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부모와 처자식 4명을 모두 살해하고도 범행을 은폐하며 완전범죄를 꿈꿔 사회에 큰 충격을 준 40대 패륜범에게 법원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oo(44)씨는 2004년 12월 다방종업원이던 백oo씨와 결혼해 자인의 아버지(85)와 어머니(75)가 거주하는 충북 옥천군에서 함께 생활했다.
그런데 백씨가 시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다방을 운영하던 중 2005년 8월 시부모가 이를 알게 돼 시부모가 반대하면서 불화가 심해져 그 무렵 김씨 부부는 분가했다.
이후 백씨가 다방 운영에 실패하고, 이어 운영한 술집도 적자만 만긴 채 문을 닫게 되면서 생활비를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백씨가 임신하게 되자, 김씨는 부모를 살해하고 부모가 살던 주택과 대지를 팔아 생활비를 마련하기로 마음먹었다. 대지와 주택 명의는 부모가 김씨로 해 줬다.
이에 김씨는 1.5리터 휘발유 2통을 구입해 2006년 6월10일 새벽 1시경 부모가 사는 집에 몰래 들어가 안방 문 안쪽으로 휘발유를 흘리고 거실 쇼파 등에도 뿌리고 라이터를 켜 불을 질렀다. 이로 인해 김씨의 부모는 숨지고 말았다.
부모 살해 후 주택과 대지가 팔리지 않았고, 처인 백씨가 식사를 거의 외식으로 해결하고 고급 옷을 구입하는 등 낭비벽이 심해 대출금과 카드빛 등 채무가 1억 5000만원에 이를 정도로 경제사정이 극도로 악화됐는데도 백씨가 씀씀이를 줄이지 않고 술을 자주 마시고 아기
도 잘 돌보지 않는 등 집안일을 소홀히 하는 것에 심한 불만을 품게 됐다.
그러던 중 처 명의로 생명보험이 가입돼 있는 것을 알게 되자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김씨는 지난해 11월26일 커피에 수면제를 타서 먹인 뒤 함께 술을 마시고 수면제와 음주로 처가 깊은 잠에 빠지자 이불로 얼굴을 덮고 목을 졸랐다.
이때 백씨가 발버둥을 치면서 살려달라고 외치자 김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로 15회 이상 마구 찔러 잔인하게 살해했다.
심지어 김씨는 처 옆에서 자고 있던 딸(2)이 울면서 자신에게 달려오자 김씨는 딸이 모든 것을 봤다는 이유로 딸의 목을 조르고, 수건으로 졸라 그 자리에서 숨지게 했다.
김씨가 부모를 살해했으나 김씨가 범행을 감쪽같이 은폐해 자살로 결론이 났었고, 처와 딸을 살해한 범행도 완전범죄를 노렸으나, 범행이 발각되자 부모를 살해한 범행도 자백했다.
결국 김씨는 존속살해,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청주지법 영동지원 형사합의부(재판장 김명한 지원장)는 지난 8일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사형은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냉엄한 궁극의 형벌로서 문명국가의 이성적인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인 점을 감안할 때 사형 선고는 범행에 대한 책임의 정도와 형벌의 목적에 비추어 그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분명히 있는 경우에만 허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 피고인은 자신의 부모는 불에 태워 살해하고, 처는 흉기로 15회 이상 찔러 죽였으며, 딸은 수건으로 목을 졸라 죽여, 부모 및 처자식을 모두 살해하는 등 스스로 사회공동체의 일원이기를 포기한 반인륜적인 범행을 자행했다”고 흉악범죄에 치를 떨었다.
또 “부모가 거주하는 주택과 대지가 자신 명의로 된 것을 이용해 부모를 살해하고 주택과 대지를 처분해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는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극단적인 행동으로서 정상 참작의 여지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피고인의 부모가 주택과 대지를 나중에 피고인에게 물려주기 위해 피고인 명의로 매수해 준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부모는 자신들의 선의가 아들에 의해 살해라는 방법으로 되갚아 질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아울러 “피고인이 경제사정이 극도로 악화됐는데도 아내의 씀씀이가 여전히 헤퍼서 심한 불만을 품게 됐다는 것 등인데, 그것이 자신의 처를 살해할 동기가 된다고는 전혀 볼 수 없어 동기에 납득할 만한 사정도 없다”고 질타했다.
또 “피고인은 2년5개월 전에 부모를 살해했음에도 죄책감을 느끼기는커녕 이번에는 처와 딸을 살해하는 범행까지 저지른 점에서 기본적으로 사람의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는지도 매우 의문시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나아가 피고인은 부모를 살해한 후 범행이 발각되지 않고, 수사가 부모의 자살로 종결되자 이번에도 완전범죄를 꿈꾸며 범행을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준비한 점, 흉기로 15회 이상 찔러 살해 당시 피해자는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만큼 참혹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해고, 게다가 딸마저 살해했다”고 잔혹함을 말로 다 표현하지 못했다.
또 “피고인은 범행 후 완전범죄를 위해 매우 지능적이고 계획적으로 범행 은폐를 기도했고, 더 나아가 자신의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태연하게 처의 동생 등을 만나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서 노는 등 파렴치한 행태를 보였다”고 질타했다.
이어 “또한 피고인은 범행 후 경찰서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자신의 범행을 은폐했으나, 경찰의 추궁에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했고, 나아가 부모를 살해한 범행도 자백해 이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줬다”고 치를 떨었다.
아울러 “피해회복 면에서도 피고인은 처의 부모 등 피해자들의 유가족에게 평생 치유될 수 없는 엄청난 심적 고통을 안겨줬음에도 아직까지 피해자들의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은 바 없고, 피해회복을 위해 아무런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비록 사형이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냉엄한 형벌로서 문명국가의 이성적인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 하더라도, 현행법이 사형제도를 존치하고 있는 이상 피고인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고 인간의 생명을 부정하는 극악한 범죄에 대한 일반예방을 위해 피고인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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