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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신들 "요리기술 아낌없이 전수해주련다"

[본지 초청 정담] 한국요리연구회 최영창 회장-박용배 부회장

정담 진행/김성애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08/12/03 [17:00]
한국 요리를 연구하고 발전시켜온 한국요리연구회 최영창 회장과 박용배 부회장을 본지의 정담 자리에 초대했다. 한국 요리와 관련된 이모저모, 그리고 이 연구회가 추진해온 봉사활동 등에 대하여 담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최영창 회장과 박용배 부회장은 한국요리의 식신(食神)이랄 수 있는 이 분야의 전문가. 이 식신들은 “한국 요리와 관련된 음식기술 을 아낌없이 전수해주고 싶다"고 피력했다.
 
식신들이 밝히는 음식세계와 그들의 뒤에 숨어있는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쏟아져 나왔다.  과연 식신들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간단한 비법이라도 듣고자 김치찌게로 점심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이끌었다. 정담을 정리하는 중 최영창 회장은 “최영창”으로, 박용배 부회장은 “박용배“로 기록했음을 밝힌다. 

▲최영창 회장     ©브레이크뉴스
-직접 요리하시는 분들은 어떤 음식을 제일 좋아하나요?
 
▲최영창 :  365일 몽땅 된장찌개가 제일 맛있어요.(웃음)
 
-남대문시장 갈치찌개 잘하는 곳은 가격대비 분명 냉동갈치로 조리할 것 같은데 맛있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최영창 :  분명 냉동갈치이죠. 그 비결은 육수와 끓는 불온도에 있어요.  딱 맞는 음식온도가 각 음식마다 있어요. 라면도 잘 요리하는 방법이 있어요.  라면을 끓이다가 마늘 한 숟가락, 그리고 대파를 라면 반개 분량만큼 넣고 함께 끓이면 정말 맛이 있어요. 대파에는 감기예방 효과가 많아서 저는 꼭 라면 끓여 먹을 때 대파나, 대파가 없으면 양파라도 많이 넣어요.
 
-우리 독자들에게 재미있는 요리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최영창 :  요새 일식집이나 한정식집에서 나오는 물수건 이야기가 재미 있겠네요.  옛날에는 물수건은 일식집에서 '초밥' 먹는 손님에게만 나왔어요. 초밥은 손으로 위에 있는 초밥생선을 간장에 찍어 먹어야 해요.(엄지와 검지를 뒤집어 초밥을 집는 시연을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냥 밥에다가 간장을 찍어 먹기 때문에 너무 짜거나 밥알이 간장에 떨어져요. 원래는 간장에 생선을 찍어 먹어야 해요. (웃으면서) 요새 물수건은 얼굴도 닦고 어떤 손님은 겨드랑이도 닦고.....이렇게 살아가는 풍습이 변해가고 있어요. 
 
-음식에 관련된 다른 이야기는 없는지요?
 
▲최영창 :  귤은 지금은 아주 흔한 과일이지만, 옛날에는 우리나라 왕의 생일날, 중국천자가 2짝을 선물받아서 먹었다고 해요.  이 귤을 왕비에게 5개, 영의정에게 5개, 좌의정에게 3개, 육판사들에게 2개씩 하사품으로 내려졌다고 해요. 내가 어렸을 때는 미군들이 짚차 타고 가면서 던져준 미깡이 먹던 기억이 나요.(웃음)
 
▲최영창 :  제가 처음으로 요리할 때는 구공탄에서 했어요.  얼마나 요리하기가 힘들었는지...그리고 냉장고가 없을 때는 음식점에서는 큰 얼음을 사다가 그 위에 보자기를 깔아 고정시킨 다음 음식을 그 위에 보관했어요.(웃음)  사실 우리 전통음식은 상가집이나 잔치집에서 만든 음식이 최고의 요리음식이었죠.  이런 음식이 요리집이 생긴 50년~60년부터 시작되어 요리 기술자들이 생기게 된거예요.
 
-흔히들 전라도 음식이 맛있다고 하는데 그 전래는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최영창 :  예전에 전라도하면 양반들이 귀양을 가던 고장이었어요. 귀양간 양반들이 전라도 지방에서 거주하였던 것도 한 몫을 하였을 거라고 생각되요.(웃음)  실상 전라도는 터가 넓어 풍부한 재료도 많고 해안가 생선들도 많아서 맛좋은 음식요리가 만들어 졌을 겁니다.
 
