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12월 31일 어렵게 국회를 통과한 2010년 예산안에는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추진 관련 예산 120억 원이 포함되어 있다. 이 예산은 이승만,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들과 관련된 것이다. 기본적으로 기념관(건립)과 기념공원, 관련 자료 정리 등에 소요되는 비용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 중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된 예산은 약 70억원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이 예산을 집행하는 주체들의 의도가 이 예산의 근본취지나 목적과 부합하지 않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예산은 전직 대통령들의 치적을 기리고 국민들에게 우리나라 정치 지도자로서의 철학을 길이 기억토록 하기 위해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던 당시의 역사적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를 수집, 분류, 보관, 전시하기 위한 용도에 해당되는 자금이다. 그런데 알려지기로는 일부 전직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이들이 주동이 되어 객관적 사실보다는 주관적 사실, '사실'이라기보다는 '주장'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는 자료 수집과 전시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경향이라면, 오히려 전직 대통령들의 치적을 기념하는데 필요한 자료라기 보다. 욕보이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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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추진 단체(대부분 재단법인의 형태를 띄고 있는데)는 동 예산 집행에 있어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의 두 정치 지도자 의미보다는 소위 '민주투사' 또는 '억압받는 민중의 영웅'이라는 이미지 형성에 주력하고 있는 듯하다. 말 그대로 동 예산은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에 쓰여져야 하는 것으로 100%로 대통령 재임기간중 벌어진 사안에 대해 한정되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적어도 대통령으로서의 치적이나 중요한 업적 위주로 우선 집행되는 게 옳다. 그럴 경우에만 국가 예산으로서 집행되어야 하는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업적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이들도 있겠지만 한편에서는 반론을 펼치는 이들도 만만치 않게 많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런 만큼 국가예산을 들여서 추진하는 사업에서는 당위성을 갖추어야 하며 무엇보다 국민의 혈세를 그렇게 논란이 분분한 용도에 사용케 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묘역부근을 가꾸는 데 10억원 넘게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묘지를 가꾸는 '조경'에만 그토록 많은 금액을 지출한다면 너무 지나친 감이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해당 예산이야말로 '자료수집과 분류'에만 사용되어도 모자란 감이 있다. 그런데 묘역을 가꾸는데 그 많은 돈을 쏟아 붓는다면 어불성설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유서를 통해 자신의 묘소에 작은 비석 하나만 세워달라고 했다. 이를 받아들였는지 모르겠지만 묘역부근을 가꾸는데 10억원이 넘는 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결코 가신 분의 유지에도 맞지 않는 것 같다. 반면에 이승만(30억원), 김영삼(20억원) 기념사업의 경우 기념관 건립에 주로 사용될 예정이어서 그 취지와 부합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과거 민주화 투사로서 한국 정치사에 남긴 위대한 족적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만큼 크다. 이는 이미 역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사실이다. 그런데 굳이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사업 예산을 재임시절 남긴 업적과 관련한 역사적 기록보다 과거의 민주화 운동 과정의 소위 민주투사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개인적 자료 수집에 사용(15억원)한다는 것은 근본 취지에 맞지 않은 감이 있다. 그런데 예산의 대부분이 쓰여진다면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의 원래 목적을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
해당 사업 추진 과정을 바라보는 대다수 국민들은 진실된 사실이 아닌 일부 집단의 아집과 정치적 야욕에 의해 우상화된 두 전직 대통령의 이미지를 보려함이 아니며 더군다나 그들 중 일부는 두 대통령을 아예 신격화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하니 21세기 선진 정치문화 구현과는 한참 동떨어진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생존해 있을 때는 호남민중의 신적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작고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미 역사적 인물임을 기억해야 한다. 오히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마음속 깊이 기리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두 분을 욕보이는 이런 식의 처사를 결코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가신 두 분도 결코 이런 식의 기념사업을 결코 바라시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다수 국민의 바람과 동떨어진 일부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추진 방향은 결코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이런 식의 기념사업 추진은 후손들에게 결코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없을 것으로 보여지는 만큼 지나치면 아니함만 못하다는 옛 교훈을 다시한번 상기 시켜주고 있다.
현실은 감성적일 수 있지만 역사는 냉철하다. 과거 역사를 정리하면서 감성에 치우쳐 자의적으로 서술하는 것은 곤란하다. 김대중-노무현 두 전 대통령에 대한 기념사업의 방향선회를 지적한다. moonilsuk@kore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