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래 민주당 원내 대표는 국회연설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이 현 정권의 정치보복이라고 분명하게 못 박았다. 그는 이 사건과 관련 “민주당은 검찰개혁을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원내 대표는 “올해 우리는 지난 10년간 민주정부를 이끌었던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을 잃는 큰 슬픔을 겪어야 했다. 노무현, 김대중 두 분 대통령의 서거는 나라의 불행이며, 동시에 이 나라 민주주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비극적 사건이었다”고 운을 뗀 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검찰의 과잉 수사와 이 정부의 정치 보복에 의한 정치적 타살이다. 특히 우리 민주당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진상조사를 위한 국정조사와 특검, 검찰개혁과 국정기조 전환을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정부․여당은 끝내 외면하고 말았다.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사건이 유야무야될 수는 없다. 우리 민주당은 어떤 경우에도 이 문제 해결의 끈을 결코 놓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초심을 잃지 않고 끈질기게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전 국민의 시선이 주목된 가운데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이 원내 대표 발언의 초점은 “노무현 사망=이명박 정부의 정치 보복에 의한 정치적 타살”에 맞춰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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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래 원내 대표의 발언에는 정치적 복선에 깔려 있는 듯 했다. 그는 이 문제를 공론화하면서 그 무게를 민심에 기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 때는 봉하마을을 찾은 국민이 100만명을 넘어섰고 전국의 분향소에서 조문한 이도 100만명에 육박, 민심이 출렁거렸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했는지, 이 원내 대표는 민심이 이명박 정부를 떠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명박 정부를 “지켜야 할 보수적 가치는 외면하고, 버려야 할 구습만 고집하는 ‘사이비 보수’, ‘부도덕한 수구세력’”이라고 규정했다. 임기 중반으로 들어서는 현 정권의 약점부분을 공격한 것이다.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레임덕 현상을 염두에 둔 셈이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출범 1년 8개월이 지났다. 그런데 국민들은 ‘이제 겨우’냐고 반문한다. 임기 절반도 지나지 않은 정권에 대해 지긋지긋하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지금 민심은 속속 정부․여당을 떠나고 있다. 10.28 재보궐선거 결과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유는 분명하다. 국민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불안하기 때문이다. 이 정부를 믿지 못하겠기 때문”이라고 공박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서는 지난 10.28 재보궐 선거에서도 큰 쟁점이었다. 특히 박희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출마-당선한 양산 재보궐 선거전에서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불거졌다. 유시민 전 장관은 지난 10월 14일 “전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폭군을 심판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그는 민주당 송인배 후보 지지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 1년 만에 전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폭군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퇴임후 걱정?
필자는 지난 6월 1일 발표한 “정치보복의 악순환 이명박은 어찌할꼬?” 제하의 기사에서 정치보복문제를 다뤘다. 그 이후 이 사건과 관련, 정치적인 큰 변화가 없었다.(다음은 필자의 글을 재수록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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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도 벌써 이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5월25일자에서 한국의 문정인 교수의 말을 인용보도 했다. 이 신문은 “정치적인 ‘피의 복수(vendettas)’가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만료되는 2012년까지 끝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일부 지지자들은 이 대통령이 퇴임하면 후임 대통령에 의해 똑같은 공격을 받게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반 국민들도 노 전 대통령의 자살에 검찰이 미친 영향이 크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국민장, 준 국장으로 치러진 5월 29일까지의 장례기간에 대한문 앞의 분향소 근처인 덕수궁 돌담에는 검찰을 비판하는 글들이 나붙었다. 그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비판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 내용이 너무 강해 격문 수준의 글이지만, 이런 글들은 어쩜 민심의 모음일지 모른다. 많은 추모 글 사이사이에 검찰을 비판하는 글들이 나붙어 정치색이 더해졌다.
“정권의 개 검찰 반성하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는 검찰이 공모한 정치적 타살” “명박이 한테 막가파식 충성을 한 명박이의 하수인 검찰” “대한민국 검찰은 죽었습니다” “대통령 자살하는 나라 싫다, 타살이다” “검찰총장 저승사자보다 더 더럽고 무서운 이!” “검찰은 노대통령을 죽이고 이명박은 국민을 죽였다“ ”학살 검찰 양심 있으면 자폭하라“ “떡검은 사법살인” “검은 집에서 사는 개와 하이에나가 이 땅에서 사라진다”
검찰을 비판하는 이 같은 내용들은 시민들이 쏟아낸, 일종의 걸러지지 않은, 날카로운 내용을 담은 준론(峻論)들이다. 이 사건을 깊이 보는 시민의 일부는 어쩜 盧사망=검찰사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양이다. 일부 시민들, 적어도 격문을 붙인 당사자는 검찰보기를 “권력의 개“나 ”대통령의 하수인” 또는 “저승사자보다 더 더러운 존재”로 보고 있다. 盧장례 이후 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수사라인 교체를 들고 나왔다. 민심이 이럴진대 더 이상 검찰정치를 구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최근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 국정원을 약화시킴으로 검찰이 최고 막강한 국가기관이 됐다고 분석하는 글을 내보냈다. 견제할 기관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무소불위의 검찰이 노무현의 자살에 일조했다는 지적인 것. 한때 조선일보는 국정원장이 검찰 고위 간부에게 노 전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하게 해달라고 조언했다는 기사를 톱기사로 내보낸 적이 있다. 그런 협조요청이 언론에 새 나올 정도로 검찰은 막강파워의 집단이 돼 있다. 이번 노 전 대통령 자살사건을 계기로, 검찰의 기구축소나 위상조정이 도마 위에 오를 게 뻔하다. 이런 민심흐름에서 검찰도 몸조심을 할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민주당 검찰을 정조준하다
한편 노무현의 사망과 관련, 민주당은 정치보복의 여론화와 검찰의 개혁에 불을 당길 준비를 끝마쳤다. 이강래 원내 대표는 ‘검찰개혁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의, 향후 수순이 무엇인지를 말해준 것. 이 원내 대표는 이와함께 ‘대통령 사돈게이트’인 효성그룹사건의 재수사도 촉구했다. 이 사건 역시 검찰과 맞물려 있다. 효성사건에 대해 “이것은 명백한 ‘대통령 사돈 게이트’이다. 민주당은 검찰에 효성 그룹의 모든 비리 의혹에 대하여 철저한 재수사를 촉구한다. 만약에 검찰이 이 정당한 요구를 무시할 경우에는 국정조사와 특별검사제를 실시하여 국민적 의혹을 끝까지 파헤칠 것”이라고, 검찰을 정조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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