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해 "특별검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서 정가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4일 이 총재는 자유선진당 대변인실을 통해 "그동안 나와 자유선진당은 특별검사제의 도입에 대해 신중하고 유보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그것은 특검제 자체가 검찰에 대한 불신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정치권에서 특검제 도입을 들먹이는 것은 자칫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고 밝히고, "그래서 박연차, 천신일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본 후에 특검제 도입여부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지난 12일 검찰의 박연차, 천신일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를 보고 검찰에 대해 크게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며 특검 도입을 개진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특별검사제 도입해야
자유선진당 대변인실이 논평을 통해서 특검 도입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발혔다.
첫째로, 검찰은 수사초기부터 수사의 폭과 대상을 크게 확대하고 수 십명의 정치권과 법원, 검찰, 청와대, 국세청 등 권력기관의 인사들과 기업인들의 이름을 들먹이면서 어마어마한 대규모의 권력형 비리사건의 진상을 규명할 것처럼 연일 언론 브리핑을 했다.
그러나 수사결과는 박연차 회장 등 이미 사법처리한 11명 외에 천신일 회장 등 10명을 일괄적으로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서둘러 사건을 마무리했다.
그동안 검찰이 보인 수사에 대한 매우 강한 의욕과 투망식으로 수사를 확대해온 행태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수사결과는 노 전 대통령의 자살 이후 수사를 애써 봉합하고 종결지으려 한 것이라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둘째로, 검찰은 그동안 산 권력에는 관대하고 죽은 권력에는 가혹 하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래서인지 산 권력의 실세인사라는 평을 듣는 천신일 회장을 수사대상으로 삼았으나, 법원에서 영장청구가 기각될 만큼 엉성한 피의사실로 불구속기소 하는 데에 그쳤다. 이밖에도 몇몇 여권인사를 불구속기소 대상에 포함시켰지만, 여전히 국민은 검찰이 산 권력에는 관대하고 죽은 권력에는 기혹하다는 의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셋째로, 검찰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부분은 공소권이 없다는 이유로 내사 종결하면서 그 결과는 비공개로 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단순한 피의자가 아니라 전직 대통령이고 더구나 수사도중에 자살을
한 사람이다.
이러한 인물에 대한 수사기록을 영구히 비공개로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국민의 알권리를 철저하게 무시하는 처사이다.
더구나 노 前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는 그의 전 가족과 측근인사들을 수사대상으로 삼을 만큼 집요하고 철저해서 노 前 대통령 측으로부터 정치보복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렇다면 정치보복인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도 검찰은 '死者의 명예훼손 운운'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정확한 수사경위와 결과를 국민 앞에 내놓았어야 한다.
이는 검찰이 스스로 수사의 정당성을 입증할 기회를 포기한 것이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검찰의 수사결과발표는 그동안 박연차, 천신일 사건의 검찰수사에 대해 국민이 품어온 의혹을 해소하기에 매우 미흡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의 수사결과가 옳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한 특별검사제를 도입해 사건의 진상을 공정하고 철저하게 조사케 할 필요가 있다.
특검의 결과에 대해 국민은 승복할 것이고 그것이 검찰의 수사결과와 같다면 검찰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도 될 것이다.
우리 자유선진당은 앞으로 국회가 개회되면 박연차, 천신일 등 사건 조사를 위한 특별검사제 도입을 추진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 자유선진당은 이미 지난 주에 검찰제도 개혁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국회 안에 설치할 것을 제안 한 바 있고, 오는 화요일인 6월 16일에 검찰제도 개혁에 대한 정책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우리는 검찰의 구체적인 수사와 관련된 특검제 도입과는 별도로, 검찰이 진정으로 공정성과 중립성을 갖춘 국민의 검찰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제도적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
국정조사는 안 된다
그러나 자유선진당은 민주당이 요구하고 있는 국정조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해 "국정조사권은 국회만이 갖는 고유권한으로서 입법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이고도 보조적인 권한이다. 하지만 박연차, 천신일 사건에 대해서는 앞으로 특검을 실시한다면 국정조사는 별도로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조사에서 조사하고자 하는 내용이 보다 전문적이고 정확하게 특검에서 가려질 것이다. 오히려 국정조사를 벌여놓고 여야간에 정치적 공방이 가열될 경우 자칫 사건의 핵심이나 진상이 왜곡되거나 호도될 우려가 있다"고 국정조사에 대한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김영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