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12명의 의원들이 공동 발의한 ‘친수구역활용특별법안’에 대한 환경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법안 발의자들은 “국가하천 주변지역의 난개발을 방지하고, 공공복리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환경단체는 “법 위의 법인 특별법으로 4대강 주변 개발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법이라 하천 주변의 난개발로 수생태와 수질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법 제정을 막고 있다.
무분별한 개발이 없을 것이라던 4대강 사업이 전국 곳곳에서 분란과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 친수구역활용특별법이 가져올 악영향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4대강 주변 개발 위한 특별법
현재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는 한나라당 백성운 의원이 대표 발의한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안(이하 친수구역활용특별법안)’이 접수, 심사 과정에 있다.
이 법안은 지난 1월 백성운·정두언·김정권·안효대·조진래·권택기·송광호·정태근·나성린·강길부·강승규·김성수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의 공동 발의로 국회에 제출됐다.
백성운 의원을 비롯한 법안 발의자들은 “국가하천의 주변지역을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조성·이용해 난개발을 방지하고, 그에 따른 이익을 하천의 정비 및 관리 등에 활용해 공공복리 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며, 특별법안 제안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환경운동연합 4대강 특위는 “(이 법안은) 4대강 사업으로 손실을 입은 수자원공사의 이익 보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고, 이 법이 통과되면 하천 주변을 난개발해 수생태와 수질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친수구역활용특별법안’은 언 뜻 보면 국가하천 저변의 난개발을 막고, 공공복리 증진에 기여한다는 좋은 취지를 갖고 있다.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들 역시 강변의 난개발을 막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필요한 법안임을 강조하고 있다.
김대진 보좌관(백성운 의원실)은 2월24일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환경단체의 주장을 일축했다. 김 보좌관은 또 “환경단체 관계자들의 발언은 자신들의 주장일 뿐이며, 난개발을 부추긴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히려) 난개발을 막고 체계적인 개발을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두는 것”이라며, 법안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하지만 법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재 진행 중인 4대강 사업 대상지가 포함된 국가하천 주변 2㎞의 개발을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임을 알 수 있다. 나아가 법위의 법인 특별법으로 제정, 걸림돌로 작용될 다양한 관련법들을 초월할 수 있도록 해 일사천리로 진행시킬 수 있도록 한 법안이다.
때문에 “(법안은) 국가하천 주변의 개발권을 보장해주며, 일대를 난개발해 생태계의 심각한 파괴를 부추길 소지가 다분하다”는 환경운동연합측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김 보좌관은 “(특별법으로 제정한 이유는) 친수구역 활용과 관련해 관련법들이 너무 많다. 관련법들을 다 고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친수구역 활용 독인가? 약인가?
‘친수구역활용특별법안’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 이를 방증하듯 민주당 김진애 의원실, 민노당 홍희덕 의원실,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는 지난 2월24일 환경재단에서 법안이 과연 독인지 약인지를 진단하는 토론회를 열고,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주도로 발의된 이 법안은 국가하천 주변의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국가하천의 하천구역 양안 2㎞를 친수구역으로 지정하고, 주거·상업·관광시설 등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담고 있다.
그리고 친수구역 조성사업은 국가·지방자치단체,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그리고 지방공사 중 국토해양부장관이 지정하는 자가 시행토록 하고 있다. 친수구역 지정·변경·해체는 친수구역조성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이와 관련, 환경운동연합측은 “수자원공사를 사업시행자로 우선 지정하고, 여기서 생기는 개발이익으로 8조원을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 법안은) 22조원의 막대한 예산 중 8조원을 수자원공사에게 넘겨 사업비가 줄어든 것처럼 눈속임을 한 정부가 8조원을 거둬들일 방법이 없는 수자원공사의 이익 보전을 위해 만든 법이며, 법 위의 법인 특별법으로 4대강 주변 개발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법”이라고 단정했다.
앞서 수자원공사는 투자비 회수방안도 제대로 수립하지 않은 채 8조원에 이르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참여를 결정했었다. 때문에 수자원공사 내부에서도 회수방안이 없다는 우려가 상당했다.
