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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인해 하반신을 못쓰는 라디오 저널리스트 아이작(닉 스탈 분)이 '고대 중국소녀'라는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반신불수가 되려는 괴이한 모임에 초대 메일을 받게 되면서 겪는 미스테리한 일들을 소재로 한 카를로스 브룩스 감독의 영화 <보복>(2008년, 미국)은 기존 장애우들에 대한 선입견을 지닌 일반인들의 생각을 뛰어 넘는다.
이 영화에는 휠체어를 탄 이들의 시선에 비친 세상, 아니 그 반대로 편히 앉아 길을 다니며 세상의 부러운(?) 질투어린 시선을 한몸에 받는 이들의 모습이 아이러니하게 조명되면서 극중 주인공인 아이작이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그는 두 가지 강박 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하나는 앞서 언급했듯 정상인 사람들로부터 느껴진다는 질투의 시선이며 또 다른 하나는 마치 예수 그리스도가 앉은뱅이를 번쩍 일으킨 기적처럼 그에게 걸을 힘을 줄 '매직슈즈'라 일컫는 구두에 대한 집착이 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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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누가 그를 이 강박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줄까. 영화는 장애우들의 스토리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이를 취재해 활용하려는 아이작이 아침에 잠에서 깰 때마다 듣는 'wake up'이라는 말과 함께 영화 속에서 '그가 반신불수가된 까닭'에 대해 묻는 괴이한 모임은 관객들에게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어느 날, 스스로 하반신을 절단한 뉴스와 함께 방송 아이템 제보를 받고 취재를 위해 아이작이 거리에 나서자 여느 때와 달리 택시의 문을 열어주며 박물관에서 일하는 피오나란 여자가 자신이 '고대 중국소녀'임을 밝히고 접근한다.
한국 영화팬들에게는 하정우와 함께 출연했던 영화 <두번째 사랑>의 소피 역으로 열연했던 베라 파미가가 매력적이면서도 지적인 여자 피오나 역을 맡아 전작에서 펼친 감미로운베드신을 재연하며 사차원적인 여인을 소화해내면서 에로틱 스릴러물로 발전한다.
그녀는 밝은 표정으로 휠체어를 타는 이들에 대한 환상을 가졌다하지만 아이작을 자기 집에 초대하며 척추보정기를 착용한 자신이 반신불수가 되려는 까닭에 대해 언급을 피하면서 자신의 감각적인 육체로 그를 노골적으로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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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아이작이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환청으로 다가오는 한 소녀의 음성과 함께 그의 기억속에 파노라마와 같은 사고 당시의 일들을 떠올려 그의 잠재의식을 깨운다.
매혹적이면서도 슬픈 표정의 피오나는 휠체어에 앉아 아이작을 초대했던 반신불수가 되려는 모임으로부터 그의 무의식을 점차 깨우려 하고 멤버들을 찾아다니는 아이작이 '매직 슈즈'를 신고 홀로 일어서면서 역설적으로 관객들은 '그가 왜 휠체어를 타는지' 되묻게된다.
그녀는 "그가 유년시절의 기억에 머물러 있다"며 그에게 자신의 가족과 직장을 소개하자 아이작은 점차 그녀가 왜 그토록 반신불수가 되려하는지, 그리고 자기가 왜 매직슈즈를 신고 일어서려 하는지에 대해 자각한다. 아이작과 피오나가 함께 공유하고 있는 비밀이란 무엇일까.
매직슈즈, 괴이한 모임 그리고 환청 등 사건의 실마리를 암시하는 소도구들을 영화 곳곳에 배치하고 아이작에게 에로틱하게 접근하는 피오나는 관객들에게 수수께끼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스릴을 만끽하게 한다. 수수께끼가 끝날 때쯤 관객들은 '그들이 왜 휠체어를 타려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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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아이작이란 남자를 통해 인간 내면의 잠재의식이 어떻게 인간 행동을 좌우하는지 보여주고 '고대 중국소녀'가 자취를 감추면서 아이작과 그녀의 로맨스를 잠시나마 기대했던 관객에게는 실망을 안겨줄 수도 있다.
지금, 혹시 여러분 주위에 휠체어를 타려는 사람이 있는가.
영화리뷰
정선기 기자 블로그 - '디지털 키드 푸치의 이미지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