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인해 지지도 급상승, 민주개혁 성향의 야권 및 시민사회 세력과 대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민주당이 파상공세로 반mb 투쟁에 나서고 있다. 그칠 줄 모르는 대여투쟁에 여권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고, 국민 여론도 민주당을 조금씩 다시 돌아보기 시작했다. 특히, 민주당의 이 같은 대여 투쟁은 1년 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으로 성났던 민심과 어우러지고, 22년 전 ‘호헌철폐’ 직선제 개헌을 이뤄냈던 민주화 세력들과의 공감대도 이뤄가고 있다.
모두가 이명박 정권 퇴진에 한 목소리를 내면서 힘을 모아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6월은 민주화의 달이다. 민주화의 달을 맞이한 민주당은 더욱더 대여 투쟁의 고삐를 죄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뉴민주당 플랜으로 사실상 ‘우클릭’ 되던 민주당의 노선도 다시 ‘좌클릭’ 기류마저 보이고 있다.
6월10일, 6·10 민주항쟁 22주년을 맞아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를 주축으로 대규모 인원이 동원된 ‘6월항쟁 계승과 민주회복을 위한 범국민 대회’가 열렸다. 그곳에는 분명 민주당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자리하고 있었다. 이번 ‘6·10 범국민 대회’가 제2의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는 분명하게 확인이 됐다. 6·10항쟁 기념일이 아니더라도, 언제 어디서 또 다시 ‘제2의 민주항쟁’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권력투쟁 한나라당 사분오열 되는 사이 민주당 똘똘 뭉쳐 대여투쟁 고삐 죄어
뉴민주당 플랜으로 ‘우클릭’…盧 서거 이후 언제 그랬냐는 듯 ‘묻지마 좌클릭’
‘거꾸로 민주주의’에 반기…국민 저항심리 들끓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요지부동
민주화 대부 dj “대통령 결단 내려야…민주주의 후퇴 땐 mb정부 불행해질 수도”
지금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민심은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영결식이 있은 지난달 29일 시청광장과 그 주변은 온통 노란색으로 넘쳐났다. 그리고 오열과 흐느낌, 분노가 함께 뒤섞였다. 500만명의 국민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분향소에 다녀갔다. 지금도 조문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1987년과 닮은꼴의 오늘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야당으로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뉴민주당 플랜으로 인한 노선 갈등은 쏙 들어갔다. ‘이명박 대통령 사과’, ‘검찰 표적수사 책임자 문책’, ‘mb악법 철회’ 등 대여투쟁의 고삐를 죄고 있다. 더욱이 ‘노무현 정신 계승’을 민주당의 기치로 내걸었다. 진보개혁 세력 또한 그동안의 갈등은 잠시 접었다. ‘반mb 전선’으로 결집해 이명박 정부의 ‘민주주의 후퇴’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그리고 교수들을 중심으로 한 지식인 사회마저 현 시국을 ‘민주주의의 위기 국면’으로 보고 시국선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6월3일 서울대·중앙대 교수 시국선언에 이어 다른 대학으로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또한, 시민사회 단체들의 결집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ymca전국연맹, 여성단체연합, 민주노총 등 각계각층의 지역 시민단체, 종교계, 각계 원로, 정당 등과 연계해 시민사회단체 연대를 결성하고 있다. 1987년 이후 최대의 연대조직이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요지부동이다. 그렇다 보니, 이명박 정권과 야권 및 시민사회 세력간 일촉즉발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는 곧, 추모 분위기에서 투쟁 분위기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반mb 전선’ 구축은 지난 1987년 당시 전두환 대통령을 겨냥한 ‘반독재 전선’과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
1987년 당시, 7년에 걸친 전두환 정권의 장기간의 폭압정치 하에서 국민들의 분노는 한계에 달하고 민주화에 대한 열망은 커져 갔다. 그해 1월 서울대생 박종철씨의 고문치사 사건은 이러한 긴장국면에 불을 댕겼다. 그러나 정권은 고문치사를 은폐하고 조작까지 했다. 5월18일에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박종철씨 고문치사 사건의 정권 차원 은폐조작을 폭로해 국민들의 분노는 한층 더 깊어졌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전두환 대통령의 ‘4·13 호헌조치’는 ‘직선제 개헌’으로 표출된 국민의 민주화 열망에 기름을 끼얹었다.
