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희가 건강한 웃음을 몰고 온다. 영화 '달콤한 거짓말'을 통해 매력적인 거짓말쟁이로 변신을 꾀한 것. 건강하고 올곧은 이미지의 박진희는 그녀의 밝은 성품을 그대로 담아낸 영화로 복귀를 앞두고 있다. 한결 여유로워진 표정, 똑 부러지는 말투에서 이번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올 겨울 '달콤 바이러스'를 퍼뜨릴 채비를 마친 박진희를 지난 1일, 용산 cgv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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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잡기 위해 기억 잃은 척 하는 '지호'…연하남에 '오빠'· 초등생 연기 민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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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달콤한 거짓말'은 첫사랑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기억 없는 척' 거짓말을 시작한 지호의 돌이킬 수 없는 쇼를 그린 영화. 박진희는 이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장을 내민다.
기억상실인 '척'하는 '지호'
운명의 상대를 차지하기 위한 거짓말. 그 발로가 사랑이었다고 하더라도 상대를 속이는 거짓말이 달콤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박진희라면 거짓말이 용서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달콤한 거짓말'에서 박진희는 운명의 상대를 잡기 위해 기억상실인 척 하는 방송작가 지호 역을 맡았다. 그녀는 시나리오 단계부터 참여해 의견을 내놓는 등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그만큼 관심과 애착을 보인 것. 영화의 어떤 매력이 박진희를 매료시켰을까. 박진희는 한 작품에서 다양한 면모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끌렸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기억상실에 걸린 이야기들은 많았지만 기억상실인 척 한다는 새로운 기획이 좋았다"는 것. 이어 "이렇게 멋진 두 남자배우와 연기할 수 있는 게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영화에서 그녀의 거짓말에 속는 첫사랑 민우 역에는 이기우, 거짓말을 하는 지호의 기억을 재구성하는 동식 역에는 조한선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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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는 영화에 대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또래 여자 분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들이 많다. 나를 계속 지켜봐주는 남자와 내가 좋아하는 남자 사이에서의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들이 지호에게 대변될 수 있을 것 같다"며 "나도 서른한 살이 되었으니 그런 감정들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고백건대 나는 아이디어가 많은 배우가 아니다. 그래서 여자 스태프들을 모아서 술을 마시며 '당신이 지호라면 어땠을까?'라는 내용으로 대화를 많이 나누기도 했다"며 영화에 쏟았던 노력의 시간들을 되짚었다.
박진희는 처음 도전하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저 정도면 누구나 속을 수 있을 법하다'는 선을 정하기가 어려웠다. 그것을 잘 정하고 연기하면서 코미디를 하려니 욕심이 났고 안절부절했다"며 "내가 갖고 있지 않은 코믹 요소와 위트 있는 부분들을 배우들과 감독님이 많이 얘기해줘 가능했던 작품"이라고 말해 코미디 장르에 부담이 있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초등학생 연기 낯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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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가 러닝머신에서 넘어지는 장면과 자동차에 부딪히는 장면은 '몸을 사리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생한 흔적이 엿 보인다. 박진희는 "차에 부딪히는 장면은 '초강력 골반'이라는 타이틀로 기사가 굉장히 많이 났다. 러닝머신에서 뛰다가 어느 순간 고꾸라지는 장면은 애초 계획됐던 장면인데 직접 소화하기엔 너무 위험해서 대역이 동원됐다. 대역 분이 너무 잘해 주셔서 재미있게 나온 장면이다"고 설명했다. "대역이 있다고 밝혔더니 다들 '아무도 모를 텐데 왜 직접 밝혔냐고 말씀하시더라"며 소탈한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에서 솔직함이 묻어났다.
성인여배우가 아역 없이 초등학생 연기를 하는 것은 드문 사례다. 박진희는 영화에서 초등학생 아역에 둘러싸여 초등학생 연기를 한다. 나이 서른을 넘겨 앳된 표정과 목소리를 구사하는 것이 어려웠을 만도 하다. 박진희는 처음 감독이 초등학생 연기를 제안했을 때, 꺼려졌음을 털어놨다. 고등학생까지는 어떻게 해 보겠지만 초등학생은 도저히 안되겠다고 이야기했을 정도였단다. "마지막에 감독님께서 그럼 동식(조한선 분)이도 동식이 상상 속에서는 실제 조한선이 나오면 되지 않겠느냐고 아이디어를 주셔서 촬영했다. 사실 촬영하면서도 굉장히 낯부끄러웠던 장면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영화에서는 조한선의 상상 속 장면은 편집되어 박진희의 초등학생 장면만 등장한다.
날 사랑해주는 남자가 좋아
"서른 한 살인 나의 사랑은 스스로를 자꾸 비춰보는 과정인 것 같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진심을 담은 좋은 사랑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박진희는 '달콤한 거짓말'은 자신의 사랑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 영화라고 밝혔다. "예전에는 욕심에 차고 성급했다면 지금은 조금 더 여유로워지고, 좋은 사랑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 같다"는 것.
자신이 사랑하는 민우와 자신을 사랑해주는 동식이 현실에서 나타난다면 누구를 택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 좋다"고 운을 떼며 "정과 사랑이 많아서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의 사랑을 퍼가도 사랑이 고갈되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좋다"며 설명을 덧붙였다. "그렇게 본다면 아무래도 저를 사랑해주는 쪽이겠죠?"라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조근조근 답변을 이어간 박진희의 모습에서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설렘 가득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와 사랑에 대한 속 깊은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취재 / 정은나리 기자 jenr38@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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