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1월 4일, 모르는 분으로부터 한통의 안타까운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부산의 한 기업에 근무하는 한승엽이라는 분의 이메일이었습니다. 이 편지를 읽고 가슴이 따뜻한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필자는 지난해(2009년) 12월 23일 한 편의 격앙된 칼럼을 쓴 적이 있습니다. 다시 소개합니다.
의로운 군인을 동물버리듯 유기한 국방부
-자신의 목숨을 바쳐 어린이를 구한 의로운 하사를 변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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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수송사령부 항만운영단, 제53보병사단 헌병대와 유족 등에 따르면, 신 하사는 이날 자전거를 타고 약 40km의 속도로 트랙을 돌던 중 갑자기 트랙(자전거 전용 트랙, 즉 벨로드롬 이라는 원형 구조의 트랙)으로 뛰어드는 어린이를 보고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급브레이크를 잡았다. 이때 자전거의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 넘어지게 됐다. 그는 사고 순간, 낭떨어지로 떨어졌고, 머리를 크게 다쳤다. 이 사고로 신 하사는 두개골 골절 및 뇌출혈 등의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신 하사는 그 사고로 이 세상을 떠났고, 국가는 그에게 아무 것도 배려 해주지 않았다. 국방부 소속인데도 그런 대우를 받지 못하고 죽은 동물 버려지듯 버려졌다.
신 하사의 사망 원인을 들여다보면 국방부가 그의 죽음을 애써 축소할 일이 결코 아니었다. 군인신분이었던 신 하사는 탈영한 군인이 아니라 합법적인 군인 자격으로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트랙 앞에 어린 아이가 나타났다. 그가 인정사정 보지 않고 어린아이를 향해 돌진, 부딪쳤다면 자신의 생명을 잃는 사건을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일본에 유학갔던 한 한국인 젊은 학생이 지하철 철로 쪽으로 떨어져 위기에 처했을 때 뛰어 들어 그의 목숨을 건지고 자신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었다. 그는 이 사건 이후 수많은 일본인들로부터 존경을 받게 됐다.
우리나라 군인은 전쟁이 일어났을 시 국가를 지키기 이해 일정 기간 군에 복무한다. 병역의무제이기 때문이다. 신 하사 역시 국민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에 복무 중이었다. 국방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에 입대한 군인이 군에 복무하면서, 전쟁이 아닌 평상시에 자신의 생명보다 먼저 타인의 생명을 구하고 자신의 목숨을 버렸다면, 이는 존경 받아서 마땅한 군인일 것이다. 신 하사는 그런 군인이었다.
그런데 국가는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도 어린아이를 구한 신 하사, 그를 위해 아무 것도 해주지 않고 있다. 신 하사, 그가 휴일에 자전거를 타다 사망했다 해도 그는 군인이었다.
이와 관련, 신 하사의 유가족 측은 휴일에 자전거 사고로 사망한 하사관 유족들이 군인으로서 생을 마감한 점을 감안, 군 당국에 국군묘지에 안치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의 아버지 신성범씨(한국불교 근본 해동종 총무원장 정일스님)는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아들은 군인으로서 자부심이 컸다. 개인적인 사고로 사망하게 됐으나, 국가에서 아들의 억울한 부분을 조금이나마 알아주길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군대가 아니었다면 충주에 살던 아들이 군대가 위치한 부산으로 갈 일도 애초에 없었다"며 "일정 부분 군대에서 보상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눈물을 흘렸다. "순직처리라도 해줘야 아들의 명예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아들의 사망 이후 소속부대인 항만운영단 662대대를 찿아가 수차례에 걸쳐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신씨에게 돌아온 답은 "(신 하사의 경우)휴일에 사고가 난 만큼 국군묘지 안치나 순직처리가 곤란하다"는 일관적인 답변만 들을 뿐이었다고 한다.
아버지 신씨는 아들을 군에 보냈다. 그런데 아들이 싸늘해진 사체로 돌아왔다. 그의 눈에서는 눈물만이 하염없이 흘렀다. 그의 아들은 전쟁터가 아닌 일상의 생활 속에서도 군인으로서 군의 명예를 더럽히지 않기 위해 자전거에 뛰어든 아이를 살렸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목숨을 희생시켰다. 당연하게 군인의 명예가 존중되었어야했는데 그저 싸늘한 시신만이 그 앞에 놓여 있었다. 아내와 함께 울고 또 울었다. 아들 시체를 그냥 땅에 묻긴 했어도, 나라를 위해서라도 아들의 명예, 군인의 명예를 되찾아주고 싶었다. 본지 기자를 만난 그는 그냥 울기만 했다.