이에 1987년 5월27일, 대표적인 재야운동 단체인 민통련과 야당인 통일민주당이 주축이 되어 각 사회운동 세력과 종교계, 학생운동 조직 등이 광범위하게 연합하여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를 결성했다. 건국 이후 최대규모의 반독재 연합전선을 형성했던 것이다.
국민운동본부는 6월10일 민정당 정당대회일에 맞춰 ‘호헌철폐 독재타도’의 구호로 6·10 범국민 대회를 개최, 역사적인 ‘6월 민주항쟁’을 이끌었다.
더욱 고삐 쥐는 반mb 투쟁
이 같이 ‘직선제 개헌’으로 표현되는 국민의 민주화 열망이 22년 전 항쟁의 주동력이었다면, 이번 투쟁은 이명박 정부 들어 급속히 진행되는 ‘민주주의 후퇴’를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는 국민의 거대한 저항심리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는 ‘민주주의 후퇴’를 국민들이 극적으로 체감한 사건이었다. 이러한 동력은 언제든 제2의 민주항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야3당과 재야 시민단체, 서거 민심을 등에 업고 6·10 민주화 항쟁 22주년 기념일인 6월10일, 서울광장에서 범국민 대회를 치렀다. 분노한 민심이 이명박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외쳤지만, 다행히 큰 불상사 없이 이날 대회는 경찰 해산에 의해 마무리 됐다.
그러나 민주당의 반mb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범국민 대회를 치르고 난 직후부터 민주당은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를 더욱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6월11일 열린 고위정책회의를 통해 “저는 어제(10일) 행사에서 쏟아져 나온 mb정부에 대한 비판을 단순히 광장에서의 메아리로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어제 모든 분들이 한결 같은 목소리로 대통령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mb가 국정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정부 여당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어 이 원내대표는 “그리고 정책의 큰 방향들을 선회해야 한다는 갈망을 담고 있다”면서 “이런 것들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는 더 높은 단계의 압박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예고했고 현장 분위기로 우리는 쉽게 알 수 있었다”고 수위 높은 장외 투쟁 가능성을 예고했다.
박병석 정책위의장도 이날 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빨리 대국민 사과하는 것이 국민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는 출발점을 만드는 것”이라고 경고하며 “대국민 사과를 국민에게 굴복했다고 생각하지 말고 국민의 요구를 수용했다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 대통령은)실기하지 말고 봇물 댐 터지기 전에 국민에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장세환 의원도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상임위를 개의한 데 대해 “도대체 한나라당이 이성과 건전한 상식을 갖고 있는지 대단히 의심스럽다. 완전히 야당을 무시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과 독선의 극치”라면서 “거기에 더해서 잘 아는 것처럼 노 전 대통령이 억울한 죽음을 맞은 상태에서 그에 대한 애도하는 49제 추모기간 중이다. 최소한 노 대통령 애도기간 동안이라도 대화하고 타협하고 국민의 뜻을 받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장 의원은 “노 전 대통령 애도기간 중에 한나라당이 (국회 운영을 단독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후안무치 정도가 아니라 대화 자체가 안 되는 분들이다”라며 “이런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에 맞서 결의를 더욱 다져야 할 때이다. 우리는 더욱 국민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당내 주류와 비주류를 포괄하는 박지원 의원도 같은 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6월 국회는 국회 내에서 모든 것이 이뤄지도록 여야가 협력해야 한다”면서도 “mb와 한나라당이 요구 조건을 먼저 수용해 민주당에 등원 명분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신적 지주 김대중 독설 작렬
이 같은 민주당의 반mb 투쟁에는 민주화의 대부인 김대중 전 대통령도 적극 힘을 모아주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통곡하며 노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던 김 전 대통령은 거듭 이명박 정권하에서의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했다.
