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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할 수 없이 무거운 것들이 우리를 병들게

<특별기고 시>그들은 끝까지 자기들의 지병을 발설하지 않는다

이명산 시인 | 기사입력 2008/12/03 [19:01]
▲이명산 시인  ©브레이크뉴스
지병(持病) 
 
중단한 것, 버린 것, 포기한 것  
그런 것들은 대개 소중한 것들이었다.
그러나 영원히 체념하지 못하고
그 먼지가 가슴 밑바닥에
싸이고 또 싸이고
없는 것 같으면서도
주체할 수 없이 무거운 그것들이
우리의 걸음을 느리게 하고
우리를 병들게 하였다. 
목숨이 다할 때까지 아니라고 주장 하지만
결국 우리는 그 병으로 죽어간다. 
오! 아름다운 이 세상!
즐거운 인생!
그 화려하고 현란한 무대!
우리의 인생은 장엄한 교향곡이다!
이 위대한 곡을 쓰기위하여
우리는 견딜 수 없이 괴로운 포기와
기진맥진할 때까지 <엔지>를 거듭했고
마지막 무대에서 기립박수를 받은 후에
우리의 가엾은 영웅들, 탈의실에 가서
그 호화한 의상을 다 벗어버리고
가슴밑바닥에 싸인 먼지의 진폐증으로
조용히 숨을 거둔다.
그래도, 그들은 끝까지 자기들의 지병을
발설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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