-두 분께서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으신지요?
 
▲최영창 :  한정식 한마당 잔치를 열고 싶습니다.  우리 협회 회원들이나 한정식 요리인들을 동원해서 '한사람당 4가지 음식을 해와라'하면 우리 요리인들은 환영할 거예요. 정부의 지원만 있다면 큰 장소를 섭외하고 홍보해 준다면 우리는 정말 빠른 시일내로 이러한 한정식 잔치 한마당을 꾸미고 싶어요. 그래서 입장료 1만원을 받아서 몽땅 통에다 넣어서 봉사지원금으로 전액 희사하고 싶어요.
 
-한국요리연구회를 언제 발족하셨죠?

▲최영창 : 한 20년 정도 됐죠. 여러 요리 관련 단체들 중에서 오래 됐어요. 다른 곳은 다들 금방 모이고 금방 흩어지고 하는데 여기는 자유를 많이 줘서 그런지 회원이 들어오고 싶으면 들어오고 나가고 싶으면 나가요.(웃음)

-현재 회원 수가 어떻게 되나요?

▲최영창 : 지금 40여명이 되는데 한때는 100여명이 된 적도 있어요.

-연구회의 목적은 어떻게 되나요? 또 주로 모이는 장소는요?

▲최영창 : 현재는 사무실을 얻었어요. 전에는 업소마다 돌아다니면서 한 달에 한번 20명씩 모여서 두 가지 이상 작품을 하자고 했어요. 시식회도 품평회도 했지요. 그렇게 음식의 질을 높이고 단점을 보완하고 하다가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서 사무실을 얻어서 그곳에서 회원들끼리 돌아가면서 시연을 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8년을 하다보니깐 시들해지더군요. 지금도 다른 단체에서 음식시연을 한다거나 가르치거나 하지만 이것을 제일 처음 시도한 것이 바로 우리 단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박용배 부회장    ©브레이크뉴스
-처음 두 분은 어떻게 만나셨나요?

▲박용배 : 15년 전에 형님(최영창 회장) 밑에 일을 배우러 들어갔지요. 그 전에도 알고 지냈지만 형님한테 배우는 기회가 부족했어요. 그런데 형님과 같이 일을 하면서 형님에게서 많은 음식 비법을 배우게 되었지요. 나중에 형님이 소개시켜 준 집에서 15년 정도 일을 했어요. 

▲최영창 : 박 부회장이 워커힐에 있다가 후에 풀무원재단 김치박물관에 있었어요. 그리고 그 전에 우리 가게에도 있었지요. 요릿집으로는 한국에서 전통이 있는 집인데 그동안 경험이 많다보니 손발이 잘 맞았어요. 우리가 요릿집에 계속 종사했던 게 운명이었나 봅니다. 지금도 저는 서울 강남구의 ‘다보’라는 곳에 있고, 박 부회장은 ‘태평’에서  있지요.

-발자취를 남기실 때가 됐지요? 지금까지 경험이나 지식을 후배들을 위해서 대회를 나가거나 하는 작업은 하시는지요.

▲최영창 : 박 부회장 하고 저하고 만큼 요리대회를 많이 나간 사람은 없어요. 그런데 국제대회는 나간 적이 없어요. 못 나가는 이유가 한국요리를 가지고 나가는데 아니라 호텔위주로 나가야 하거든요.

-전통음식 분야에서도 아직 개발할 것이 남아 있나요?

▲최영창 : 옛날 전통음식을 지금 내주면 안 먹어요. 옛날 전통음식 기술자들이 지금 살아있다고 해도 몇 십년, 몇 백년 그대로 음식을 안했을 것이고 계속 발전을 시켰을 겁니다. 옛날 음식을 업그레이드해야 해요. 입맛이 고급이 되어가듯이 옛날 음식도 많이 변형시켜야 할 겁니다.

-고급음식이라는 것이 예전보다 더 담백하거나 아니면 서양식으로 바꿔야 하는 것을 말하나요?

