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행성 게임장 2006년 집중단속 이후 일시적으로 사라져…
1년 뒤 은근슬쩍 재등장…경기도 일대 비밀 업소에서 성업하기도
지난 2006년 사행성 게임장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바다이야기’는 심해 저층부로 사라지는 듯 했다. 하지만 그 빈자리를 채우기라도 하려는 듯 ‘트럼프방’, ‘체리마스터’ 등의 유사 업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일확천금 한방을 노리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하지만 그도 잠시, 경기도 일대를 중심으로 ‘바다이야기’가 다시 부활했으며 그 수법은 더욱 지능화됐다.
얼마전 kbs ‘추척60분’의 보도에 따르면 부활한 ‘바다이야기’ 영업장은 2중 3중의 철문과 도주로, cctv는 물론 가게 근처를 지키며 신원이 확인된 손님만 입장시키는가 하면 창문을 가린 차량에 손님을 태워 게임장의 위치를 알 수 없게 하거나, 서울 시내 한복판의 담벼락이 열리며 오락실 출입구가 드러나기도 했다.
요새화된 게임장 “신분 보장이 중요”
게임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2006년 11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14개월 동안 단속된 불법 게임물은 모두 355종, 1만4881대였고, 올해에는 9월 현재까지 313종, 1만92대가 적발됐다. 지난 2006년 5~6월 전국을 강타한 ‘바다이야기’ 사태 당시 자취를 감췄던 불법 성인 오락물이 다시 회생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실제로 서울 변두리 지역과 경기도 일대에서는 불법 성인오락실이 여전히 성업 중이다. 간판 없이 영업을 하기 때문에 밖에서 봤을 때는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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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그곳에서 만난 오아무개(37)는 ‘바다이야기’ 영업장은 아무나 출입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2006년 ‘바다이야기’가 성행했을 당시, 수표에 이서한 연락처를 토대로 영업장을 옮길 때마다 손님들에게 직접 연락해 위치를 알려주고 서로의 소개로 영업장을 찾기 때문에 사전이 연락이 되어 있지 않으면 출입이 불가능하다는 것.
오씨는 이런 번거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성남에서 성행하는 방법은 ‘임대’ 암호라고 말했다. 상가의 한 층을 임대해 영업을 하고 자주 장소를 옮겨다니는 것을 기본으로 건물 내 모든 창문은 속이 보이지 않도록 검게 칠하고 간판을 내걸 필요도 없다. 이중으로 된 방화문과 계단, 출입문 앞에는 간판 대신 cctv를 설치하고 건물 외벽이나 창문에 ‘임대’라는 큼지막한 글씨와 전화번호가 적힌 플랑카드 하나만 걸어놓으면 된다는 것.
오씨는 “어차피 소문으로 하는 장사이기 때문에 알만한 사람들은 어디어디에 영업장이 있는지 꿰고 있고 ‘임대’ 표시를 보고 전화를 걸어 “문 열어 달라”고 말하고 신원을 밝히면 입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운영자 보호차원 ‘바지사장’ 동원
당시 취재결과에서도 드러나듯이 불법 사행성 게임장은 보다 조직적이고 지능적으로 발전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끈질긴 단속 노력에 불법 영업장이 잇따라 적발됐으나 검거된 사장은 실제 영업주를 보호하기 위한 ‘바지사장’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기도 했다.
서울 북부지법은 게임물등급분류도 받지 않은 불법 게임기를 설치해놓고 ‘바지사장’을 내세워 불법 성인오락실을 운영한 혐의(게임산업진흥법 위반 등)로 a(42)씨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바지사장’ 모집책으로 a씨를 도운 2명에게도 징역 10월이 선고됐고 불법 성인오락실 운영 관련자 6명 중 5명이 실형에 처해졌다.
