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FOCUS]“삼성재판,대법원이 커튼뒤에서 온갖 의혹키워”

시민사회단체, “대법원장이 해명하고 전원합의체에 회부해야”

신종철 기자 | 기사입력 2009/03/03 [10:29]
 “삼성특검 사건과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사건 등 재판 2건이 대법원에 오랫동안 머물고 있다. 진정 우려하는 것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심리해야 할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이를 피하기 위해 대법원이 커튼 뒤에서 온갖 의혹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삼성 관련 비리를 꾸준히 공론화해 왔던 시민사회단체들이 대법원을 향해 직격탄을 날린 쓴소리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 등 11개 시민사회단체들은 2일 서울 서초동 민변 사무실에서 ‘삼성재판 대법원 의혹 관련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대법원에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자 할지, 아니면 스스로 공정성과 독립성을 포기할 것인지 선택하라”고 압박했다.
 
▲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5일 오후 4시 서울 수락산 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떡값명단을 추가로 발표했다     ©정연우 기자

이들은 먼저 “대법원은 삼성특검법이 정한 판결 선고 기한을 이미 넘겼다”며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우리는 대법원이 신중하고 충실하게 법률적 검토를 하기 위해서라면 시한을 넘기는 것도 기꺼이 수용할 수 있으며, 그런 기대 속에서 지금껏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왔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최근 대법원에서 소부를 재구성하고 두 사건을 재배당한 과정을 종합해보면, 신중하고 충실한 검토 때문만이 아니라 다른 어떤 이유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아닌가 의심할 만한 여러 가지 사유가 드러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대법원 사건은 기본적으로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에서 재판을 하고, 만약 대법관 사이에 이견이 생기고 의견일치가 되지 않는다면 사건은 대법관 13명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서 심리해야 한다. 합의체로 사건을 넘길지는 별도 결정단계를 거치는 게 아니라, 소부에서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넘어가도록 돼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런데 애초 삼성에버랜드 사건을 심리했던 대법원 제2부에 참여하고 있던 4명의 대법관은 치열한 심리를 벌였으나 일치된 결론을 내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지난 1월 전원합의체에 넘기기로 결정했음에도, 한 명의 대법관이 임기만료로 퇴임했다는 이유로 대법원은 2월18일 소부를 개편해 새로운 소부에서 삼성재판 2건 심리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대법원의 조치가 법과 원칙에 충실한 것인지, 아니면 삼성사건에 대한 또 다른 정치적 의지가 작용한 결과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삼성특검 사건이 삼성에버랜드 사건과 법적 쟁점이 같다는 점에서 삼성에버랜드 사건이 전원합의체로 갈 경우 삼성특검 사건도 전원합의체로 가야하고, 특히 삼성특검 사건의 경우 2심에서 대법원 판례와 반하는 판결을 선고했으므로 전원합의체 심리를 피할 수 없다”며 “그런데도 대법원은 전원합의체를 통한 재판을 극구 피하려고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대법원은 전원합의체에서 재판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얄팍한 술수를 쓴 것으로 비난받을 수밖에 없다”며 “대법원은 삼성사건에 대해 이처럼 이례적인 조치를 취한 과정을 해명하고, 이번 조치에 대한 이유 있는 의혹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대법원만은 법과 원칙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고 믿은 만큼 대법원의 판단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러나 지금 대법원에 대해 쏟아지는 의혹이 해명되지 않는다면,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판결결과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국민들은 사법부가 법과 원칙에 따라 재판하는 것을 기대하고 신뢰한다. 대법원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며 “재판은 정의롭고 공정해야 할 뿐만 아니라 또한 그렇게 보여야 한다는 경구는 대법관들이라면 누구보다도 잘 알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들은 삼성사건이 전원합의체에 회부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대법원장과 일부 대법관들이 종래 삼성 사건에 관련돼 있어서 회피 또는 기피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을 피하기 위함이 아닌가하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 같은 의혹제기는 이용훈 대법원장이 변호사 시절 삼성에버랜드 사건 당시 삼성 측 변호인을 맡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법관들에게 회피할 사유가 있어 스스로 재판을 회피하는 것은 불미스러운 것이 아니라 재판결과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확보하고, 사법부의 명예를 지키는 일”이라며 “이번 삼성사건은 즉시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연관된 대법관들이 재판을 회피하는 것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두텁게 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임을 사법부는 지금에라도 자각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신뢰는 눈싸라기 같다는 말이 있다. 한순간에, 작은 일 하나에도 금방 사라져버릴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라며 한 번의 잘못으로 사법신뢰가 추락할 수 있음을 사법부에 충고했다.
 
이들은 “지금 전 사회가 신뢰의 위기를 겪고 있다. 사회 신뢰구조의 최후 보루라는 사법부 역시 예외가 아니다”며 “이 사건의 처리과정은 대법원이 국민의 신뢰를 얻고자 하는 노력을 시작할 것인지 아니면 신뢰의 기반 자체를 무너뜨릴 것인지를 방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법원이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잘못을 더 이상 범하지 말 것을 촉구하며, 아울러 대법원이 그 동안의 경과를 해명하고 관련 사건들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지 않을 경우 보다 강력한 행동에 나설 것임을 밝힌다”고 천명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브레이크뉴스 / 로이슈(www.lawissu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