▲최영창 : 맛이 고급스럽다는 것은 최고의 재료를 가지고 맛있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의 고급재료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급재료라고 하면 전복, 새우 등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중국 같은 경우 곰 발바닥, 원숭이 골, 상어 지느러미 등 다양한 것들이 많지요. 옛날 음식을 부정해서도 안 되지만, 현대를 살아가면서 그 음식에 더 가미시켜서 맛있게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회를 먹을 때 초장에 조청이라든가 사카린을 넣었습니다. 그 당시 그게 맛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된장을 섞어먹거나 와사비 섞어먹는 사람도 있습니다. 각자들 초장 만드는 공식이 있을 정도죠. 10년 전에는 우리가 그렇게 먹어도 맛있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먹으면 맛이 없어 못 먹을 정도죠. 그렇듯이 손님들에게 옛날음식을 내놓으면 손도 안되는 게 요즘 추세입니다.

-설명해주시니 이해가 되네요. 일반적인 상식에는 옛날 궁중음식은 정말 담백하고 재료의 질을 한껏 뽑아내는 것을 최고의 맛이라고 생각했다고 들었거든요.

▲최영창 : 된장에다가 상추 싸먹으면 좋다고 해서 그렇게 먹잖아요. 그런데 매일 그렇게 먹으라고 하면 먹기 힘들겠죠. 어쩌다 한 끼지요. 그럴 때 어떻게 하냐면 된장에 마요네즈를 넣어요. 그러면 된장이 고소하고 맛이 있어져요. 그러면 된장 항아리에서 퍼오는 일반 된장은 맛이 없게 되지요. 그러다보니 된장에 고추장을 섞고 마늘도 섞고, 나중에 땅콩버터를 섞지요. 결국 업소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맛이 달라지지요.

-부회장님께서는 한국요리연구회 활동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고 계시는지요?

▲박용배 : 회장님이 초안을 잡으면 그것에 따라 구체적인 활동을 준비하지요.

-회장님은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요?

▲박용배 : 봉사활동을 많이 했지요.

▲정담 장면. 왼쪽으로부터  최영창 회장, 박용배 부회장, 김성애 본지 논설위원    ©브레이크뉴스
-음식대접으로 봉사를 하는 것을 말하나요?

▲최영창 : 음식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음식봉사가 가장 쉽겠더라고요. 꽃동네하고 용인 영보자애원같은 경우 정부에서 지원이 들어가니깐 먹을 게 부족한 곳은 아니에요. 그래서 저희들이 들어가는 이유는 그 사람들이 안 먹어본 것을 위주로 메뉴를 짜서 가죠. 그런데 이 사람들이 천명이 된다고 하면, 닭 한 조각을 먹이려고 해도 하루 종일 튀겨야 해요. 엄두가 안 나는 일이죠. 또 2조각의 전을 한번 먹이겠다고 하니깐 오전 11시부터 부쳐서 오후 7시가 되니깐 끝이 났다고 하더라고요. 그 사람은 하루 종일 했는데 먹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한입거리밖에 안되죠. 꽃동네에 갔을 때는 3천명이었어요. 가져간 것은 연어샐러드 한 메뉴를 가지고 들어갔지요. 이 사람들은 연어샐러드를 먹을 기회가 없었다고 하더군요. 한번 해줬더니 또 해달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한 사람이 두 쪽씩 먹게 하려니깐 연어 14 박스가 필요한 거예요. 그리고 인원배치도 힘들었지요. 전에 우리가 일하는 두 가게에서 준비를 해서 들어가는데 배치하는 것도 정신이 없어요. 그곳에 가서 만든다고 하면 시간이 늦어져요. 말만 연어샐러드지 야채를 해야 하고 호박찜이라든가 위에 뿌려주는 드레싱 등을 준비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들어요.

-그럼 이 많은 음식을 다 만드신다는 건가요?

▲최영창 : 한국음식은 아무리 잘해도 밥이 없으면 주 메뉴가 안 돼요. 잘 먹었다는 소리가 안 나오죠. 그런데 중국음식은 자장면에 단무지만 나와도 식사대접을 받았다는 소리가 나오지만 한국은 아무리 해도 요리음식에 밥을 놓을 수가 없으니깐 그 부분이 상당히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봉사활동을 갈 때 곰탕을 하기 위해 쇠고기 100kg을 삶으려고 하면 몇 시간이 걸리는데 언제 썰고 끓이고 하겠어요. 안되니깐 우리가 일하는 두 집 중 한집은 뼈를 삶고 한쪽은 고기를 삶고 하지요.      