이들은 실제 운영자인 a씨를 보호하기 위해 5명의 ‘바지사장’ 모집책과 5명의 ‘바지사장’을 동원했다. a씨는 2곳의 불법 성인오락실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표면상으로는 모두 엉뚱한 사람이 사장으로 내세워져 있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바지사장들은 월급 200만원과 함께 단속에 걸려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500만원을 더 받기로 계약했다는 것.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a씨 소유의 영업장 2곳이 5차례에 걸쳐 경찰 단속에 걸렸지만 a씨는 그때마다 법망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런가하면 그 수법과 양상이 갈수록 교묘해져 경찰의 강력한 단속을 피해기 위해 주택가를 벗어난 펜션이나 민박집에서도 불법 사행성 게임이 벌어져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고성경찰서는 지난 9월3일 민박집에 ‘바다이야기’ 기계를 설치해 놓고 영업해온 남아무개(38)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남씨는 고성군 토성면 봉포리 봉포해수욕장의 한 민박집 지하1층에 사행성 게임기인 ‘바다이야기’ 34대를 설치해 놓고 관광객들을 상대로 불법 영업을 벌여왔다.
바지사장 내세운 전국 불법 게임장 잇따른 적발에 업주들 ‘초긴장’
클릭 한 번에 어디서든 게임 가능한 인터넷 ‘바다이야기’ 안방 침투
경찰 조사결과 남씨는 바다이야기 프로그램을 보조저장장치(usb)에 저장해 놓고 게임 실행시에만 컴퓨터 본체와 연결하는 수법으로 단속에 대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지난 9월8일 오후 표선면 소재 모 리조트 펜션 1개동을 임대해 불법 게임기 30대로 영업을 하던 김아무개(34)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붙잡기도 했다.
경찰에 붙잡힌 이들을 비롯해 실제 불법 영업을 계속 하고 있는 영업주들은 2006년 당시 문제가 됐던 자동 게임, 예시 기능, 경품 제공, 환전 등의 불법 행위를 여전히 자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즉석에서 계좌번호를 알려주고 송금을 받은 뒤 게임창을 통해 게임에서 얻은 아이템을 넘기는 방법으로 단속을 피하는 편법도 등장했다. 또 스포츠용품 가게나 고물상으로 가장한 뒤 아이템을 환전하는 불법 행위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 ‘바다이야기’ 안방 침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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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판 ‘바다이야기’는 원하는 만큼의 금액을 한 번에 베팅할 수 있고 게임장을 찾지 않아도 게임이 가능해 중독성이 더욱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바다이야기’는 게임 프로그램을 내려 받는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게임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가 바로 게임기가 된다.
게임 머니 역시 해당 사이트에 나와 있는 계좌번호로 돈을 입금하면 10분 안에 사이버 머니로 충전이 되는 시스템으로 사이버 세상 내에 환전소까지 갖추고 있는 셈이다.
도박 중독자 치료 모임인 ‘단도박모임’의 한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금으로 하는 온라인 바다이야기, 온라인 포커 사이트 등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이런 불법 게임 사이트를 통해 도박에 중독된 사람이 부쩍 늘었다”면서 “인터넷의 특성상 따로 게임장을 찾지 않아도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중독되는 속도가 빠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바다이야기’를 검색하면 ‘바다이야기 2.0’, ‘인터넷 바다이야기’ 등의 관련 검색어들이 눈에 띈다.
불법 사행성 게임인 ‘바다이야기’를 제공하는 게임 사이트들은 ip주소를 자주 바꾸거나 회원들에게만 e-메일을 통해 새로운 사이트 주소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단속망을 피하고 있으며 가끔은 무작위 스팸메일을 발송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6월, 정보통신부는 불법 도박사이트 규제 관련 기관들과 함께 유해사이트대책협의회를 개최하고 점차 지능화되어가는 온라인 도박사이트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부처 간 공동 대응키로 협의한 바 있다.
당시 관계기관들은 온라인 도박사이트 근절을 위해 △문광부, 국청위, 윤리위, 게임위의 모니터링 및 감시활동 강화 △도박사이트에 대한 경찰청의 지속적인 단속전개 △윤리위의 신속한 사이트 차단 등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관계기관의 이 같은 공동 대응 조치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불법 게임 사이트에 대한 단속을 여러 기관이 나누어 맡고 있어 단속의 실효성에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불법 게임사이트 모니터링은 게임위원회에서 하고 있으며, 사이트 차단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사이트와 운영자에 대한 수사와 처벌은 경찰에서 각각 담당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보통신정책연구 관계자는 “최근 휴대전화 스팸 문자의 대부분이 불법 게임 사이트와 관련된 것일 만큼 불법 게임 사이트가 만연하고 있다”면서 “불법 게임 사이트의 단속만을 전담하는 기관을 마련해 일관된 단속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취재 / 이보배 기자 bobae383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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