으면 불이 오바마를 태울 것이다. 이것은 이명박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이명박과 오바마, 노무현은 서로 다른 것 같지만 의외로 닮은 점도 많고 처지도 비슷한 재밌는 관계를 갖고 있다. 
 
美 대통령 오바마한테 배울 것들‥ 

"항상 상대방의 처지를 헤아리며 상대방의 눈으로 생각" 
  
▲오바마 美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바마는 우리 개념으로 말하자면 시민운동가 출신이다. 그는 콜롬비아대학을 졸업한 뒤 시카고의 빈민지역에서 한동안 공동체운동을 벌였다. 하버드대학 법과대학원을 마친 뒤에도 그는 한동안 인권변호사로 일했다.

그의 출신성분을 살펴보면 그가 시민운동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읽을 수 있다. 그는 케냐 출신의 가난한 유학생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주로 하와이에서 자랐으며 재혼한 어머니와 함께 인도네시아로 건너가 몇 년을 지냈다. 그의 가족이 모이면 오프라 윈프리가 말했듯이 여러 국적 소유자가 많아 마치 ‘미니 유엔’ 같다고 한다. 이런 그가 미국에서 얼마나 차별을 받고 서러움을 겪었을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내 가치관의 핵심은 ‘공감하는 것’”
 
그러나 그의 사람 됨됨이는 뜻밖이다. 그는 강하다기보다는 유연하다. 뉴욕 타임스의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그의 저서 <담대한 희망>(the audacity of hope)에서 그가 밝힌 바지만, 그는 그의 가치관의 핵심을 ‘공감(共感)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항상 상대방의 처지를 헤아리며 상대방의 눈으로 생각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려 애쓴다는 것이다. 그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지혜를 터득한 정치인이다.

그는 그의 책에서 역지사지를 통해 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경험을 밝혔다. 일리노이 주 상원 의원이었을 때 그는 사형 판결을 내릴 만한 중대한 사건의 경우 심문 과정이나 자백 내용을 비디오로 촬영하도록 규정한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우선 주 검찰과 경찰이 완강하게 반대했다. 사형제 폐지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사형제 폐지 쪽으로 여론이 쏠릴 것을 우려했다. 동료 의원들은 범죄 예방과 대처에 미온적이라고 유권자들한테 찍힐까봐 법안 찬성을 주저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의견이 대립되는 지점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반대파의 주장 밑바닥에 깔린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찬반 양쪽이 공유하는 가치를 차근차근 재확인해 나갔다. 그가 발의한 법안은 몇 주에 걸친 협의 끝에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그가 이런 방식으로 일을 처리한 예는 그밖에도 많다.

오바마의 넉넉함은 상대방에 대한 시선에서 역연하게 드러난다. 그는 상원의원에 재선하여 백악관 골드룸에서 부시 대통령을 만났다. 물론 독대는 아니었다. 당선자 전원을 초대한 자리였다. 그는 그 자리에서 만난 부시에 대해 ‘호감이 가는 인물’이라고 책에다 썼다. 부시 대통령이 기민하면서도 절도가 있고 솔직하다는 것이다. 부시를 보면 누구나 지방 대로변에서 자동차 대리점을 운영하는 사람이나 뒤뜰에서 석쇠에 고기를 굽는 이웃사람을 연상할 것이라며, 부시의 그런 풍모가 공화당의 두 차례에 걸친 선거의 승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상대방의 장점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반대논리 저변에 깔린 가치 가운데서도 공감하는 바를 찾으려는 그의 습성은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 어떤 사람들은 그 원인을 그의 다문화적인 사회적 배경에서 찾는다. 오바마 아버지의 부족은 이슬람 문화권에 속한다. 오바마는 흑백의 혼혈아 출신이며 아시아에서도 자랐다. 그런데도 그는 최고의 명문인 하버드대학 법과대학원을 나왔다. 이런 다원성이 사고의 다원화를 가능하게 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어젯밤에 나는 tv토론을 시청했다. 여야 정치인이 한 치도 물러섬이 없이 상대방의 논리를 반박하며 자기주장만 강변했다. 이 프로에 출연한 두 교수는 마치 두 정치인의 꼭두각시인 냥 해당 정파의 주장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느라 아전인수(我田引水)와 곡학아세(曲學阿世)를 되풀이했다. 타협이 가능한 지대가 있을 법 했지만 아무도 그 것을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우리는 왜 이렇게 강퍅(剛愎)한가? 단일민족이어서 그럴 것이라는 궤변이 나올까 두렵다.  forum@edasan.org

* 글쓴이 / 김민환 ·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1992-현재) · 전남대 교수 (1981-1992) · 한국언론학회 회장 역임 · 저서로는 <개화기 민족지의 사회사상> <일제하 문화적 민족주의(역)> <미군정기 신문의 사회사상> <한국언론사> 등이 있다. 이 글은 다산연구소 홈페이지에 실린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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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45 2008/12/05 [09:15] 수정 | 삭제
  • 링컨이사상첫흑인대통령을키웠네링컨웃겠다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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