신 하사는 국방의무를 수행 중이었다. 그리고 살신성인 했다. 자전거 전용도로 뛰어 들어온 어린 아이가 사고유발의 원인이었다. 그는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그 아이를 보호했고,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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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장관은 마땅히 의로운 행동을하다가 사망한 신 하사의 사체 앞에서 고개 속여 명복을 빌었어야 했다. 그런데 신 하사가 속한 대한민국 군은 신 하사의 사체를 가족에게 넘기는 것으로 이 사건을 종료했다.
신 하사는 국민의 4대 의무 중의 하나인 국방의무를 다 하려고 군 입대해서 복무 중이었던 군인 신분이었다. 그런 그를 동물 버리듯 유기한다면 어떤 부모가 안심하고 아들들을 군에 보내겠는가? 자신의 하나뿐인 생명을 바쳐 어린 아이를 살린 의로운 군인을 내치는 군이라면 무엇 때문에 군이 존재해야 하는가?
확대 해석하면, 의로운 군인을 동물 버리듯 유기한 국방부다. 그러한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의로운 군인이었던 신 하사의 사망에 대해 재심의 기회를 스스로 만들기 바란다.
moonilsuk@korea.com
이상은 필자가 지난해 12월 23일자 브레이크뉴스에 올린 칼럼입니다. 그런데 이 칼럼을 본 한상엽이란 분이 필자한테 이메일을 보내온 것입니다. 자세히 읽어보니 그 분은 고 신종택 하사의 사고 당시, 헌병 수사기록에 나오는 10세 아동의 아버지였습니다. 이 이메일의 전문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한상엽씨가 보내온 이메일 전문
문일석님께~사고 당일(10/25/2009)의 상황은 기사에서 언급 하신 내용과 거의 동일합니다만, 저의 입장에서 한번 더 정리하여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1.가족 상황=10/25(일)은 저희 가족 4명(저희 부부, 아들(13세), 딸(10세))과 이웃집 가족 4명(부부 아들(13세), 딸(11세)이 삼락 공원에 갔습니다. 저희 가족과 이웃은 벨로드롬 경기장 바깥 인근(약10m 이내) 잔디밭에 그늘 막과 자리를 펴고 오후 1시경부터 사고 당시까지 머물렀습니다. 저와 저희 이웃은 벨로드롬 경기장 주변의 잔디밭에서 야구 놀이도 하고 주변을 왔다 갔다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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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군 관련자 분께 요청 드립니다=10월 25일(2009년)의 사고는 워낙 갑작스럽고 순식간에 일어난 황망한 일이나, 고 신택종 하사님께서는 저희 딸아이와의 충돌을 피하려는 분명한 보호 의지를 가지고 대처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군인이자 어른으로서 어린 저희 딸아이의 보호를 앞세워 의롭게 돌아가신 고신택종님의 선의의 뜻을 군 당국에서도 높이 평가해 주실 것을 간청 드립니다. 한승엽 드림(seungyeob.han@doosan.com)
한승엽씨는 이메일의 결론에서 “사고는 워낙 갑작스럽고 순식간에 일어난 황망한 일이나, 고신택종 하사님께서는 저희 딸아이와의 충돌을 피하려는 분명한 보호 의지를 가지고 대처 하였다고 생각합니다”고 강조하면서 “한 사람의 군인이자 어른으로서 어린 저희 딸아이의 보호를 앞세워 의롭게 돌아가신 고 신택종님의 선의의 뜻을 군 당국에서도 높이 평가해 주실 것을 간청 드립니다.”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물론 필자인 제가 어찌할 수 없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고 신택종 하사의 의로운 죽음에 대하여 국방부가 할일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방부 장관, 당신이 그런 상황에 빠졌다면 어찌하겠소! 국방부 장관님께 공개적으로 말씀 드리건데 고 신택종 하사는 평화시에 군인이 어떠해야 되는지를 가르쳐 주고 이 세상을 떠난 아름다운 군인입니다. 아름답게 죽어간 그의 영혼을 위로해 주시기 바랍니다. moonilsuk@kore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