-회장님하고 부회장님이 북치고 장고치고 하는 거네요? 요리는 두 분께서 만드는 거고 자원자는 만든 요리를 배분하고요.

▲최영창 : 우리가 이렇게 한다고 해서 자원자들에게까지 부담을 주지는 않으려고요. 하고 싶은 것만 하라고 해요. 방울토마토 한 박스 가지고 와도, 그걸로 전체 다 먹이려는 부담은 느끼지 말라고 하지요. 그래서 오징어 젓갈 한 박스를 가지고 오는 사람, 겉절이 양념만 두 박스를 가지고 오는 사람, 그냥 돈만 가지고 오는 사람들도 있어요. 우리는 회원들에게 봉사를 하는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연락을 하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주로 일하는 것은 우리 두 집에서 하고요. 다른 집에서 하면 업주의 눈이 있기 때문에 우리들이 다 하지요.

-그런데 봉사활동을 하는 대상자는 어떻게 찾나요?

▲최영창 : 누구를 돕는다는 것이 무척 힘들어요. 시간에 쫒기는 우리가 돕고자 하는 이들을 찾기란 참 힘들더라고요. 처음으로 인연이 된 곳은, 한국 스포츠신문의 주최로 오이도에서 마라톤대회에서 있었어요. 마라톤선수들에게 회비를 받아서 소년소녀가장돕기 행사가 있다며, 음식을 해줄 수가 없겠느냐 요청이 왔지요. 물론 좋다고 했지요. 그러니깐 여러 사람들이 간다고 하더군요. 바로 그때 음식봉사의 첫계기가 된 것이지요.

-음식봉사 외에도 회원들끼리 음식 시연이나 공부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도 많겠어요. 요리공부는 어떻게 하나요?

▲최영창 : 장기간 가야 할 것 같아요. 한동안 시식을 다녔어요. 시연을 하며 교류를 하다가 다른 업소에 탐방도 몇 년간 다녔지요. 사진을 찍고 레시피를 받아서 음식의  눈 높이를 높이고 있지요. 나쁜 결과가 없는 것이 다들 몇 십년을 하다 보니 몇 가지씩 배울 것이 있다는 겁니다.

-베테랑 같은 경우는 레시피를 가르쳐 주는데 아량도 있지요? 지금 시대에서는 오픈해서 주거니 받거니 하나요?

▲최영창 : 옛날에는 정말 안 가르쳐 줬어요. 그런데 지금은 한식은 정말 가르쳐주려고 애를 씁니다. 한 10년 전부터 최대한 가르쳐 주려고 애를 썼어요.

▲박용배 : 옛날에는 자기기술을 전수를 하면 주방장하고 밑에 사람들하고 봉급 캡이 있어 영역을 지키려고 잘 안 가르쳐 줬어요. 그런데 요즘은 자기 능력대로 살아가니깐 실력대로 베풀어 줍니다. 저 역시도 그렇게 배웠기 때문에 아낌없이 줄려고 합니다. 그런데도 젊은 세대들은 배우려고 하지 않아요. 사설 학원 같은 경우는 돈을 주면서 배우지만, 우리는 밥도 주고 봉급도 주고 기술도 가르쳐 주려고 하는데도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이 드물어요.

▲최영창 : 국내 대회는 후배들 이름을 넣기 때문에 제 이름은 안 들어가 있습니다. 박 부회장과 저만큼 대상을 많이 탄 사람은 국내에 없을 거예요. 박 부회장도 아까운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음식업계를 위해서라도 오래 해야 한다고 애기한 적이 있어요.

-두 분께서는 요리비법이나 레시피(음식에 들어가는 양념 공식) 같은 것을 따로 가지고 계시나요?

▲박용배 : 전에는 주먹구구가 있었어요. 한주먹, 한바가지 등을 썼지요. 저도 그렇게 배우다 보니깐 밑에 사람들에게 그렇게 가르쳐 주게 됐지요. 지금이나마 제가 연구를 해서 레시피를 하나하나 만들어가고 있어요.

