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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원내 지휘봉 쟁탈전 속사정 추적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복잡해지는 물밑전쟁

손창섭 정치전문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09/04/28 [10:23]
4·29 재보선 결과가 한나라당 승리로 끝날 경우 박희태 대표 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이나 경주에서 승리하고 부평에서 질 경우와, 울산·경주에서 모두 패배하고 수도권인 인천 부평을에서 이길 경우 박희태 체제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인천 부평을, 울산북, 경주 등 모든 재보선 지역에서 5:0으로 질 경우 원외인 박희태 대표의 리더십이 급격히 약화되면서 당 안팎에서 조기전당대회론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기 원내대표 경선 결과도 한나라당 권력구도의 또 하나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4·29 재보선에 매진하고 있는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차기 원내대표를 노리는 후보들 간의 치열한 물밑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파트너인 정책위의장 후보, 후보단일화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현재까지 출사표를 던진 의원은 4선의 정의화·안상수·황우여 의원 등 3명이다. 안상수 의원은 ‘소통과 경험’을, 정의화 의원은 ‘외유내강형 민주적 리더십’을, 황우여 의원은 ‘변혁을 통한 신뢰회복 트랜스포메이션(변환)’을 각각 모토로 내걸었다. 당 안팎에서는 정의화·안상수 의원 간 박빙 승부로 경선이 치러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임태희 정책위의장이 나설 경우 가장 유력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경력과 능력, 당내 입지를 감안할 때 임태희 의장이 최경환 의원과 함께 러닝메이트를 꾸려 나선다면 최강의 전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의장은 아직 원내대표 경선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은 상태다.

황우여 의원은 후발주자로 나섰다. 공식적인 선거전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4·29 재보선이 무르익고 있는 와중에도 물밑에서 당내 의원들과 해당 지역 의원들과의 개별접촉을 통한 지지세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차기 원내 지도부 경선과 관련, 여의도 당사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상 5월22일 경선을 하지만 이번에는 5월11일부터 15일 사이에 선거해서 후임 원내대표단이 6월 국회 준비를 할 수 있게 5월 셋째주에 선거를 하려 한다”고 밝혔다. 결국 집권여당 차기 원내대표 지휘봉을 둘러싼 쟁탈전이 사실상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경선 출마 의원들은 러닝메이트로 나설 정책위의장 후보 물색에 공을 들이고 있다. 어떤 인물을 파트너로 내세우느냐가 당선의 주요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친이재오계 안상수(경기도 의왕·과천시) 의원은 영남지역 친박계 의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선의 김성조(경북 구미갑) 여의도연구소장과 한 팀을 이룰 것이라는 예상이 유력하다는 것. 두 사람 사이에 상당한 수준의 의견교환이 있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안 의원은 “당 화합을 바탕으로 당·정·청이 원활히 소통,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험과 경륜이 필요하다”며 자신의 원내대표 경험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안 의원은 ‘추진력과 돌파력’을 강조한다. 안 의원은 “당내 소통과 화합이 친이(친이상득)·친박(친박근혜) 갈등으로 삐걱거리고 있다. 지도부가 흔들리면서 전략 설정과 추진이 흐지부지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한 “여당 내 통합, 야당과의 화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결단력과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여야간 격돌이 벌어졌을 때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친이(친이명박)계 소장파인 정의화(부산 중·동구) 의원은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과의 대화와 신뢰, 부드러운 관계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차기 원내대표로서의 지향 노선을 밝혔다. 정 의원은 ‘대화와 타협을 통한 추진력 그리고 자질론’을 강조한다.
 
정 의원은 “한나라당은 현재 당내 소통, 야당과의 소통, 당·정·청 간 소통 등 세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추진력은 여야 관계와 국회 운영을 더 꼬이게 하고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는다. 소통하려면 신뢰가 기본이다. 여야 간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그런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1월과 11월에 각각 전남 여수시와 광주광역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한나라당 내 대표적인 호남통이다. 정 의원은 정책 일관성 및 연속성을 고려해 임태희 정책위의장, 최경환 수석정조위원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정의화 의원의 제의에 아직 이렇다 할 확답을 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경북·경남·수도권 등 지역을 나눠 당 소속 의원들을 접촉하고 있는 중이다. 정 의원은 가능하면 ‘합의 추대’로 가자는 입장이다. 조만간 3자회동을 가질 예정이지만 합의 추대 과정에서 ‘누구를 후보로 추대로 하느냐’가 문제다. 유력한 후보인 안 의원과 정 의원 모두 서로 양보가 쉽지 않다는 것도 합의 추대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우여(인천시 연수구) 의원은 중립노선을 걷고 있다. 황 의원은 “현재 국민들이 한국정치에 실망을 하고 있지 않느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정신으로 변형과 변형을 통한 한국정치의 복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홍준표 현 원내대표가 ‘에피타이저’ 역할을 했다면, 이제 ‘샤베트’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가 전체 메뉴를 이끄는 서막을 주도했다면, 현 시점은 능력 있는 ‘중간 계투요원’을 투입해 입맛을 새롭게 돋워야 한다는 것.

황 의원은 “지금은 공세가 아닌 대화와 타협을 통한 변혁이 필요하다. 청와대 쪽에서 크게 실망하고 있는데, 이제 국민에 신뢰를 주는 정치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당 중역들이 지나치게 부산·경남(pk) 일색으로 구성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수도권 출신인 자신이 적임자임을 내비쳤다.
손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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