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보복 악순환 이어지는 것은 정치논리 때문
이명박 대통령은 퇴임 이후를 걱정할까? 아니면 걱정하지 아니할까? 정치보복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는 아직도 단절되지 않았다는 게 필자의 진단이다. 이 대통령의 재임 기간은 상당 기간 남았지만, 이 대통령은 지금 이 순간에도 당연하게 퇴임 이후를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즉 정치를 잘해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 받기를 원할 것이요, 노선이 비슷한 후계자를 통해 재집권에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정당이 존재하는 것은 집권하기 위한 것이기에, 이 대통령 역시 한나라당의 재집권을 강하게 바라고 있을 것이다. 재집권에 실패,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최후를 맞이한, 노무현과 같은 비참한 신세로 전락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전두환이 임기를 마치고 연희동으로 갔을 때, 노태우 대통령은 민심을 빌미로 전두환을 백담사로 유배시켰다. 전두환-노태우는 12-12 군사쿠데타를 함께 성공시킨 육군사관학교 동기였다. 그래도 정권의 안착을 위해 친구이자 전임 대통령이었던 전두환을 내쳤다. 정치보복이 두려운 노태우는 김영삼-김종필을 끌어들여 3당 합당을 했고. 김영삼을 대선 후보로 만들어 권력을 창출토록 배려했다. 그러나 김영삼은 역사바로세우기라는 명분으로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했고, 투옥시켰다. 피해를 당하는 측에서는 이를 '정치보복'이라고 일컫는다.
전임 정권 상대 '정치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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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보복의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은 정치논리 때문이었다. 집권을 하면 정치안정이 급선무다. 정치적 안정을 꾀하기 위해서는 전임자를 지지하는 반대세력을 지지자로 만드는 길이 급하다. 그래서 후임은 늘 전임자와 그 세력을 단죄하는 것. 이런 권력의 속성은 아직도 현존한다. 김대중은 지난 8월 18일 사망한 이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묻혔다. 일부 반대자들은 국립현충원으로 몰려가 묘지를 파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대중의 비자금을 수사하라고 검찰에 고소한 이도 있다. 이런데도 정치보복의 악순환 고리가 과연 단절되었을까? 아니다.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으나 그 발톱은 정치적 에너지가 되어 정치권 어디엔가 숨어 있을 것이다.
정치보복의 악순환이 그런대로 잠시 유보된 시기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시절이었다. 호남출신인 김대중은 집권하자마자 영남출신 비서실장을 기용했다. 정치적으로 자신을 죽이려했던 박정희에 대해서도 부관참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념관까지 세워주려 했다. 전두환은 김대중이 사망하자 “김대중 대통령 시절이 전임 대통령으로서 가장 우대 받았던 시기”라고 노골적으로 말할 정도였다. 김대중-노무현의 노선은 서로 비슷하고, 노무현이 김대중의 도움을 얻어 집권함으로써 노무현은 김대중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면 어찌될까? 정치보복이라는 악 순환의 고리가 악마가 되어 그 얼굴을 내밀까? 이명박 정권이 재집권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 개연성은 언제든 존재한다고 봐야한다. 더군다나 이명박 정권의 강압적인 수사 분위기에 의해 노무현이 자살, 그 심각했고 아파했던 민심의 상처가 그때까지 없어질리 없기 때문이다.
재집권 강력 하게 희망
이런 논리로 보면 이명박 대통령도 퇴임 이후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을 것.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 5년의 단임 대통령이다. 벌써 중반을 향하고 있다. 중반기 이후는 어떤 권력자든 레임덕에 시달리게 된다. 지지 세력의 이탈이 이어진다. 그리고 2013년 2월이면 권좌에서 물러나게 된다. 노무현이 퇴임하는 날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갔듯, 그 역시 퇴임과 동시에 한 사람의 필부이자 야인으로 되돌아간다. 이때가 되면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불거졌던 비리혐의, 집권 5년간의 각종 의혹사건, 기독교와의 밀착, 보수진영의 노무현&진보세력의 탄압 등등의 후유증이 어떤 형태로든지 야인인 이명박 앞에 고개를 내밀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이 자살한 직후 민심이 어떠했는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보았고, 정보기관의 각종 보고서를 통해 세세한 내용까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정치보복이라는 칼날은 눈에 보이지도 않으면서도 예리하다. 한꺼번에, 또는 일순간에 수많은 이들의 목을 내리칠 수도 있다. 이를 잘 알고 있을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보복의 악순환을 피하기 위해서도 자파세력에 의한 재집권을 강력하게 희망할 것이다. 이런 구도 하에 여권의 차기 대선 예비후보도 확실하게 관리하려할 것이다. moonilsuk@kore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