지난해 열린 수자원공사 이사회 당시 일부 이사들은 “4대강 사업 자체로는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수변지역 개발을 통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변지역 중 수익성이 있는 사업지구를 선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또 “투자비 회수가 가장 중요한 쟁점이며, 집행부가 다각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수자원공사가 4대강 사업을 자체사업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중장기 전략과 배치될 뿐만 아니라 법적·절차적으로 중대한 하자가 있고, 이런 사실을 알면서 4대강 사업에 8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수자원공사 경영진은 업무상 배임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민주당 김성순 의원은 지난해 국감 당시 “사장을 비롯한 수자원공사 경영진이 법률적·절차적으로 중대한 하자가 있고, 차입금의 급증과 재무구조의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에 8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자금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은 고의에 의한 업무상 배임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수자원공사 경영진은 4대강 사업을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것에 대해 법률적 자문을 받고, 내부적으로도 ‘자체사업 추진곤란’으로 의견을 모았음에도 불구하고, (2009년) 9월28일 이사회에서 4대강 사업을 자체사업으로 추진하는 내용의 ‘4대강 살리기 사업 시행계획안’을 상정, 의결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영진은 구체적이고 명확한 투자비 회수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4대강 8조원 투자를 의결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나아가 “수자원공사 경영진은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의결한 ‘4대강 살리기 사업 수공 참여방안’에 의거해 ‘투자비는 원칙적으로 주변지역 개발 등의 수익사업을 통해 회수하되, 부족한 부분과 금융비용 전액은 정부에서 지원’한다는 불확실하고 막연한 ‘투자비 회수방안’을 제시하였을 뿐”이라며 “수공의 4대강 사업 투자계획은 2010년 3조2000억원, 2011년 3조8000억원, 2012년 1조원 등으로 아주 구체적이며 채권발행을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도 마련한 반면, 투자비는 언제까지 어떠한 방법으로 회수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따졌다.
이러한 정황은 특별법안이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기보단 개발을 통한 수익 창출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고, 아울러 과연 ‘법안이 독인가 약인가’란 논란을 키우고 있다.
4대강 사업과 흡사
또한 ‘친수구역활용특별법안’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일 경우 허가를 받지 않아도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고 명시해 놓고 있다. 때문에 대통령이 뜻하는 친수구역 내에서의 사업은 법적 제어장치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측은 “기획재정부장관이 정한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국가재정법 시행령을 바꿔 온갖 평가와 절차들을 뛰어넘어 전광석화처럼 추진되고 있는 4대강 사업과 매우 닮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4대강 주변이 난개발 될 경우 오염원들이 여과 없이 강으로 흘러들어 강의 수질과 특히 상수원의 심각한 오염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측은 “4대강 사업을 위한 토목 특별법이 될 ‘친수구역특별법안’의 입법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법안 발의자들은 “난개발을 막고, 공공복리 증진에 기여할 것”이란 주장을 계속 펼치고 있다.
계속되는 4대강 사업 문제 제기
‘친수구역활용특별법안’이 국가하천 주변의 난개발을 불러올 것이란 논란이 커지는 이유는 현재 진행 중인 4대강 사업에서도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법안 반대론자들은 “4대강 살리기 사업 현장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향후 친수구역 개발에 따른 문제가 왜 발생하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질과 생태계가 좋아질 것이며, 막무가내식 개발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준경 낙동강네트워크 사무처장은 낙동강 권역의 4대강 사업과 관련된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 사무처장은 우선 송원리댐 건설로 인한 피해가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송원리댐 건설로 곡창지대인 이산·평은 두 지역이 수몰돼 밭농사를 제외하고도 논농사 손실액만 약 40억원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 사무처장은 또 “송원리댐으로 인한 모래의 공급·퇴적·침식 등의 평형이 깨져 회룡포 등 수만 년 동안 형성된 자연경관이 훼손되고, 식수댐이 아니라 하지만 대구의 식수로 송원리댐 물을 이용하자는 계획이 본격화하고 있어 향후 영주는 수변보호구역 지정 등 이런저런 개발 제한에 묶여 지역발전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국토해양부가 수리모형 실험이 끝나기 전에는 보에 대한 본공사를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수리모형 실험 없이 2월 초부터 본공사를 시작하고 있다”며, 지난 30년간 수리모형 실험 없이 대규모 공사가 진행된 사례가 없음을 강조했다.
