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법원도 경악, 혜진ㆍ예슬 살해범 사형 확정

“범행 반복해 인명 경시하는 반사회적 태도와 악성 극에 달해”

신종철 기자 | 기사입력 2009/02/26 [17:08]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경기도 군포에서 40대 여인뿐만 아니라 안양에 사는 초등학생인 이혜진ㆍ우예슬 양을 납치해 살해한 뒤 사체를 토막 내고 버려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정oo(40) 피고인에게 사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제2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26일 영리약취ㆍ유인과 살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사형을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사형을 확정했다.
 
◈ 범행 은폐…사체 토막 낸 뒤 유기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먼저 정씨는 2004년 7월 경기 군포시 금정역 부근에 있는 전화방에 들어가 a(43·여)씨와 전화를 하다가 인근 모텔에서 성관계를 갖기로 약속하고 만났으나, 자신이 기대했던 것보다 a씨의 나이가 많을 뿐만 아니라 화대를 비싸게 요구한다는 이유로 a씨의 뺨을 때렸다.
 
이에 a씨가 심한 욕설을 하며 나가려고 하자 정씨는 격분해 주먹으로 마구 때렸다. a씨는 얼마나 많이 맞았던지 그 자리에서 숨지고 말았다.
 
그러자 정씨는 사체를 안양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옮겨 7토막으로 낸 후 검은 비닐봉지에 넣어 집 뒤 야산 4군데에 나눠 묻으며 범행을 은폐했다.
 
정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 국민을 어린이 납치유괴의 공포에 휩싸이게 한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의 유가족의 깊은 슬픔을 감안해 사건은 약술한다.
 
2007년 12월25일 크리스마스에 혼자서 집에 있다가 외로움과 갑작스런 성적 충동을 느낀 정씨는 강간 범행 대상을 찾기 위해 집을 나섰고, 자신의 집 인근 편의점 앞에서 이혜진(10), 우예슬(8)양을 보게 됐다.
 
정씨는 아이들에게 “우리 집 강아지가 아픈데 한번 봐 줄래”라고 말해 데리고 간 다음 강간하려 했으나 아이들이 정씨의 파렴치한 범행에 무서워 울며 소리를 질러 미수에 그쳤다. 이때 정씨는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손으로 아이들의 코와 입을 막으며 차례로 질식으로 숨지게 했다.
 
뿐만 아니라 정씨는 아이들을 살해한 뒤 사체를 토막 낸 다음 승용차 트렁크에 싣고 수원시 호매실 ic 부근 야산에 구덩이를 파고 묻었다. 또 다른 사체도 토막 낸 뒤 시흥시 정왕동에 있는 군자천에 집어 던지며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
 
◈ 살인마 정씨는 누구?
법원에 따르면 정씨는 버스운전기사인 아버지와 미용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나 중학교 2학년 때까지는 우수한 성적을 받으면서 특별한 문제없이 성장했다.
 
하지만 그 후 가정불화로 인한 부모의 이혼, 아버지의 심한 폭력을 겪게 되면서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는 충동적인 성격을 갖게 됐다.
 
군 제대 후에는 직업전문학교에 다녔고, 1996년에는 대학에 다니면서 컴퓨터 조립 및 판매 회사를 창업했으나 영업부진 등으로 신용불량자가 됐고, 2000년 이후부터는 주로 컴퓨터 조립과 대리운전을 하면서 생활했다.
 
또 사귀던 여자와 몇 번의 이별을 경험하고, 아동음란동영상 및 속칭 스너프 동영상 등을 포함한 음란동영상을 즐겨 보면서 여자를 증오하고 멸시하는 성향을 갖게 됐다. 그의 컴퓨터에는 야동이 1400여편이나 저장돼 있었다.
 
◈ 범행 후 태연히 일상생활
법원은 정씨가 a씨와 화대 등으로 다투다가 여자에 대한 적개심과 충동적인 성격이 표출해 마구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하고, 이후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피해자의 사체를 토막 내 암매장하고도 태연히 일상생활을 영위한 것에 대해 놀라워했다.
 
