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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냄새 맡으면 쏜살같이 달려 나가

자본주의라는 정글에서 살아남는 하이에나이고 싶다

문일석 시인 | 기사입력 2009/11/24 [16:57]
최근에 쓴 시 입니다
 
하이에나 처럼
 
킁킁거리며 초원을 배회하다
피 냄새를 맡으면
쏜살같이 달려 나가는

건장한 물소를 자빠뜨려
덥석덥석 살점을 뜯고 있는
사자를 향해 대드는 하이에나

이빨 갈고 으르렁대며
단숨에 잡아 죽일 듯
하이에나를 공격하는 사자

혼자가 아니라
무리로 사자에게 돌진하고
강한 턱뼈로 물어뜯는
하이에나 떼들

간담 서늘한 괴성으로
상대의 기를 죽이고
아슬아슬 물러서기도 하며
기진맥진할 때까지
피투성이 싸움판을 벌여 나가지
 
지칠 대로 지친 사자는
먹잇감을 놓아둔 채
꼬리를 내리고 퇴각하고 말지

유약한 사자나
병든 사자는 잡아먹히기도 하지

썩은 고기를 먹는 놈이다,
남이 사냥한 고기를 빼앗아 먹는 비열한 놈이다,
달을 보고 짖어대는 정신이 이상한 놈이다

온갖 조롱을 견뎌내며
아프리카 정글에서 살아가는 하이에나

한번 뿐인 삶을 걸고
절대 강자에 도전
끝내, 승리를 쟁취해내는

피와 땀과 눈물이 얼룩진 몸으로
초원을 향하여 포효한다네

사자한테 물어뜯긴 상처를 혀로 핥으며
뼈 속까지 쓰리게 느껴지는
통증을 참아내며

오늘도
정글을 누비는
하이에나의 웅혼(雄魂)이여.

나는 자본주의라는 정글에서
살아남는 하이에나이고 싶다.(11/24/2009)
moonilsuk@korea.com

*필자/문일석 시인.

 
▲ 문일석   시인 ©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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