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교사와 여중생의 불장난, "학교도 책임있다"

<화제의 판결>법원, 교사-제자 성관계 "학교도 책임" 판결

이보배 기자 | 기사입력 2009/03/27 [16:05]
여중생과 교사가 성관계를 가졌다면 학교도 관리 소홀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지난해 6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청주 모 여자중학교 교사와 학생의 성관계 사건이 최근 법정에서 다시 회자됐다. 교사와 성관계를 가진 여학생의 부모가 “학교측의 의무 소홀로 인해 사건에 대한 소문이 퍼졌다”면서 학교와 교장선생, 해당 교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한 것.
 
재판부는 학생과 교사가 자발적으로 성관계를 맺었고, 성관계 자체가 학교 밖에서 이뤄졌더라도 학생에 대한 교원의 책임은 학교 밖에서도 일정 범위 내에서 지속되는 만큼 해당 교사와, 교장, 학교에 공동 책임이 있다고 판시하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재판부의 판결문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했다.
 
지난해 5월 청주 모 여중 기간제 과학 선생 여 제자와 3차례 성관계
소문 눈덩이처럼 부풀어 여중생 결국 전학…비밀누설 학교 배상하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26단독 김중남 판사는 이아무개(여·16)의 부모가 a여자중학교와 교장, 이 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했던 김아무개(27)를 상대로 "성관계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약속을 어겼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인데…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3월부터 청주 a여자중학교에서 기간제 과학교사로 근무를 시작했다.

김씨는 당시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 양과 친숙한 관계를 유지했고, a여중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한 지 2달 만에 이 양과 급속도로 친해졌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김씨는 이 양에게 다른 감정을 품기 시작했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에서 학생을 선도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로서의 매력, 혹은 육체적 관계를 원하기 시작한 것. 이 양 역시 젊은 총각 선생의 호의가 싫지 않았다.

결국 김씨는 지난 2008년 5월16일 자신에게 과학 수업을 받다가 친숙해진 이 양을 자신의 집에 데려가 성관계를 가졌다.

하룻밤 실수라고 하기에 너무 큰 잘못을 저질렀지만 김씨의 행동에는 브레이크가 없었다. 김씨는 같은 달 19일, 25일에도 자신의 집에서 이 양과 연속적으로 성관계를 가졌다. 

두 사람만 입을 닫으면 영원히 지켜질 것 같았던 이들의 비밀은 생각보다 빨리 밖으로 드러났다. 김씨와의 성관계 시기를 전후해 딸 아이의 행동이 심상치 않음을 발견한 이 양의 부모에 의해 두 사람의 성관계 사실이 밝혀진 것.

이 양의 부모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되도록 침착하게 사건을 처리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소문이 퍼지면 자신들은 물론 누구보다 이 양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결국 이 양의 부모는 지역 청소년상담지원센터의 주선으로 2008년 5월29일 김씨와 a여중의 교장선생을 만나 해당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양의 부모는 당시 김씨와 교장에게 김씨와 이 양의 성관계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서를 받고 학교측에서 김씨를 해임하는 정도로 이 사건을 마무리 짓고자 했다.

이 양은 상담기관에서 "강제적인 성관계는 없었다. 선생님과 서로 좋아하는 사이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씨는 5월30일 사직서를 제출한 뒤 학교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당시 김씨와 같은 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모 교사는 “사춘기의 청소년이 젊은 남자 교사를 좋아하는 마음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이를 적절히 타일러 감정 조절을 해야 하는 게 교사 아니냐”면서 “상식적으로 요구되는 최소한의 교사 자질을 갖지 못한 사람의 범죄”라고 말했다.
 
학교도 책임 있다
 
이 양의 부모는 최대한의 피해를 줄이면서 조용히 사건을 해결하고 싶었지만 세상은 이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김씨가 사직서를 제출한 이후 두 사람의 성관계 사실은 학교 내에 일파만파 퍼지기 시작했으며 2008년 6월12일경부터는 인터넷 뉴스로 기사화되기까지 했다.
결국 이 양은 2008년 6월21일경 타 지방의 중학교로 전학을 가야만 했다.
이에 이 양의 부모는 "a여중과 김씨가 성관계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약속을 어겼다"면서 학교와 교장, 김씨를 상대로 7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재판부는 "학생이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가르치고 보살펴야 할 의무가 있는 교사가 사리분별능력이 부족한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수차례 성관계를 맺은 행위는 강제력이 개입되지 않았더라도 사회 상규 등의 차원에서 용납할 수 없는 위법행위"라면서 "이 양과 부모가 정신적으로 고통받았을 것이 분명하다"는 이유로 김씨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했다.

이어 a여중과 학교 교장에 대해서는 "성관계 자체가 학교 밖에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학교 내에서 교사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데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고, 교사의 의무는 학교 내외를 불문하고 일정 범위 내에서 지속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a여중의 교육행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면서 "a여중과 학교 교장은 대리감독자로서의 책임을 물어 김씨와 함께 연대해 이 양과 그의 부모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이 양의 부모는 김씨와 교장이 이 사건을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해 해당 사건이 외부에 알려졌다고 주장하지만 이 사건이 외부에 알려진 것이 김씨와 교장의 의무 위반으로 인한 것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같은 주장은 이유 없다"면서 손해배상의 범위를 조정했다.

재판부는 △김씨와 이 양이 알게 된 경위 △두 사람의 연령, 성관계의 횟수와 기간 △이 양의 전학 사실 △김씨가 사건 이후 1200만원의 위로금을 이 양에게 지급한 점 등을 고려해 a여중과 교장, 김씨가 배상해야 할 위자료의 액수를 이 양의 부모에게는 각각 400만원, 이 양에게는 1200만원으로 정했다.

이로 인해 a여중과 교장, 김씨는 이 금원에 대해 김씨의 마지막 불법행위일인 2008년 5월25일부터 이 사건의 판결 선고일인 2009년 2월4일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
bobae38317@hanmail.net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