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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서 전시 중 주목 받는 화가 '최정은'

조선시대 여인상 전통가옥 배경으로 그려 감동

김낙영 작가 | 기사입력 2010/03/23 [15:58]
사람들이 언제부터 그림을 그렸을까? 처음엔 무엇을 그렸을까? 왜 그렸을까? 현대인이라면 한 번쯤 이런 의문을 가져 봤음직하다. 사람들이 처음 그린 그림은 음식이었고 후기로 오면서 동물을 그려놓고 그 동물을 사냥하는 의식을 하면 바로 동물을 잡는 것으로 인식했다고 한다. 동굴 벽화에 나타나는 초기 그림들이 주로 그런 그림이었지만 차츰 죽은 자에 대한 의전으로 변해 지금까지 걸작으로 남은 것들이 현대인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이집트 왕들의 묘에 그려진 그림, 부조, 조각들이고 고구려나 신라의 고분 벽화, 천정에도 남아있어 그 시대상을 알게 해준다.
 
평면에 실감 있게 그려오던 그림이 점차 발전해 원근법이 나와 그림의 깊이를 느끼게 해 사실적으로 보이게 했다. 르네상스를 거치며 발견된 원근법은 발견이 아니라 발명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만큼 원근법은 그 시대의 가치관을 완전히 바꿔놨기 때문이라고 한다. 원근법이 나오기 전까지는 인간의 청각을 가장 중요시했고 그 다음이 촉각, 시각 순이었지만 원근법으로 인해 시각이 첫 번째로 바뀌게 되었다는 것이다.
 
원근법의 위력을 세상에 떨친 사람은 성 삼위일체를 그린 마사초이지만 처음 원근법을 발견해낸 사람은 15세기 초 피렌체에서 조각가로 활동하던 필리포 브르넬레스키로 알려져 있다. 필리포 이전에도 원근법이 있기는 했지만 물체가 거리에 따라 일정한 비율로 작아지거나 커지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필리포는 교회 건물을 스케치하다가 소실점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발견은 원근법을 기하학적으로 해석하게 했다.    
 

▲ 최정은     ©브레이크뉴스
▲ 최정은     ©브레이크뉴스
마사초를 비롯한 화가들이 원근법으로 그려내는 종교화를 통해 신의 세계를 청각으로 느끼던 것을 바로 눈앞에서 일어나는 현실로 바라보고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원근법을 발견이 아닌 발명이라고까지 한다는 것이다. 또한 물감의 변화로 인해 실내에서만 그리던 그림을 야외에서 그릴 수 있게 되며 모네 같은 화가가 풍경을 본격적으로 그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인상파의 아버지가 되었고 칸딘스키는 모네의 그림을 통해 추상화에 대한 계시를 받았다고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발전되어 오던 기법을 모두 부정하고 자기만의 기법을 새롭게 창안 한 화가가 세잔느다. 세잔느는 원근법이나 명암법도 무시하고 사물의 구도나 본질적 구조를 중요시하여 평면적이면서 입체적으로 그리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인상파 화가들이 빛의 반사를 통하여 사물을 이해했다면 세잔느는 사물의 본질적 구조를 이해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호 시대로 오면 사물이 그려지는 대상이 아니라 대상이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로 변하고 그 절정에 도달한 사람이 피카소라고 할 수 있다. 피카소 이전까지는 사물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잘 그리느냐가 관건이었지만 피카소가 그린 아바뇽의 아가씨들은 그때까지의 기준을 모두 허물어 버리는 것이었다. 한 그림 안에서도 인물마다 기법이 다르고 르네쌍스 이후 쌓아 올렸던 모든 미적 기준을 날려 버린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서양화의 이런 과정을 공부하면 서양 문화에 대한 우위 의식에 빠지게 되어 그들의 양식대로 그리며 어떤 열등감에 빠지기가 쉽겠지만 인사동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는 최정은 화가는 서양화가 이면서도 우리 것을 그리는 화가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예술가로서 그림을 통하여 민족적인 긍지를 갖게 한다는 것이 최 화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다. 미국에 건너가 미술 공부를 하고 온 사람이 어떻게 우리 것을 그릴 생각을 했는가. 이것이 그녀의 그림을 보면서 갖는 관람객들의 일반적 생각이다. 조선시대의 여인상을 전통 가옥의 건축미를 배경으로 그린 것이 많은 관람객을 감동 시키고 있다.

최 화가는 조선 여인들의 아름다움과 고요함, 맑고 깨끗함을 화폭에 담으며 생활상을 알 수 있게 했다. 집안에서 생활하는 조선 시대의 여인이 대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는 장면이나 규방에서 거울을 들여다보며 화장하는 여인을 그려 내밀한 여인의 규방을 들여다 보게 했다.
한옥이 주는 안정감과 여인의 고요함이 화폭에 넘치고 여인이 입은 한복의 아름다움과 우아함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면서 현대인들의 긴장을 풀어준다. 생존경쟁이 치열한 현대는 남녀를 구별하지 않고 어려서부터 경쟁의 내몰리다 보니 인간에 대한 존엄성이나 인간의 본성이 상실되고 있다. 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그 문명의 혜택을 더 많이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참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이 일찍부터 공부에 시달리고 과외를 몇 가지씩 해야 하는 것은 일찍부터 생존경쟁에 대한 훈련을 쌓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가 본래 가지고 있던 여유와 성실을 잃어버리고 무엇이든지 빨리빨리 서둘러 해야 하는 성급함이 사회를 옥죄고 있는 것이다. 남보다 앞서야 하고 남보다 더 많이 가져야 하는 욕심이 우리를 하나로 묶지 못하고 서로 경쟁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최 화가의 그림이 현대인들에게 관심을 끄는 것은 우리 민족의 생활 공간에 있던 여백과 우아함을 화폭을 통해 보여주고 관람객들을 그 안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젊은 화가가 어떻게 그런 것을 생각해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한다. 그 궁금증에 대한 그녀의 답변은 간결했다. 조선 여인들의 고요함과 아름다움이 당당하게 보였다는 것이다.
 
서양화를 공부했지만 콤플렉스가 없다는 것이 그를 신선하게 해주는 대목이다. 최정은 화가는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academy of art university 에서 공부했고 서울 매트로 전국미술대전에서 입선했다. 아직 젊은 나이에 자신의 미술 세계를 개척해가는 그의 앞날에 많은 발전을 기대한다. 최 화가는 2010년 3월부터 상명대학에 출강할 예정이다. gwk8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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