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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손에 깔창 들고 입영 '이상한 보충대'

1군 사령관님께 보내는 '102 보충대 관련' 공개적인 탄원서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0/04/01 [19:50]
1군(제1야전군 사령부)사령관님께 이런 내용의 공개적인 탄원서를 쓰게 되어 죄송하기도 합니다.
 
지난 3월 30일, 서울대 2학년에 다니는 막내 아들이 휴학을 하고 군에 입대하는 날이었습니다. 입영장소가 제102 보충대대라서 함께 따라 나섰습니다. 22개월 간 고생하고 돌아올 아들을 환송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1군 예하의 신병들이 입소하는 제102 보충대대는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용산리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장병들도 대다수 가족들이 함께 따라왔습니다. 오후 1시 30분까지 제102 보충대대로 입영하기 때문에 입영자와 가족들이 그 시간에 맞춰 모여들었습니다.
 
그런데 보충대대 입구에는 잡상인들이 많았습니다. 잡상인들이 목소리 높여서 팔고 있는 것은 깔창과 시계였습니다. '입대 필수품'이라고 떠들었습니다. 깔창은 1만원에 팔고 있었고, 시계는 수만원씩에 팔고 있었습니다. 그 외도 여러가지 물건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제102 보충대대 입구      ©브레이크뉴스
▲   제102 보충대대 입구         ©브레이크뉴스
▲  제102 보충대대 입구        ©브레이크뉴스
▲  제102 보충대대 입구       ©브레이크뉴스
▲   제102 보충대대 입구       ©브레이크뉴스

제102 보충대대가 발간한 활기찬 병영생활 안내에 따르면, 훈련병에게 물자 지급품은 총 31개 품목 34점이었습니다. 전투복, 전부모, 방상내, 외피, 계급장, 명찰, 고무링, 구두약, 구둣솔, 전투화, 운동화, 슬리퍼, 모양말, 면도기, 면도날, 런닝, 팬티, 동내의, 휴지, 치약, 칫솔, 세숫비누, 면수건, 전피, 일반, 손수건, 모장갑, 요대, 바클, 인식표, 인식줄, 세면 주머니, 실, 바늘, 비눗갑 등이었습니다.
 
1군 사령관님, 앞서 열거한 품목을 보면 훈련병에 지급되는 물건에는 깔창과 시계가 빠져 있습니다. 훈련병에게 깔창이나 시계가 꼭 필요하다면 부대가 지급하는 게 옳다고 봅니다. 또한 깔창과 시계가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라면 잡상인들을 단속하거나, 그런 물건들은 사지 않도록 안내방송을 해주는 게 옳다고 봅니다.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군에 입대하는 이들의 가족들 상당수는 깔창과 시계를 사들고  보충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아니, 대부분이 깔창을 손에 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입영자에게 줄 깔창을 들고 있으면서 어떤 연상 작용을 할까요? 냄새나는 발을 연상할 것이고, 훈련병이 발에 땀이 나도록 뛰는 고됨을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말하자면 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를 수 있습니다. 또 깔창을 사주지 못하는 가족들은 그 순간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첫 출발이 아름다워야 하는데 발 냄새를 연상케 하는 깔창으로 완전 구겨졌습니다.
 
1군 사령관님, 깔창이 훈련병에게 꼭 필요한데 국가가 가난해서 그 깔창을 지급하지 못하는 것인가요?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더 비싼 것들도 많으니까요. 시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음부터 입소하는 장병들과 가족들이 손에 손에 깔창과 시계를 사 들고 입영 행사장으로 가는 일이 없도록 해주었으면 합니다.
 
1군 사령관님, 제102 보충대대 입영 환영식장에서 새내기 장병들이 가족을 향해 큰절을 하는 것이 퍽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군과 군에 입영한 장병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런 글과 사진을 게재합니다. moonilsuk@korea.com
▲제102 보충대대 입소 환영      ©브레이크뉴스


▲   제102 보충대대 입소 환영. ©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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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krud 2010/08/29 [16:16] 수정 | 삭제
  • 위글의 내용을 저도 똑같이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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