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대의 살인 행각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 2월15일 돈을 빌려 달라고 요구하는 여자친구를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차에 싣고 3일간 출퇴근한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했으며 2월17일에는 인터넷 게임만 한다고 나무라던 어머니를 아들이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일이 발생해 국민들을 경악하게 했다.
20대의 살인이 급증하고 있다. 돈을 빌려 달라고 요구하거나 헤어지자는 여자친구에게 화가 나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살인뿐 아니라 알몸 동영상을 유포하거나 자살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20대의 터무니없는 범죄도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육체적으로는 성인이 돼 자유가 보장되지만 정신적인 면은 아직 미숙해 20대 범죄 비율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홧김에 여친 목 졸라 살해
지난 2월15일 6시경 군산의 한 모텔에서 직장인 최모(25)씨는 휴일의 마지막을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아침부터 돈을 요구하는 여자친구 박모(37)씨에게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며칠 전에도 박씨가 “카드빚을 갚아야 한다”며 돈을 요구해 100만원을 빌려줬는데 그새 다 썼는지 다시 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뻔뻔하게 꺼냈기 때문이다.
최씨가 불쾌한 심정을 드러내며 항의하자 오히려 박씨가 큰소리 치며 화를 내 말다툼으로까지 번졌다. 이에 울컥하고 치솟는 화를 참지 못한 최씨는 박씨에게 덤벼들었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박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였다.
박씨가 죽은 것을 확인한 최씨는 겁이 덜컥 났다. 꽃다운 20대를 감옥에서 썩을 수 없다고 생각한 최씨는 일단 시신을 숨기기로 결정했다. 최씨는 시신을 안아 모텔에 세워둔 차 옆 좌석에 실었다. 다행히 이른 시각이어서 들키지 않고 모텔을 나올 수 있었다. 인적이 드문 곳까지 이동한 최씨는 시신을 트렁크로 옮기고는 사흘 동안 그 상태로 회사에 출퇴근했다. 사흘째 되던 날 최씨는 익산시 부송동의 한 터미널에 자신의 소나타 승용차와 함께 버려 놓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죄책감과 두려움에 최씨는 친구에게 범행 사실을 털어놓았고 친구의 설득으로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솟는 화를 억누르지 못하고 여자친구를 살해한 사건은 또 있었다. 생일을 맞은 박모(24)씨는 지난해 12월14일 여자친구인 조모(26)씨가 성관계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얼굴을 수차례 때리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부산 모 대학 휴학생인 박씨는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한 모텔에서 여자친구와 생일파티를 한 후 성관계를 가지려고 했으나 조씨가 이를 거부하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박씨는 조씨를 살해한 뒤 집으로 돌아가 범행 사실을 가족에게 털어놨으며 가족의 설득으로 경찰에 자수했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여자친구가 여러 차례 헤어질 것을 요구했으며, 생일파티를 하면서도 계속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해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애증으로 변한 애정
여자친구의 이별통보에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었다. 부산금정경찰서는 1월26일 헤어진 여자친구의 알몸을 담은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정보통신망법 등 위반)로 a(2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 여자친구 b씨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 데 앙심을 품은 a씨는 지난해 10월 휴대폰에 저장된 b씨의 알몸 동영상을 b씨의 현재 남자친구 직장의 공개 이메일에 발송해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울산에서는 통영으로 내려간 여자친구를 따라가기 위해 택시를 훔친 중국집 배달원 c(28)씨가 불구속 입건됐다. 울산남부경찰서는 1월15일 “c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3시께 자신이 일했던 울산 남구의 모 택시회사에 복면을 쓰고 들어가 열쇠보관함 속 열쇠를 꺼내 회사 영업용 택시를 훔친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가 택시를 훔친 뒤 4시간가량 울산 시내에서 택시 영업을 하며 6만3000원을 벌은 점, 택시 내 설치돼 있는 블랙박스까지 떼 버리는 치밀함 등으로 미뤄보아 다른 목적으로 택시를 훔친 것은 아닌지 조사 중에 있다.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한번만 만나달라고 ‘조르다’ 20대 남성의 자살로 이어진 터무니없는 사건도 있었다. 지난해 6월8일 오전 5시경 여자친구가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양교에서는 오모(24)씨의 자살소동이 벌어졌다. 만취한 상태에서 여자친구 집에 찾아가 경적을 울려대다가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양1교 중간 지점 난간에서 4시간가량 자살 소동을 벌이던 오씨는 타고 온 투스카니 승용차를 몰고 10m 아래 강물로 돌진해 추락했으며 강바닥에 가라앉은 차량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결국 숨졌다. 오씨는 투신 전인 오전 1시께 “여자친구를 만나게 해달라”고 자살 소동을 벌이다 여자친구가 이를 거부하자 차량을 몰고 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그만해” 꾸중 엄마 살해
경기도 양주에서는 온라인 게임을 하는 아들을 꾸중한 어머니가 살해당했다. 아들 오모(22)씨는 평소 “인터넷 게임 좀 그만하라”고 꾸중하는 어머니에게 앙심을 품고 지난 2월7일 오후 1시쯤 자신의 집에서 마스크와 모자를 착용한 뒤 공구통에서 둔기를 꺼내 안방에서 낮잠을 자던 어머니의 머리를 향해 수차례 내리쳐 숨지게 했다. 어머니의 시신이 설을 맞아 찾아온 오씨의 형에게 발견되기 전까지 오씨는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오씨가 범행 직후 시신이 있는 안방 문을 잠근 뒤 거실에서 4시간가량 tv를 시청했으며, 어머니 지갑에서 신용카드 3장을 훔쳐 들고 나와 의정부 시내 pc방에서 또다시 게임을 했다고 밝혔다. 사건을 담당한 강기준 수사과장은 “살해 후에도 샤워를 하고, tv를 시청하는 등 죄의식을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