-레시피를 공개해도 괜찮은 건가요?

▲박용배 : 어느 정도 하면 자료가 남으니깐 제일 가까운 분들에게 드려야겠지요.

-그러면 뜻이 있는 젊은 후배들도 회장님이나 부회장님의 레시피를 가지고 자기마음대로 변형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가 있겠네요.

▲최영창 : 한국음식이 굉장히 방대해서 끝이 안보일정도로 많아요. 방금 얘기했던 것처럼 레시피가 정리돼서 정립이 돼야 하는데 요리책을 만들자는 얘기도 있습니다. 정말 시간이 안 나니깐 그쪽에 손을 못 대고 있습니다. 하기는 해야 할 일입니다.
 
-한국요리연구회에서는 시연이나 봉사활동도 좋은 코너이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업그레이드된 요리방법을 문자로 남기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최영창 : 한국요리의 집대성을 위해서 봉사를 1년간 중단을 하고 책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려야 한다는 생각도 있어요.  음식은 정석이 없어요. 꼭 반대되는 쪽만 끄집어내는 사람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책을 내는 게 상당히 꺼려지기도 합니다.

▲박용배 : 사라져가는 음식들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곱창전골, 소편육 같은 것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자료로는 남겨야 하지 않느냐하는 생각은 합니다.

▲최영창 : 어떤 분께서는 제 일생을 영화화하겠다는 얘기도 했어요. 생각나는 대로 옛날 음식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분께서 이것을 넘겨주면 극적인 장면을 넣는 것도 괜찮은지 허락을 맡기 위해 다음 주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또 공무원한테 요릿집의 유래라던가 옛날음식에 대해 얘기했더니 이 분께서는 식객처럼 ‘이것이 대박이다’라며 생각날 때마다 녹음을 하라고 했어요.

▲박용배 : 한국음식의 발달을 따져보면 불과 얼마 전입니다. 우리가 주로 우리나라 요정문화계통을 하다 보니 그 음식이 전파가 안됐습니다. 책 몇 권 이외에는 구전으로 전해오는 방식으로 배웠습니다. 요즘은 인터넷 같은 곳만 가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전 주방시설이라든가 구공탄을 사용했던 방식의 자료가 없기 때문에 회장님이 그런 얘기를 하면 요리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회장님은 무슨 계기로 요정에서 요리를 하게 됐나요?

▲최영창 : 처음에는 일식부터 시작했어요. 포목집을 하던 우리집이 갑자기 기울어져서 17살 때 경상남도 울주에서 대구로 갔어요. 처음에는 시계기술을 배우러 갔지요. 그런데 일식집에서 밥을 먹는데 그 집 사장이 ‘이 사람 왜 올라왔냐’며 ‘시계기술보다도 음식장사가 괜찮을 거니깐 우리 집에서 일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해 일식집에 들어가게 됐어요.

일식집에 있으면서 옆에 대구관이라는 요릿집이 있었어요. 매일 풍악이 올리고 쓰레기가 3 드럼통이나 나와서 무슨 집인지 궁금해서 그 집에서 일을 할 수 없느냐 물어봤어요. 그러나 이미 사람을 구해놨는데 제가 들어가겠다고 하니깐 요리장이 단단히 화가 났더라고요. 그래서 그 분이 나에게는 일주일간 말을 하지 않았지요. 그런데 제가 일을 해본 게 있어 척척 해내니깐 그때부터 그 분이 말을 붙이기 시작했어요. 그 후 대구에서 제일 한사람 뽑았던 게 제가 뽑혀 서울 무교동 동호장으로 올라왔지요.  20살 나이에 요리책임자로 들어가게 되면서 서울에 입성하게 됐지요.
 
-두 분께서 제일 잘하는 요리를 뽑는다면 어떤 게 있나요?