6월11일, 김 전 대통령은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9주년 기념 특별강연’을 통해 “이명박 정권이 민주주의를 역행시키고 있다”고 맹렬 비난하며 “진정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국민 모두가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명박 정권이 민주주의를 역행시키고 있다. 국민들은 과거 50년 동안 피를 흘려서 쟁취한 10년간의 민주주의가 위태위태하다고 걱정하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리며 “민주주의는 나라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과거 독재정권에서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많이 죽었냐”고 반문한 뒤 “과거 박정희·전두환 대통령을 국민의 힘으로 굴복시키고 여야 정권교체로 인해 국민의 정부가 나왔다. 국민의 정부, 노무현 정부 밑에서 민주주의 정치는 계속 됐다. 우리 국민은 독재자가 나왔을 때 반드시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일 이 대통령 정부가 현재와 같은 길로 나간다면 국민도 불행하고 이명박 정부도 불행하다”며 “이 대통령이 큰 결단을 하길 바란다”고 직언했다. 이와 함께 김 전 대통령은 “마음으로부터 편해진 심정으로 말씀 드린다”면서 “(국민들도)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고 간곡히 당부했다.
아울러, 김 전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은 양심은 ‘악의 편’”이라며, 사실상 이명박 정권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독재자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냐. 독재에 맞서 돌아가신 분들의 죽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도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고 거듭 촉구했다.
김 전 대통령은 “독재자에게 고개를 숙이고 그쪽에 아부하고 배설하고 이런 것은 봐줄 수가 없다”면서 “우리나라가 자유롭게 확고한 민주국가, 정의로운 경제, 남북간 화해협력을 이룩하는 모든 여건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양심의 소리에 순종해서 우리 온 국민이 바른 생각 갖고, 행동해야 한다"고 ‘국민 행동’을 거듭 촉구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선거 때는 나쁜 정당 찍지 말고, 바른 정당 투표해서 4700만 국민이 모두 양심을 갖고 서로 충고하고 비판하고 격려한다면 어디서 이 땅에 독재가 나오겠느냐”며 “(바른 정당 투표하면)소수 사람만 영화를 누리고, 역사상 최고로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이런 나라가 나오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부터 반성해야 목소리도…
한편 일각에서는 민주당부터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시사평론가인 이종훈 박사는 칼럼을 통해 “민주당은 변한 것이 없는데, 세상이 변한 결과, 그것도 한 순간에, 로또도 이런 로또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종훈 박사는 그러면서 “뼈를 깎는 자기성찰을 해야 할 민주당이건만 이제 그들은 고개를 쳐들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 후폭풍에 기대서, 드디어 반전의 기회가 왔다고 외치고 있다. 지지율이 한나라당을 앞서기 시작했으니, 그들의 흥분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그건 아니잖아?’”라고 민주당에 냉소적 시선을 보냈다.
이 박사는 또, “이제 그들은 ‘뉴 민주당’을 말하지 않는다. 노무현을 파는데 더 열심이다”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추모열기를 그대로 민주당에 대한 지지로 옮겨놓겠다는 것이다. 야무진 희망이 아닐 수 없지만,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것이고, 되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노무현을 실컷 씹었던 우리는 그럴 자격이 없다. 우리 제발 ‘사람이 되기는 어려워도, 괴물은 되지 맙시다”라며 “노 전 대통령을 팔기 이전에 당신들이 해야 할 것은 고해성사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고해성사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그러했듯이, 길고도 긴 반성문을 쓰고 또 써야 한다”며 “그런데 고개 빳빳이 들고, 사죄를 요구해? 사죄를 요구할 짓을 한 자들이 사죄를 요구해야지! 당신들이 사죄를 요구할 때마다 표는 우수수 떨어질 것”이라고 쓴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이종훈 박사는 “민주당은 민주화 세력의 시대정신과 국민여론이라는 거대한 조류 위에 떠 있는 조각배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시대정신과 여론은 민주당의 변화를 요구해 왔고, 그 상황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도 진행형이다. 반짝 인기에 힘입어 변화를 거부하는 순간, 다시 바닥에 물이 차기 시작할 것이라는 점 유념할 일”이라고 민주당에 경고했다.
정수영(정치전문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