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는 지난 6월 11일,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 기념식에서 연설을 했다. 이날 그는 한국 민주주의가 위태롭다면서 행동하는 양심이 되라고 독려했다.
“독재자 나왔을 때 반드시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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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나는 오랜 정치 경험과 감각으로, 만일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지금과 같은 길로 계속 나간다면 국민도 불행하고, 이명박 정부도 불행하다는 것을 확신을 가지고 말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큰 결단을 내리기를 바란다. 더불어 여러분께도 간곡히 피맺힌 마음으로 말씀드린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독재정권이 과거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였는가. 그 분들의 죽음에 보답하기 위해, 우리 국민이 피땀으로 이룬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을 다 해야 한다.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누구든지 양심이 있다. 그것이 옳은 일인 줄을 알면서도 행동하면 무서우니까, 시끄러우니까, 손해 보니까 회피하는 일도 많다. 그런 국민의 태도 때문에 의롭게 싸운 사람들이 죄 없이 세상을 뜨고 여러 가지 수난을 받아야 한다. 그러면서 의롭게 싸운 사람들이 이룩한 민주주의를 우리는 누리고 있다. 이것이 과연 우리 양심에 합당한 일인가”라고 호소했다.
dj는 지난 7월3일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쓴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라는 책의 추천사로 보낸 글을 공식 페이지에 공개했다. 이 글에서도 이명박 정권을 독재정권에 빗댔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우리 국민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조문객이 500만에 이르렀다. 나는 그것이 한과 한의 결합이라고 본다. 노무현의 한과 국민의 한이 결합한 것이다”고 전제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억울한 일을 당해 몸부림치다 저세상으로 갔다. 우리 국민들도 억울해하고 있다. 나도 억울하다. 목숨 바쳐온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으니 억울하고 분한 것이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만든 민주주의인가. 1980년 광주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가. 1987년 6월 항쟁을 전후해서 박종철 학생, 이한열 학생을 포함해 민주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가”라고 피력했다.
이어 “그런데 독재정권, 보수정권 50여 년 끝에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가 10년 동안 이제 좀 민주주의를 해보려고 했는데 어느새 되돌아가고 있다. 민주주의가 되돌아가고 경제가 양극화로 되돌아가고, 남북관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나는 이것이 꿈같다, 정말 꿈같다”고 하소연 했다. 그의 연설에는 “독재정권“ ”남북관계 위기“라는 강경한 의미의 단어가 들어 있다.
청와대-한나라당의 반격
dj가 이같이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를 향해 미묘한 내용의 발언을 하자 청와대와 한나라당-소수 시민단체들도 dj를 공격, 대결전선이 형성됐다. 청와대 대변인실은 dj의 발언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는 브리핑을 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6월12일 수석비서관 후 가진 브리핑을 통해 수석회의 참석자들의 의견을 전했다. 이 대변인은 "어이없다, 지나친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또한 “‘빈부격차는 앞선 정권에서 더 심화됐다. 현 정부 들어서는 오히려 완화되는 추세이다. (김 전 대통령 발언은) 무책임한 발언이다’는 발언도 있었다”고 전하면서 “‘북한의 인권문제와 세습 등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국민의 뜻에 의해서 530만 표라는 사상 최대의 표차로 합법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마치 독재정권인 것처럼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발언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은 법치와 다수결이다. 국회를 포기하고 길거리에 나가서 장외정치를 하는 야당에게 진정 애정이 있으시다면 오히려 그것을 걱정하고 꾸짖어야 하실 입장이 아니냐’는 발언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도 dj발언에 민감하게 대응했다. 지난 6월12일, 황천모 부 대변인은 “진실 앞에 두렵다면, 침묵하시라!”라는 논평을 냈다.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낸 “dj에 대해”라는 논평에서 “ '행동하지 않는 양심'이란 질책은 일반 시민의 호응 없이 ‘그들만의 잔치’로 끝난 6.10행사를 치른 후, 노 전 대통령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국민들이 모두 반정부투쟁에 가담하지 않는 데 대한 넋두리성 선동에 불과했다. 마치 1980년대 이후의 현실의 모습은 전혀 인지되지 못하는 듯, 과거의 환상 속에서 정치를 하는 듯하다"면서 “북핵 개발의 실질적인 지원이 되었던 일방적인 퍼주기의 책임에 대한 사과도 없었고, 북한의 도발이나 세습체제에 대해서는 한 마디 질책도 없었다. 진정으로 남북화해를 원했다면, 이제라도 북한이 이성적으로 움직이도록 따끔한 훈수를 해야 했을 분”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분열과 선동의 길을 접고, 국민 화합의 길로 언제 나서실지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조언했다.
이날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안상수 원내대표는 “dj는 독재자에게 아부하지 말고 모두 들고 일어나야 한다는 등의 이명박 정권 퇴진 운동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노골적으로 하고, 북한 김정일 위원장에겐 오늘날 북한이 많은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dj는 말없는 대다수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발언들을 자제하고 이제 침묵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지적하고 “경제위기를 극복하려고 밤낮으로 노력하는 국민, 또 북한의 핵위협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수많은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지금은 침묵을 지켜주는 것만이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을 도와주는 길임을 명심해주길 바란다”고 쓴 소리를 날렸다.