▲최영창 : 후배들이 얘기를 합니다. 다른 업장에 있는 사람이 와서 포인트가 되는 요리 한 가지만 가르쳐 달라고 합니다. 그러면 ‘그런 게 있었으면 진작 써먹을 것’이라고 말하죠. 요리집에는 메뉴판이 없습니다. 기준으로 나가는 회, 인삼, 고기종류 하나 넣는 대신에 샐러드 같은 것이 많이 들어가면서 서구화됐지요. 그런 속에서 원가절감을 해야 하고 마음 놓고 할 수도 없는 게 많습니다. 또 메뉴판이 없기 때문에 단골손님을 위해 수시로 메뉴를 바꿔야 하지요. 요리가 맛있는 게 뭐냐고 물어보면 없다고 대답합니다.

▲최영창 회장(좌)과 박용배 부회장(우)    ©브레이크뉴스
-20세부터 지금까지 본인이 요리를 하면서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면

▲최영창 : 후배들이 휴식시간에 말랑말랑한 누룽지 속에다가 겨자를 가운데 넣어서 줘요. 멋도 모르고 먹다가 뱉는 것을 보고 즐거워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 외에 큰 것은 없어요.(웃음) 

-전통음식의 가치성은 어떤 게 있나요?

▲최영창 : 지난 번에 미국에 갔다 온 적이 있어요. 봉사활동을 따지면 한 달에 한번 꼴이죠. 필리핀에서 제일 열악한 쪽으로 가서 선풍기  모금운동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것을 하면 한 달이 넘어가곤 합니다. 그런데 매달 음식봉사를 위해서 간 것은 아닙니다. 미국에 갔을 때는 한국음식이 갈비, 비빔밥 등이 유명해서 우리는 이것을 탈피하자고 얘기했습니다. 갈비는 갈비찜으로, 불고기는 찹쌀구이를 했어요. 그런데 정말 잘 먹더라고요. 김치를 다른 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재료를 넣어서 겉절이를 했는데 이것도 먹혀들어갔습니다. 서구음식에는 과일 드레싱이 있지만, 마요네즈, 올리브와 같은 기름이 꼭 들어가야 하지만, 한국음식은 기름이 꼭 필요가 없어요. 그래서 교포는 향수에 젖어서 먹기가 안타깝다고 얘기하고, 외국인들도 잘 먹었다고 말하더군요. 그만큼 외국에서도 인정을 받는다는 겁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배우려고 하는 사람이 없어요. 힘이 들고 밤늦게까지 일하니깐 호텔 쪽으로 들어가려고 하지요. 호텔 쪽은 정해진 메뉴 때문에 다양하게 할 수 없어 음식발전이 안 되는 부분도 있고요.

-한국음식이 세계 사람들에게는 건강음식이라고 하던데요.

▲최영창 : 미국에서는 비만이 많다보니 한국음식에 눈을 돌리고 하고 있습니다. 미국 한인의 날에 갔었을 때 한국음식이 제대로만 나가면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홍보가 안됐지요. 정부에서 하는 것이 맘에 않더군요. 기술자들을 제켜놓고 거대음식단체 장이라든가 정치인들이 한국음식의 세계화 원년이라고 하면 저는 어떻게 세계화를 시킬지 의문이 듭니다.

-젊은 사람들이 김치를 싫어하는 경우가 있어요.

▲최영창 : 김치를 사람들이 싫어하는 이유는 어머니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김치를 먹여주는 습관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어머니들은 외식을 가서 튀김이나 샐러드를 먹어야 현대인들이 된 것처럼 김치를 배제하고 있습니다. 사실 김치를 잘 담그는 것만큼 좋은 음식은 없습니다. 된장도 마찬가지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많이 넣으면 됩니다. 비빔밥도 변화를 많이 줄 수 있습니다. 비빔밥 같은 경우에도 토마토를 넣는다거나 하는 방법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릴 때부터 습관이 중요하죠.

-마지막으로 전통음식에 대해 계승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최영창 : 후배를 열심히 가르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제가 볼 때는 우리 집도 얼마가지 않아서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힘이 들어서 안 하려고 하지요. 어떤 식당 같은 곳은 교포가 들어와 배워서 나중에 한국 사람을 데리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교포가 2~3년 배우면 능숙해져서 책임자가 됩니다. 쉽게 하고 금방 배울 수 있는 것만 배우려고 하지 깊은 맛을 배우려고 하지 않은 게 위기입니다. 
 
동영상 · 정담 정리 / 정연우 기자   119@bre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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