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집권여당과 비슷했던 통합민주당의 2007년 대선의 후보였다. 그는 대선에서 낙선했다. 참패했다. 그 이후 국회의원에 출마했으니 이 역시 낙선이었다. 정치 불운이 겹쳤다. 1년여 정치공백을 경험한 그가 내린 결론은 정치인이기 때문에 정치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정치인 정동영이 정치로 돌아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선 그가 속한 정당은 민주당이다. 야당인 것이다. 그는 대선후보를 지낸 정치 거목이다. 그가 국회의원에 출마, 국회로 돌아 온다면 그가 해야 할 정치적 몫이 분명 있다. 정치인이 정치라는 링 안에서 싸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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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행을 찾아 나선 수도자는 자신이 수도의 길을 선택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깨우침을 얻었다면 그 수도자는 위대하다. 마찬가지로 정치인도 스스로 험란한 정치의 길을 선택한다. 정치의 길이 쉬운 길은 결코 아닐 것이다. 정동영은 스스로 출마를 결심하고 정치로 되돌아오기로 했다. 그의 결단은 그 개인에게 있어 '위대한 결단'일 수 있다. 그 각오로부터 길고 험한 정치여정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가 어디에 출마하는지도 자유이다. 나머지는 출마 지역의 유권자들이 그의 출마를 어떻게 생각하고, 기표 하느냐에 달렸다.
정동영은 지난 3월 13일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의 회원들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한다. 그는 이 전화에서 정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동영은 “피땀 흘려 이루어낸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10년, 20년 뒤로 후퇴할 것이라는 국민들의 걱정이 정치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 진단했다며, 잘못된 행정 권력에 맞서 제대로 된 견제 기능을 해야 하는 의회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천명했다.
정치인인 그의 말에 그가 정치를 해야 할 명분과 이유가 담겨 있다. 이어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라고 진단했다. “민주주의, 경제, 남북관계 등 사방이 위기에 둘러싸여 있다며, 이 모든 위기의 본질은 정치의 위기”라고 결론지었다.
민주주의는 여야라는 큰 둑, 그 사이에 고이는 물과 같은 것이다. 여야라는 정치 둑은 강고해야 한다. 어느 한 쪽이 부실하면 풍부하게 물이 고이지 않는다. 정동영은 민주주의의 원칙을 잘 알고 있는 정치인이다. 그가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의 회원들에게 남긴 메시지는 “다수당의 횡포”였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는 것이 그 위기의 본질이며, 국회가 행정부의 시녀가 되고 힘의 논리만 작동하는 다수당의 횡포가 이 불신과 위기의 핵심”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정동영은 전주가 정치 고향이다. 그는 전주의 한 선거구로 출마를 결심한 모양이다. 정략적인 공천에 의한 출마가 아닌 이상, 자신을 알아주는 선거구로 출마하는 것 또한 그가 알아서 선택할 일일 것이다. 민주당은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공천을 주니 안 주니라며, 한물 간 정치구호를 외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잘 훈련된 전문 정치인이 필요한 나라이다. 정동영 같은 정치인이 또 어디 있는가? 언론인 출신인 그는 투쟁을 통해 대통령 후보까지 올라갔다. 그 긴 역정 속에는 정치역량이 숨어 있다. 그 정치 역량이 변화하는 이 시대 속에서 용해 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도 이 시대인들이 해야 할 일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는 정동영 만의 문제는 결코 아니다. 큰 정치 역량을 가진 정치인이지만, 당의 공천에서 배제되어 정치 공백에 처해 있는 정치인들이 다수 있다. 그들도 자신이 원한다면 정정 당당한 경쟁을 통해 정치권에 나올 수 있어야 한다. 쉬고 있는 큰 정치인들이 정계로 되돌아와 노련한 정치술을 발휘, 나라와 자신의 지역구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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