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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속출 중견건설업체 비상, 현 정부는 무대책?

윤진희 기자 | 기사입력 2010/03/08 [11:08]
청약 열기가 죽어버린 분양시장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3월 첫 주에는 전국에서 1순위 청약에 나서는 아파트단지가 단 한 곳도 없을 정도로 분양 때 인기를 끌었던 단지의 입주율조차 현저히 낮은 상태다. 주요 관심 대상이었던 서울 은평 뉴타운이나 인천 송도국제도시 입주율도 4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 경기, 파주, 용인 일대 등의 입주율도 낮은 것은 마찬가지다. 이는 dti 규제 및 보금자리주택 공급확대, 금리 인상 등의 악재로 일반 아파트시장이 침체되면서 이에 영향을 받은 분양권 시장도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분양권 매입을 통해 집을 갈아타려는 수요자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가 dti 규제 등으로 거래가 되지 않자 분양권 매입을 포기하면서 매수세가 크게 위축됐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3월 전국의 분양 예정 물량은 약 2만4000가구로, 1월 초 조사 때보다 약 6000가구 정도가 줄었다”며 3월 분양 예정 물량 중 상당수는 이미 4월로 넘어갔다고 밝혔다. 그 예로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에서 3월 분양을 계획했던 ㅇ건설사는 5월로 일단 분양을 미뤘고, 경기 성남시에서 1월 분양을 계획했던 ㄹ건설사 역시 상반기 분양으로 일정을 연기했다. 건설업체들의 이런 분양 일정 지연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특히 분양값이 싼 공공아파트와 분양 시기가 겹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3월에 주변시세보다 40% 가까이 싼 위례(송파) 신도시에서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이 시작돼 건설사들이 섣불리 분양에 나설 수 없는 실정”이라며 “그나마 수도권은 지방에 비하면 나은 편”이라고 전했다. 지금 같아선 분양이 50%만 돼도 성공이라고 보지만, 지방은 이마저도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사업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매매계약 가뭄에 콩나듯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기존 아파트도 거래가 끊긴 것은 마찬가지다. 부동산중개업소 밀집지역에서 근무하는 중개업소 관계자(50·서울)는 “매매 계약서 쓰는 일은 이제 가뭄에 콩 나듯 한다”며 점포 운영하기도 현재는 버거운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강남구 개포주공 및 잠실 주공 5단지 등 연초만 해도 강세를 보이던 강남권 재권축이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순조롭지 못한 상황이다. 개포 주공 1단지 56㎡형의 경우, 연초 실거래가보다 7000만원이나 낮췄음에도 매물이 팔리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수도권의 경우도 모델하우스를 찾는 인파는 현저히 줄었다. 경기도 용인의 한 분양상담사는 양도세 추가 감면 검토 보도가 나온 이후 이전에 가계약했던 수요자들의 취소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며 새로 찾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기고 있다고 전했다.

수도권 전역으로 거래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2월 마지막 주 전국 아파트값은 0.02% 올랐다. 서울(0.01%)은 일부 저가매물 거래가 이뤄지면서 가까스로 오름세를 이었고, 버블세븐지역 역시 0.01%로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신도시(0.02%)는 그동안 약세를 면치 못하던 중동에서 소형면적 급매물 거래가 이뤄지면서 16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경기도와 인천은 이번 주 각각 -0.03%씩 하락세를 띤 한 주였다. 지난해 집값 상승세를 이끌던 강남 재건축시장은 단기간 집값이 큰 폭으로 올라 투자자들이 한 발짝 물러난 상태며, 비강남권은 찾는 사람이 줄자 집주인들이 거래를 위해 호가를 낮추면서 급매물이 적체, 11주 만에 상승세를 내려놨다. 경기와 인천 역시 이번주 거래소강상태가 이어지며 약세장을 연출했다.

상황이 이런데 입주물량은 현저히 떨어지는 분위기다. 부동산뱅크 관계자는 “입주물량이 지난 2월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며 서울·수도권 입주물량 전달 대비 37% 감소한 가운데, 수도권 11개 단지 4302가구가 집들이에 나설 뿐이라고 밝혔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도가 6개 단지 2545가구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4개 단지 1348가구, 인천지역이 1개 단지 409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개별 단지로는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지구에 입주를 앞둔 금강펜테리움이 790가구로 규모가 가장 컸고 경기도 광명시 소하동 휴먼시아 7단지가 701가구, 서울특별시 마포구 하중동 밤섬한강자이 488가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중견건설업체 비상

이에 따라 연쇄부도가 우려되는 중견건설업체들은 비상이 걸린 상태다. 상떼빌의 성원건설은 6개월 이상 급여가 밀린 상태로 노조가 나서 법정관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방의 미분양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아 악화가 심화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건설업체도 속속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땅을 산 중소건설사들이 사업을 포기하며 공동택지 분양계약의 해지를 요구하고 있는 것만 수천억원에 이른다”며 어느 한 곳만 해지해 주기엔 형평성에 어긋나는 관계로 난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어찌되었든 지금의 침체는 고분양가를 고집한 건설업체가 자초한 것으로만 그 책임을 돌리기에는 위험한 경제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부동산시장의 특성상 정부 정책이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정부로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침체기와 맞물려서 들려오는 소리는 주택공급을 늘려 집값안정을 꾀하겠다던 현 정부의 정책이 아직까지는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적 견해이다. 부동산뱅크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현 정부 2년 동안 총 42만3000여 가구가 공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참여정부의 취임 2년과 비교해 21.6%가 감소된 것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및 수도권의 경우 총 24만4000여 가구를 공급하며 전체 공급량의 50% 이상을 차지했고, 지방이 10만4000여 가구, 인천을 제외한 5대광역시가 7만4000여 가구를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수도권의 공급이 많았던 이유는 뉴타운, 2기신도시, 경제자유구역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공급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평균분양가를 보면 현 정부 2년 동안 서울 수도권 3.3㎡당 평균 분양가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변수 관심집중

