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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대우조선해양 인수 가능한가?

"배 띄우려면 눈물 머금고 알짜 계열사 팔 수밖에"

김영수 기자 | 기사입력 2009/01/08 [19:38]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이 심상치 않다. 솔솔 풍겨오던 유찰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자금마련이다.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한화는 대한생명 지분과 사옥 등의 부동산을 매각해 매매대금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와 맞물려 경영 프리미엄이 없는 대한생명 지분매각도 어렵고 부동산 경기의 하락으로 인해 부동산 자산 인수 의향자도 없다. 그런데 3월말로 예정된 매매대금 납부일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산업은행은 “인수대금 종료일 연기는 없다”며 못 박고 있다. 또 오는 1월30일로 본계약이 연기되긴 했지만 대우조선 실사는 먼 나라의 일일 뿐이다. 답답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대우조선 인수 의지가 이대로 꺾이고 말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 1달 연기…그러나 매매대금 연장 및 분납 불가 표명
실사 해결책 막막, 매매대금 마련 위해선 계열사 매각 필요…답답한 한화그룹


▲난항을 겪던 대우조선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산업은행측이 본계약 한달 연기와 한화그룹의 자산 매입 검토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일은 사람이 하되 결정은 하늘이 한다’는 말이 있다. 올해의 m&a 최대어인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당당히 승리한 한화그룹에 어울리는 격언이었다.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등 재계서열 10위권 내에 포진된 기라성 같은 경쟁자들을 물리친 한화그룹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한화그룹을 잘 돕던 ‘하늘’이 배신(?)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가장 큰 문제는 인수자금 마련이다. 대우조선 입찰시 한화그룹이 써 낸 가격은 6조4000억원이다. 현재 한화그룹은 자체자금으로 2조원, 은행권 차입금을 통해 1조원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6조원을 상회하는 인수자금 중 절반만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나머지 자금 마련에 대해 인수전 참여 당시 한화그룹은 대한생명 지분 21%를 매각하며 1조5000억원을 마련할 생각이었다. 더불어 장교동 사옥과 여의도 한화증권빌딩을 팔아치우며 1조원 군자매립지로 1조원을 확보할 예정이었다. 또 국민연금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고 했다.

인수자금 마련 차질

그런데 계획하고 있던 모든 사안들이 지지부진하다. 대한생명 지분 매각은 주식시장의 하락과 더불어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경영권 프리미엄도 없는 매물이 ‘헐값’이상을 받기란 어렵다. 부동산 매각도 여전히 원매자가 나타나질 않고 있다. 부동산 경기 하락과 맞물려 이 역시 ‘헐값’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최후의 보루 중 하나였던 국민연금의 자금지원도 성사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재원마련이 쉽지 않다. 특히 경기침체로 인해 재원마련 계획이 불투명해졌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이 되자 한화그룹은 산업은행과의 조율에 나섰다. 매매대금 분납이나 완납 기일을 연기해 달라는 것과 인수대금의 조정 그리고 실사가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측은 매매대금 분납이나 완납기일 연기에 대해 “양해각서의 원칙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며 한화그룹의 제안을 거절했다. 다만 산업은행은 본계약 한달연기와 산업은행이 한화그룹의 자산 매입에 나서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한화그룹으로써는 다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산업은행이 mou 계약만을 고수했다면 사실상 대우조선 입찰은 유찰이라는 운명을 맞이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인수가 쉽지만은 않다. 산업은행은 매각대금의 조정을 일단 거절한 상태다. 결국 대우조선의 인수를 위해서는 한화그룹 계열사 매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은 김승연 회장.
그러나 한화그룹이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우선 본계약 1달 연기가 과연 한화그룹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본계약이 연기되면서 잠시 숨고르기와 실사 이후 본계약이라는 정석의 길을 따를 수 있는 상황은 됐지만 대우조선 실사는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지난해 11월 중순 산업은행과의 mou 체결 이후 실사는 진행되지 못했다. 노조의 극심한 반대가 그 이유였다. 그런데 ‘1달 연기’라는 카드가 있다한들 과연 제대로 작동하며 노조의 반발을 잠재울지 확실치 않다. 그리고 설령 대우조선 실사가 가능하다해도 난관은 여전히 있다.

우선 한화그룹은 오는 3월말까지 대금마련이 어렵다고 통보한 상태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측은 ‘mou 계약에 따를 것’이라며 분납이나 연기가 없음을 못 박았다. 대신 산업은행측은 “수용 가능한 가격 및 조건으로 한화그룹 보유 자산을 매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한화컨소시엄의 자체자금 조달에 협조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며 한화그룹의 자금지원에 나설 뜻을 표명했다.

계열사 매각만이 해답?

한화그룹측도 전향적인 일이라고 평가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꽉 막혀있다. 대한생명이나 부동산 매각이 가능은 하겠지만 지금의 여건상 제값을 받고 팔기란 불가능하다. 결국 계열사 매각까지 이뤄져야 한다. 설이긴 하지만 가장 유력한 후보 계열사는 갤러리아와 한화리조트다.

그런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대우조선의 시장가치도 글로벌 경기침체와 맞물려 하락했다. 2008년 4월에는 8조원을 넘었던 대우조선의 자산 총액은 2조9000억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해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지분 50.3%를 인수한다 해도 3조원 수준이다. 한화그룹이 제시한 액수와는 2배 가까운 차이가 난다. 그러자 한화그룹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알짜 계열사까지 매각하며 대우조선을 인수한다면 오히려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한화그룹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걱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한동안 조선업 경기가 침체 일로에 있을 것임은 자명한 상태에서 갤러리아나 한화리조트와 같은 계열사 처분은 그룹 동반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래저래 한화의 입장은 난처하기만 하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마감시한을 연기하지 않는 한 마땅한 방법을 강구하기는 어렵다.

산업은행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 우여곡절 끝에 한화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앉혀놨지만 원하는 대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자칫하면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다. 만약 유찰될 경우 추후로 있을 하이닉스나 현대건설의 m&a도 영향을 받게 된다. 그렇다고 한화의 입장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기도 어렵다. ‘특혜 시비’가 일어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한편의 드라마 같던 대우조선 인수전은 막바지까지도 보는 이들의 가슴을 졸이게 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산업은행의 입장이 단호한 만큼 한화그룹의 마지막 남은 카드는 계열사 매각뿐이다. 과연 소문으로만 돌던 갤러리아와 한화리조트 등의 계열사 매각이 이뤄질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 업계는 유찰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인수의지가 확고해도 지금의 경제 여건을 도외시하기는 어렵다.
결론은 났다. 유찰이냐 계열사 매각이냐. 김승연 회장의 결정만이 남아있다.
 
취재 / 김영수 기자  minikys@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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