나아가 “현재 보 본공사가 시작된 상황에선 수리모형 실험결과에 따라 보의 규모나 형태, 위치변경 등이 문제가 되더라도 본공사를 변경하기 곤란하다”며 “구미보의 경우 9월 수리모형 실험결과가 제출될 예정이나 본공사가 시작됐고, 합천보는 5월 완료 예정이나 모형 제작도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 낙동강 유역 문화재 조사를 졸속으로 해 역사문화 원형을 파괴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 사무처장은 “지난해 9월부터 낙동강 권역 71곳 1100만㎡를 대상으로 19개 발굴기관이 참여했지만 성과가 나타난 곳은 현재 ‘양산 증산리·물금리 유물산포지’ 한 곳뿐”이라며 “국토해양부 ‘4대강 문화재 지표조사 보고서’에선 사업지 인근 500m 이내 162곳이 문화재 조사 대상이지만 대상지역이 축소되고 나루터 중심 표본 시굴조사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함안보 인근 주민 김창수씨 역시 “함안보가 생김으로써 장마 때 여태껏 일어나지 않았던 침수 대참사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영산강 공사장 인근 농경지 침수
최근 영산강 죽산보 공사장 인근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최지현 국장(광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월12일 죽산보 공사장 인근 농경지에 35mm의 겨울비가 내렸고, 죽산보 공사 물막이와 터파기 공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우회 물길 관로를 부유물질이 가로막아 물이 흐르지 못하고 역류해 지천이 범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최 국장에 따르면 피해지역은 나주시 다시면 죽산리·신석리·가흥리로 15.7㏊의 논이 침수됐다. 이에 주민들은 피해에 대한 즉각적인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향후 장마 등 우기 시에 문제가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하며, 보 건설의 타당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영산강 6공구 승촌보 공사로 인한 주민과의 마찰도 상당하다. 현재 생태공원 조성을 목적으로 한 승촌보 공사 인근 농경지 수용을 두고 주민들은 생계 대책의 막막함을 호소하며 수용에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 국장은 “적극적인 반대를 펼치는 주민에게 국가정보원 직원이 전화를 해 반대하지 말 것을 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측은 승촌보 공사 때문에 수위 상승으로 인한 농지 침수와 홍수 시 범람 우려가 높아지고 있고, 지역 공동체까지 파괴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강·금강도 비슷한 상황
이항진 집행위원장(여주환경운동연합)은 “(4대강 사업을 진행하는) 현장에서는 새벽까지 불을 밝히며 공사를 강행하고 있고, 강바닥을 폭파하고 밤새워 흙을 나르고 영하 10℃가 넘어도 시멘트를 타설하고 있다”면서 “공사를 밤낮없이 진행해 오는 6월까지 공사의 상당 부분을 완성해 공사를 되돌릴 수 없다는 기정사실화 전략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한강의 홍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이포보·여주보·강천보 3개의 보를 설치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집행위원장은 3개의 보 건설이 오히려 홍수 위험을 더 크게 만들고, 안개로 인해 농업생산에 커다란 장애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여주보의 건설은 세종대왕릉·효종대왕릉의 경관을 훼손해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음을 상기시켰다. 실제로 세종대왕릉과 효종대왕릉은 세계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고, 그 인근에 여주보가 들어선다.
이 집행위원장은 “여주보의 건설은 경관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게 되며, 이는 세계문화유산에서 삭제되는 수모를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아가 “넓은 지역을 정밀 조사해야 함에도 문화재가 없을 만한 곳을 ‘포클레인으로 파헤쳐보고는 문화재가 없다’라고 하는 수준의 조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부실한 문화재 조사도 꼬집었다.
팔당주민들의 반발도 상당하다. 팔당지역에서 유기농 농사를 짓는 한 주민은 “팔당 농민들은 사력을 다해 4대강 사업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팔당지역 주민들은 수도권 최대 친환경유기농업 단지의 붕괴를 우려하고 있고, 지난 2월24일 한강 9공구 사업을 위한 공권력 투입에도 맞섰다.
금강유역 역시 한강과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1월26일 공주지역 금강 정비사업 현장과 불과 1㎞ 내외 지점에서 물고기 수천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박정현 사무처장(대전충남녹색연합)은 “(이 사고는) 금강 골재채취 공사 중 임시제방으로 물길을 막은 곳에서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금강 정비로 멸종될 동식물이 19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사무처장은 또 시민경제연구소의 자료를 인용해 “4대강 살리기는 수도권 규제완화, 감세로 인한 지방세 감소를 무마하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