그렇다면 2010년 부동산시장의 주요 변수는 어떻게 될까. 관련 전문가들은 매일경제를 통해 거시적 변수로는 첫 번째로 경제성장률을 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2010년 한국경제는 4~5%의 경제 성장률이 예견되고 있다. 이는 부동산 수요 회복에 긍정적 신호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또 다른 변수인 대출 여건과 금리는 하방 압력이 크다. 또 대출 규제가 시장에서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하자 담보인정비율(ltv)에 이어 총부채상환비율(dti)까지 이미 시장에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리는 경기회복에 따라 상승이 불가피한데, 금리인상이 2010년 1분기에 이루어진다면 2009년 4분기 부동산 가격의 하락 및 약보합세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자부담으로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또한 경기회복이 지속되고 금융시장이 안정된다면 기준금리는 상승해도 신용 스프레드가 축소되어 최종 대출자의 대출 부담은 다소 완화되겠지만 금리 인상 폭이 커진다면 금리는 내년 시장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또 다른 변수는 바로 토지보상금인데, 보금자리주택 건설로 대대적인 보상자금이 또다시 시장에 유입될 전망이다. 아울러 2010년이면 위기상황에서 취해졌던 각종 양도세 혜택 등이 종료되지만 분양가상한제의 폐지 여부와 지자체장 선거에 따른 개발 공약 등이 새롭게 정책 변수로 등장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회복 조짐이 더디긴 하지만 재건축 관련 규제가 하반기에 완화될 경우에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재개발사업의 진행에 따라서 소액투자자의 지분을 수요도 다시 증가할 수 있고 신도시나 보금자리주택 지역과 인접한 곳은 대규모 개발에 대한 기대감과 대토 수요로 가격상승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건설협회 긴급호소

지난해 주택시장은 미분양주택 취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및 취·등록세의 한시적 감면 시행에 따라 소비자의 거래부담 감소에 기인한 바 크고 일부 지역의 집값상승은 저금리 기조와 한시적 규제완화 정책의 효과로 근본적인 수요회복은 아직도 요원하여 미분양 주택이 외환위기보다 1.2배, 특히 악성 준공 후 미분양은 2.8배 수준으로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얼마 전에는 주택시장의 미분양 장기 적체에 대한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대한주택건설협회의 3개 주택건설단체에서 ‘주택건설산업 위기상황 해소를 위한 긴급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 단체는 “경기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주택건설경기 정상화가 시급히 필요하고 분양가상한제가 유지되어 분양가격 상승이 10% 억제된다면 주택공급은 7.5% 감소할 수 있다”고 호소하며 분양가상한제 폐지, 금융당국의 ltv 및 dti 규제 완화, 양도소득세 및 취득세·등록세의 감면조치의 재시행을 촉구했다.

주택산업연구원 권주안 실장은 “지금의 침체는 고분양가를 고집한 건설업체가 자초한 것이지만 건설사 책임으로만 돌려 방치하기에는 위험한 상황”이라며 “주택 시장 침체로 전체 실물경기가 나빠진 부산·대구 등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양도세 한시 감면 연장, 분양가상한제 폐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등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저출산 고령화 수요급감 불가피

일각에서는 부동산의 불패 신화는 끝났다며 부동산 시장의 거대폭락이 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엔 미래포럼(2009)에서 내놓은 ‘미리 가본 2018년 유엔 미래보고서’에서도 2015년부터 우리나라는 인구의 자연감소가 시작돼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의 수요기반이 붕괴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즉 저출산, 고령화 사회 진입 등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른 부동산 수요의 감소가 예고되는 까닭이다.

부동산 전성기를 주도했던 세대는 베이비 붐 세대(1955~1964년생)다. 그런데 이들 세대는 이제 노후준비를 하느라 여력이 없다. 여기에 구매력이 낮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인 고령화율도 2007년 9.9%에서 2010년 11%로 상승하고, 2050년에는 38.2%로 세계 평균(16.2%)의 배를 넘어설 전망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2009년 4875만 명에서 2018년 4934만 명을 피크로 하강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9년간 늘어나는 인구도 고작 59만 명에 불과하다.

이와 반대로 “부동산 수요 감소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향후 국내 부동산 시장이 폭락보다는 점진적인 거품 해소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의 입장도 만만치 않다. 즉 지역별, 상품별, 주택규모별 차별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인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을 하는 데는 정부의 출산장려정책도 더욱 강화될 것이고 장차 국경 개념이 빠르게 허물어지면서 북한 인구의 남한 유입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다문화사회가 급진전되면서 현재 100만 명 수준의 다문화가족이 10년 후에는 400만 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로 인한 인구 증가는 저가ㆍ소형 주택의 수요를 촉발하면서 전반적인 주택 수요를 한 단계씩 밀어 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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