보수 시민단체 dj를 고소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민감한 대응발언 이후 보수 시민단체-인사들의 dj 비판과 법적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라이트코리아(대표 봉태홍), 납북자가족모임(대표 최성용),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은 지난 6월 18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dj를 ‘내란 선동-일반이적’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은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6월 11일) 6.15선언 9주년 기념강연에서 김 전 대통령이 “독재자에 고개 숙이고 아부하지 말자. 모두 들고 일어나야 한다” “피 맺힌 심정으로 말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惡)의 편”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작년 11월 ‘민주대연합 투쟁 주문’ 발언 이후, 국민에 의해 탄생한 정부를 독재정권으로 규정하고, 전국민을 향해 반정부 투쟁에 나서라고 한 계획된 내란선동 발언”이라고 밝혔다. 고발인들은 “전직 대통령의 일련의 발언들은 반정부 투쟁을 반복적으로 선동한 것”이라며 “그 발언 이후 민노당과 민주당, 민주노총 등이 연대하여 ‘반이명박 전선’을 구체화시키고, 해외 좌파세력까지 가세해 반정부투쟁을 격화시킨 것을 보면, 정부전복을 노리는 사회혼란세력의 연대를 염두에 둔 계획된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dj비판
dj가 이명박 대통령을 공격했을 때 이명박 대통령은 그저 침묵으로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그 침묵을 깼다. 이명박 대통령의 입에서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간 두 정부가 북한에 지원해준 막 한 자금이 북의 핵무장에 이용되었다는 의혹이 있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이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간의 대북정책이 문제가 있었음을 국제사회에 공개적으로 말한 것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7월 7일 폴란드를 방문했을 때 영빈관에서 유럽의 유력 뉴스전문채널인 ‘유로뉴스’(euro news)와 인터뷰를 가졌다. 유로뉴스는 유럽 22개국 공영방송들이 1993년에 공동으로 설립한 방송사이다. 전 세계 142개국에 위성 및 케이블을 통해 8개 언어로 뉴스를 동시 송출하고 있다. 2억5천만 가구 시청층을 확보하며 유럽 내 시청률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매체인 것. 유로뉴스 세르지오 깐토네 앵커가 “한국은 지난 10년간 햇빛정책을 통해서 북한과 대화해 왔는데, 대통령께서는 강경한 대북정책을 추진하고 계신지요?”라고 질문을 했다. 이 질문에 대해 이 대통령은 “(과거 정부가) 북한에 경제적 도움을 많이 준 것이 사실이다. 지난 10년간 막대한 돈을 지원하였으나 그 돈이 북한 사회의 개방을 돕는데 사용되지 않고 핵무장하는 데 이용되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유엔제재와 같은 국제 공조를 통해 북한이 적극적으로 대화에 응하도록 하고 있다. 제재의 목표는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와 대화를 하도록 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앵커의 “김정일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사실 가장 폐쇄된 사회의 지도자다. 모든 나라가 개방화와 국제공조를 통해 발전하고 있는데 북한은 완벽하게 폐쇄된, 우리로서는 잘 이해할 수 없는 지구상의 유일한 나라다”라고 답했다.
dj측근 박지원의 재반격
이명박 대통령은 전 세계가 북한의 핵무기 문제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데,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대규모 대북 지원자금이 핵무장에 이용됐다는 의혹이 있음을 피력, 구 정권을 지탄한 것. 이에 dj의 측근으로 알려진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즉각 재반격에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이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지난 10년간 막대한 돈을 지원했으나 그 돈이 북한사회의 개방을 돕는 데 사용되지 않고 핵무장을 하는 데 이용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남북관계를 이 꼴로 만든 그분들의 변명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는 1994년 김영삼 정권 때도 했으며,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의 대북지원은 쌀, 비료 등 생필품의 지원이었고 북한경제가 민수경제와 군수경제로 분리돼 있다는 사실도 모르는 사람들이 이명박 정부 1년 반의 대북정책 실패를 오도하려는 변명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지난 7월 8일 ytn 초대석에 출연했다. ‘대북지원이 핵 개발의 자금이 된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이명박 정부 관계자들과 한나라당, 일부 보수론자들이 그런 주장을 하고 있다”며 “그럼 이명박 정부 1년 반동안 북한에 쌀 한톨 지원하지 않았는데 지금 대북정책이 잘 되고 있나? 남북관계가 좋아졌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인도적 지원을 하고 상업베이스로 거래된 것들이 핵 개발 비용에 사용됐다면 1994년 김영삼 정부 때 북한이 했던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는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며 “남북관계를 이 꼴로 만든 그분들의 변명이자 억지 논쟁일 뿐”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민주주의 고도 발전한 나라?
이명박 대통령과 dj 간의, 신정권-구정권 간의 알력은 우려의 측면도 있다. 두 지도자의 출신지가 영호남이어서 지역감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특히 dj는 박정희-전두환 등 독재정부 시절에 행동하는 양심으로 비쳐졌는데, 새삼 또다시 dj가 행동하는 양심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현-전직 대통령 간의 의견 개진은 민주주의가 고도로 발전한 나라의 한 모습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특히 북한에 대한 인식에서 화해-협력주의자인 dj의 의견과 원칙주의자인 이명박 대통령의 의견이 자유롭게 개진됨으로써 국민의 알권리가 보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moonilsuk@kore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