정씨는 수사기관으로부터 용의자로 지목돼 2005년 4월부터 수차례 조사를 받았으나 끝내 범죄 혐의를 부인해 수사는 장기간 지지부진한 상태로 있었는데, 정씨가 이혜진ㆍ우예슬 양에 대한 살인사건으로 조사를 받던 중 a씨에 대한 여죄를 자백함으로써 범행이 드러났다.
 
이혜진ㆍ우예슬 양의 범행에서는 더욱 치를 떨게 했다. 피해자들을 살해하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사체를 토막 내 야산에 묻거나 강에 버렸음에도 범행과정에서 자신의 친구와 아무런 일도 없는 것처럼 전화통화를 하고, 사체를 토막 낼 흉기를 사는 등 범행을 은폐하기 위한 일련의 행위를 매우 치밀하게 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씨는 경찰조사를 받을 당시 처음에는 범행을 부인하다가 교통사고로 아이들을 사망케 한 것이라고 진술했고, 그 후 아이들을 살해한 사실을 자백하기 시작하면서도 구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허위의 진술을 하다가 증거가 제시되면 실체를 밝힌 것.
 
◈ 법원은 왜 법정 최고형인 ‘사형’ 선고 했나
먼저 1심인 수원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최재혁 부장판사)는 지난해 6월 약취유인, 강간살인,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씨에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죄질과 범정이 극히 나쁘고,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포악해 온 사회를 경악하게 만들었고, 더욱이 범행이 결코 우발적 범행으로만 보기 어려운 점, 또 수사기관과 법정에서의 진술 태도를 보면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지에 대해 의심이 가는 점 등을 감안하면 재범의 위험성이 매우 크고 개선교화의 여지도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의 좁은 방에서 두려움에 떨었을 이혜진ㆍ우예슬 양과 ‘그래도 조용히 하면 보내 줄 것’이라고 생각해 우예슬을 달래는 이혜진의 모습 및 평생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가야 할 유족들을 생각하면, 피고인에 대한 선처의 여지가 더더욱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어린 피해자들이 무사히 귀가하기를 바라던 유족들을 비롯한 온 국민들의 기대를 무참히 짓밟아 크나큰 충격을 안겨 줬다”며 “어린이를 상대로 납치, 성폭력 및 살해 등을 저지르는 극단적인 범죄는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존재해서는 안 되도록 하는 것이 법원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록 사형이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냉엄한 궁극의 형벌로서 문명국가의 이성적인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고 하더라도, 범죄의 일반예방적 견지를 종합해 볼 때, 피고인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함이 마땅해 사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그러자 정씨는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으나, 서울고법 제8형사부(재판장 최성준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1심과 같이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를 방어하기 힘든 나이 어린 어린이나 사회로부터 소외된 약자인 여성 도우미를 상대로 한 것이어서 더 비난가능성이 크고, 죄질 또한 극히 반사회적이고 불량하며, 범행수단이 잔혹하고 무자비할 뿐 아니라, 범행 결과 또한 너무나도 중대하고 참혹해 온 사회를 경악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피고인이 인명을 경시하는 반사회적 태도와 악성이 극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들을 살해한 범행을 보면 결코 우발적 범행으로만 보기 어렵고, 수사기관과 법정진술 태도를 보면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지에 대해 의심이 가고, 오히려 여성 및 사회를 탓하면서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하려는 경향이 있는 점, 살인을 저지른 뒤 범행 은폐를 위해 사체를 토막 내는 범행을 반복한 점을 감안하면 재범의 위험성이 매우 크고 개선교화의 여지도 없어 보인다”고 치를 질타했다.
 
재판부는 특히 “피해자들은 범행을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영문도 모른 채 억울하게 죽음을 당했다”고 안타까워하면서 “우리사회에서 더더욱 보호받아야 할 약자인 어린이이나 여성을 상대로 납치, 성폭력 및 살인 등을 저지르는 극단적인 범죄는 우리 사회에서 존재해서는 안 되도록 하는 것이 법원의 책무인 만큼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신종철 기자 / sky@lawissue.co.kr
 
ⓒ 브레이크뉴스 / 로이슈(www.lawissue.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