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전 국민적 애도 속에 ‘故천안함 46영령’들의 합동영결식이 치러졌다. 먼저 46 영령들의 영면과 안식을 기도해 본다. 못다 핀 46명의 젊은이 들은 이렇게 가족들 가슴에 지워지지 않을 진홍색 핏빛 ‘한(恨)’을 남긴체 묻혔다. 느닷없이 영원한 별리를 맞은 남겨진 가족들의 무거운 ‘몫’만 던져져 있다.
작금의 대한민국은 ‘주객(主客)의 전도’가 너무 팽배하다. 유일하게 선거 때만되면 머슴을 자처하다 당선 후엔 늘 주인행세 하는 정치권이 그 대표 케이스다. 아니나 다를까 군(軍)이 못된 정치권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천안함 유가족들을 두 번 울렸다. 영결식 참석인원을 계상하면서 높은 양반들(?) 자리가 부족하니 유가족참석 인원을 제한하고 나섰다. 영결식장인 충무공원이 좁으면 다른 넓은 곳에서 치르면 될 일이다. 유가족을 우선 배려해야 하는 게 이치다. ‘무조건...’식의 군의 경직된 사고가 마지막 이별의 장에서 조차 유가족들을 뒷전으로 몰았다.
물론 유가족을 대신해 장례절차를 대행한 군의 중간자적 고충과 입장도 인정한다. 그러나 합동영결식의 ‘주(主)’와 상주는 유가족들이며, 외부 인사들은 그야말로 조문‘객’에 불과하다. 세상 어느 장례에 ‘객’이 많으니 상주 수를 줄이란 얼토당토않은 논리가 어디 있는가? 만약 군 장성들의 장례였다면 그리 했을까?
군과 함께 선관위도 어김없이 주객전도에 동참했다. 힘 있는 가짜주인(?)에게 눌린 걸까? 6·2지선을 앞두고 이중 잣대를 들이밀며 진짜주인(국민)을 은근히 압박하는 형국이다. 4대강 사업과 관련, 시민단체 활동은 불법인데 정부 4대강 홍보는 합법이란다. 마치 시민단체의 비판활동은 모조리 불법으로 규정지으면서 정부의 4대강 홍보는 괜찮다 식의 어불성설(語不成說)을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신종 관권선거란 말이 나오지 않는가. 국민이 정부정책에 대해 찬반입장을 표하는 건 당연한 기본권이다. 그런데 아예 ‘4대강’ ‘무상급식’ 등에 대해 입조차 뻥긋 말라며 이중 잣대를 들이된채 은근히 주인을 위협하고 있다. 이참에 ‘공명정대(公明正大)’ 간판은 떼고 ‘사명정대(私明正大)’로 바꿔 달아라라고 하고 싶다.
그러나 하인의 만용에 주인의 반발도 만만찮다. 28일 2천여 시민사회단체 연대조직인 ‘친환경무상급식 풀뿌리국민연대’는 선관위 조치를 거부하고 친환경 무상급식 서명운동 등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주인이 고개 쳐들며 대드는 하인에 맞서 환경·무상급식·불복종 운동 등에 연일 고된 일상을 잇고 있다. 말 안 듣는 하인을 어찌해야 하나? 유일한 공식기회인 선거 때 어설픈 ‘색(色)’논리에 휩싸이지 말고 하인 좀 제대로 가려 써야 한다. 스스로 하인 잘못 뽑은, 하인에게 기만당한 어쩌면 모두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이번엔 머슴들 끼리 좌충우돌이다. 선관위가 ok한 야당 정책광고를 서울시가 가로막았다. 가재는 게 편 아니었던가? 머슴들 끼리 추돌이라니 아이러니다. 광고주체가 여당이 아닌 야당인 탓이다. 서울시가 민주당의 정강정책 버스광고를 금지시켰다. 민주당이 버스 외벽에 게재하려던 정책광고는 중앙선관위에서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은 것이어서 여당 시장의 텃세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서울시가 공문을 보낸 지난 26일은 민주당이 서울광역버스 80여대에 6·2지선 관련 정강정책 광고를 실시하려한 시점이다. 오세훈 시장의 소속 당에 대한 마지막 배려가 될지 아닐지가 주목된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9일 전국 시도기획관 회의를 소집해 4대강 홍보사업을 위한 정책자문단의 구성 및 운영을 지시해 선관위 측을 머쓱케 하고 있다. 이미 경기 및 충남도가 자문단을 구성했고, 경북도는 다음 달 중순 구성할 계획이나 상당수 지자체는 선거법 위반논란을 의식해 지선후로 구성을 미뤘다. 대구시도 23명으로 자문단을 구성키로 했다가 선거 이후로 연기했다. 대구시는 이미 지난 09년 낙동강 정비추진 자문위를 구성했는데 이번에 재차 구성하라 해서 무척 곤혹스런 입장인 것 같다. 눈을 부릅뜬 채 지켜봐야 한다. 과연 선관위가 이에 어찌 대처하는지, 또 어떤 잣대를 적용시킬지.
주객전도가 유일하게 정체된 케이스도 있다. 한나라가 6·2공천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대구를 제외한 전국 상당수 지역 단체장을 교체 공천했다. 아마도 대구 경우 누가 나오든 한나라 브랜드면 무조건 ‘묻지 마 찍어’를 표출한 어설픈 주인(대구시민)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 딱 한번 자민련 ‘녹색바람’을 일으킨 적은 있다. 야권의 전라권역 역시 이와 마찬가지다. 주인이 허술하면 하인이 주인을 얕보는데 딱 그 형국이다. 주인이 하인의 만용을 지속 용인하는 틀이다. 그래서 끝없는 경제하락, 답 없는 ‘고담대구’ 타이틀을 유지하는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주인들이다. 이번에도 지켜보겠지만 결과는 ‘글쎄?’다.
비 내린 지난 27일 충남 아산 현충사에 이명박 대통령이 예고 없이 들렀다. 그는 이날 방명록에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란 글을 남겼다. 이는 충무공이 명량해전을 앞두고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살려고 하면 죽는다. 한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천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고 휘하 장수들에게 말한 대목이다. 그는 주인인 국민들로부터 나라살림의 총괄권한을 5년 간 위임받은 사실상 머슴장인 셈이다. 그러나 작금의 정부여당 머슴들 행보는 주인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 형국이다. 그가 남긴 글이 과연 누구를, 무엇을 위한 함의를 담고 있는지 무척 궁금하다.
이와 관련 한 네티즌의 얘기가 잔흔에 남는다. “백성보고는 필사 즉 필생이라면서 필사로 몰아가면서, 지들은 어떤 못된 짓을 해서라도 반드시 살아남아(필생) 만수무강 하면서 자연적인 수명(필사)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