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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없던 시절 하루 종일 차가운 샘물에 담가 시원해진 수박을 해거름에 먹을 때면 매일 수박만 먹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동네 형들과 나선 수박 서리. 직접 따지는 못하고 뒤에서 망만 봤는데도 가슴은 콩닥콩닥. 부스럭 소리에 놀라 지레 겁먹고 냅다 뛰기도 했었다.
요즘 수박은 참 달다. 모두 다 잘 익었다. 예전에는 수박을 잘 사기 위하여 이리 저리 통통 두들겨 보기도 하고 꼭지를 살피기도 하고 밑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심지어는 세모나게 구멍을 파기도 해서 골라도 반쪽은 잘 익고 나머지 반쪽은 설익어서 핀잔을 들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수박은 그럴 필요도 없이 모두 잘 익고 모두 달기에 고르는데 힘을 들일 필요도 없다.
수박은 박과에 속한 덩굴성 한해살이풀의 열매다. 서양에서 유래되었다는 의미로 서과 (西瓜)나 물이 많다는 의미로 수과(水瓜)라고 불리기도 한다.
원래 아프리카가 원산지로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재배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조선시대 연산군일기에 수박의 재배에 관한 기록이 나타나 있고 신사임당의 그림에도 등장한 것으로 보아 그 이전 고려시대부터 재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기 때문에 한의학에서는 오래 전부터 수박을 단순히 여름철 채소 열매의 하나로 여기지 않고 약용으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동의보감에 나와 있는 기록을 보면 수박은 성질이 차고 맛은 달면서 독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또 수박은 가슴에 열이 나면서 답답한 증상과 여름철 더위로 인한 독을 없애고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면서 기운이 아래로 쭉 내려가도록 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혈변이 보이는 설사나 입 주위에 난 부스럼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본초강목에도 수박은 갈증을 없애고 더위를 풀어주며 목안이 아픈 증상을 없애준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 수박은 91%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한 수분을 포함하고 있다. 수분의 함량으로만 보면 오이 다음으로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채소이다. 그래서 수분의 훌륭한 공급원이 된다. 여기에 포도당과 과당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피로 회복에도 좋다.
단백질이나 비타민 a와 섬유질도 풍부하다. 따라서 여름철 땀으로 배출된 체액을 보충하고 기력을 회복시키는데 훌륭한 음식이 된다.
또 수박에는 요소대사 과정의 중간 대사 물질인 시트룰린이라는 아미노산이 함유되어 있다. 이 시트룰린 성분은 혈관이완을 돕는 작용을 하고 심혈관질환을 개선시킨다. 당연히 이런 효능은 남성들의 정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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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트룰린은 이뇨 작용이 강하다. 그래서 여성들이 부기나 살을 빼기 위해서 수박을 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 수박에 풍부한 칼륨은 소변으로 빠져나올 때 나트륨과 함께 나오므로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도 있다.
수박의 과즙은 붉은 색이다. 어떤 이들은 색소가 포함되지 않았을까 하고 의심하기도 하지만 이 붉은색의 성분이 라이코펜은 강력한 항암 작용을 하는 항산화물질이다. 라이코펜의 함유량으로만 보면 라이코펜이 많다고 알려진 토마토보다 2-3배나 수박에 많이 들어 있다.
미국 하바드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수박에는 이뇨작용은 물론이고 심장병이나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유전자 dna를 손상시키는 물질을 감소시켜 전립선암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는 발표하기도 하였다.
수박씨는 기생충을 죽이는 성분이 들어있어서 구충역할을 하고 식욕을 증진시켜 준다. 사실 수박에는 빨간 과육보다 껍질과 씨에 영양이 더 많다. 수박씨에는 단백질, 지방질, 당질, 비타민 b, 무기질 등의 포함되어 있다.
또 지방질에는 지용성비타민인 비타민 f인 리놀렌산이 풍부하다. 그래서 체지방 축적을 막고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또 수박씨는 피부의 진정 작용을 나타내기도 하고 방광염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뿐만 아니라 수박씨는 전립선염에도 효과가 좋다고 한다. 미국의 전립선학회에서는 수박씨를 전립선염치료 식품으로 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립선질환 환자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편한 사람 중에는 씨 뱉거나 골라내기 싫어 수박을 싫어한다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이런 의미로 보면 전립선염의 예방이나 치료를 위하여 수박씨를 어렵게 골라낼 고생을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수박씨를 씹어서 먹어보자. 갈증도 해소하고 암도 예방하고 전립선질환도 치료할 수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남들이 수박씨를 골라내느라 시간을 들이느라 그 좋은 음식을 반 밖에 먹지 못할 때 수박씨를 그대로 씹어 먹으면 몸에 좋은 식품을 남보다 더 많이 먹을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앞서 말한 효능만 보면 수박은 어느 하나도 버릴 데 없는 매우 좋은 여름철 식품이다. 요즘에는 기술의 발달로 한 겨울에도 수박을 맛볼 수 있으니 연로한 부모님의 병환을 구하기 위하여 한 겨울에 갖은 고생을 하여 겨우 수박을 구했다는 전래동화가 별로 실감이 없을 정도이니 얼마나 우리에겐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
아직 여름의 끝이다. 수박이 제철이 지나 값이 오르기 전에 수박 한 통 들고 가족이라도 찾아 실컷 수박으로 갈증을 식혀보라. 가족 모두 몸이 훨씬 건강해지고 젊어졌을 것이다.
◇ 송봉근 교수 프로필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장
現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한의학 박사)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 6내과 과장
원광대학교 한의과·동 대학원 卒
中國 중의연구원 광안문 병원 객원연구원
美國 테네시주립의과대학 교환교수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장
現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한의학 박사)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 6내과 과장
원광대학교 한의과·동 대학원 卒
中國 중의연구원 광안문 병원 객원연구원
美國 테네시주립의과대학 교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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