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9일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윤여탁 교수가 국립국어원의 의뢰로 작성한 ‘교사의 국어능력 실태조사’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013명의 국어능력이 65%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맞춤법·띄어쓰기·단어의 적절성·문장의 완전성 등을 평가한 20문항 중 평균점수가 12.99점으로 나타나 국어 재교육이 시급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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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국어능력 65점
지난해 8월 전국 초·중·고 교사 2013명을 대상으로 국어 맞춤법, 단어, 문장, 텍스트 4개 분야의 총 20문항(각 1점)에 대해 시험을 치렀다. 결과는 12.99점. 백분율로 계산하면 65%에 해당된다. ‘창의적 학급 경영 연수를 통하여 교사의 전문성 신장에 기여하고, 다양한 학급 경영 방법을 익혀 창의적인 학급 운영 능력을 ____한다.’에 적절한 단어를 넣는 문제에서도 정답인 ‘배양’을 고른 교사는 60%에 불과했다. 평가 분야별 성취도는 단어 78.2%, 텍스트 66.1%, 문장 61.4%, 맞춤법 60.4% 등이었다.
담당 교과별로는 국어과 교사들의 성취도가 73.6%로 과학(59.48%), 수학(62.37%) 등 다른 교과에 비해 10%가량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비교집단인 공무원 143명 역시 일반인에 비해 국어 소양이 높고 국어 학습에 열의를 가지고 있는 집단으로 평가됐지만 교사 국어 소양 평균 65%보다 10%가량 떨어지는 55%에 그쳤다. 이런 결과는 교육현장의 규범적 언어와 일상 언어가 크게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윤 교수는 보고서를 통해 “교사의 점수가 낮은 것은 교육현장의 규범적 언어와 일상생활의 언어가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현재 비국어 교과 교사들은 국어 어문 규범이나 단어와 문장 사용 등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범대 교육과정이 교과 지식과 교육학 위주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이들이 이와 같은 내용을 교육받기는 쉽지 않다”며 “학교 내에서 자주 작성하게 되는 각종 문서 작성 방법을 중심으로 이와 같은 내용을 좀더 체계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면 위와 같은 여러 오류들의 발생 빈도는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어에 대한 재교육 필요
시험지, 가정통신문 등 교사들이 작성한 문서의 오류 역시 심각한 수준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전북·경북 지역의 총 9개 학교에서 생산한 공문, 시험지, 가정통신문, 교육 계획서 등의 문서를 분석한 결과, 기본적인 맞춤법과 띄어쓰기 오류 외에도 전체적으로 어색한 문장이 많이 발견됐다고 분석했다. ‘요약적’이라는 국어로 사용할 수 있는 부분에서도 ‘다이제스트’라는 표현을 쓰는가 하면 ‘활동에의 생각’ 등 무리하게 요약해 표현하다 보니 문장성분이나 내용이 과도하게 생략되거나 주어와 목적어 사이에 호응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더구나 가정통신문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쓴 글인 만큼 높임 표현이 많았는데 ‘아뢰올 말씀은’ 등의 표현이나 상대 높임 선어말 어미인 ‘-시-’가 남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교사가 작성한 가정통신문은 학부모의 국어사용 환경을 구성하는 요소가 되는 만큼 교사들이 정확한 단어를 사용하고 자연스러운 문장을 구사하는 것은 중요하다. 학생들의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지 역시 수업 시간에 학습한 내용이므로 교사와 학생이 동일한 배경지식이 있다고 판단해 문장 성분을 과도하게 생략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맞춤법 중 띄어쓰기에 대한 오류 빈도가 가장 높았는데 윤 교수팀은 이를 “교사들이 문서를 작성할 때 띄어쓰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며 기본적인 단위가 되는 단어 혹은 낱말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윤 교수팀은 “교사들이 학교 현장에서 각종 직무를 수행하면서 다양한 국어 활동을 펼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러한 재교육 기회가 좀더 폭넓고 다양하게 제공돼야 한다”며 “국어 능력이 교사들의 교육 능력과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보긴 어렵지만, 교사가 학생의 역할 모델이 돼야 하는 만큼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국어능력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어 경시 풍조 때문?
윤 교수팀은 보고서를 통해 “일반인의 성취도는 아마 40% 전후로 훨씬 더 낮을 것”이라며 “띄어쓰기는 국립국어원의 맞춤법 규범과 교과서의 맞춤법, 신문 지면의 맞춤법이 전부 다를 정도로 체계화가 안 돼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글은 대부분의 한국인이 늘 사용하지만 그 문제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수가 오류를 범한다는 것이다. 한글에 대한 오류가 잦아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신모씨는 “회사에서 한글로 문서를 작성할 일은 많지만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매번 헷갈려 맞춤법 검사기를 이용하고 있다”며 “맞춤법 검사기도 한계가 있어 종종 오류가 나곤 하는데 그때마다 얼굴이 화끈거린다”고 밝혔다.
교사들의 국어능력이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에 대해 “최근 학계에 불고 있는 국어 경시 풍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전문가들은 “국어의 뜻을 정확하고 올바르게 알기 위해서는 국어사전이 필수이지만 교사도 국어사전을 보지 않고 학생들은 영어사전만 들고 다닌다”고 교육현장에 퍼져 있는 국어 경시 풍조를 비판했다. 국제화와 세계화에 치중해 외국어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커져가는 가운데 국어는 찬밥 신세라는 설명이다.
윤 교수팀은 “이번 연구 결과로 인해 교사들이 국어사용 실태에 대해 반성·점검하고, 개인별 국어 능력 발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법조인이나 직장인, 언론인뿐만 아니라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각 집단의 국어능력 실태조사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