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칸영화제에서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에 이어 6년여 만인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시>를 출품한 이창동 감독의 수상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영화 <하녀>와 동반 진출한 이 영화는 최근 갈라 스크리닝 후 관객들로부터 5분 간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주연 여배우로 출연한 윤정희에게 환희의 눈물을 안겼다.
특히 영화제가 종반을 치닫으면서 마이크 리 감독의 영화 <어나더 이어>와 함께 '황금종려상' 후보로도 꼽히고 있지만 칸영화제에 세번째 진출한 이창동 감독에게 박찬욱을 잇는 명성이 돌아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60년대 충무로 은막의 3대 트로이카로 군림했던 중견 여배우 윤정희는 지난 1994년 <만무방> 이후 16년 만에 스크린 외출에 나섰고 감성깊은 눈빛 연기 등을 통해 현지 심사위원단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영화 <서티파이드 카피>의 줄리엣 비노쉬, <어너더 이어>의 레슬리 맨빌과 함께 '여우주연상' 후보로도 거명되고 있다.
|
지난 22일 공식 갈라스크리닝을 마친 이 영화는 영국의 '스크린 인터내셔널' 평점 집계 결과에서 마이크 리 감독(미국)의 <어나더 이어>(3.4점), 자비에 보부아 감독(프랑스)의 <신과 인간>(3.1점)에 이어 사회파 거장 켄 로치 감독(영국)의 영화 <루트 아이리시>와 함께 2.7점을 받으며 공동 3위에 오르며 주요 부문 수상전망을 밝게 했다.
영화 <시>는 프랑스 매체들이 총망라 된 '르 필름 프랑세즈' 집계 결과에서도 평점 2.36점을 얻어 현재까지 공식 상영 후 점수가 공개된 13작품 가운데 5위권에 올랐다.
지난 2000년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임권택의 <춘향뎐>과 더불어 비경쟁부문 '감독주간'에 <박하사탕>으로 진출한 이창동 감독은 정지우의 <해피엔드>(비평가 주간), 홍상수의 <오!수정>(주목할 만한 시선)과 함께 칸과 인연을 맺고 2004년 영화 <밀양>으로 경쟁부문에 초청돼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을 최초로 안긴 후 올해 영화 <시>로 세번째로 도전했다.
영화 <시>는 최근 '나영이 사건' 등 사회적으로 치부로 남겨진 미성년자 성범죄와 시 등 다소 이질적인 소재로 성폭행 당한 한 소녀의 죽음을 통해 큰 전기를 맞는데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억압받아 온 여성들을 표면화하면서 손자가 짓는 죄를 통해 삶의 잔임함을 겪는 한 여인의 삶을 섬세하고 깊게 조명했다.
극중 미자 역을 맡은 윤정희는 국내 영화에 300여 편 이상 출연해 여우주연상만 25차례를 수상하며 '60년대 충무로 트로이카'로 불리웠던 연기경력 45년차의 베테랑 배우이다.
이 감독은 이 영화 <시>에서 사물의 본질을 깨달아야 '시'가 써지듯 인생에서 삶의 본질인 고통과 희락을 직접 온몸으로 겪으면서 비로소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주제로 해 미자라는 여자의 삶을 통해 인생의 희노애락을 섬세하고 담담하게 세계 영화팬들에게 전하고 있다.
프랑스의 시사주간지 르 푸앵(le point)지는 이 영화에 대해 "말을 잃어버린 한 여인이 본질적인 말을 찾으면서 죽음을 앞둔 시간에 시라는 선물을 안는다"는 내러티브를 높게 평가했지만 극중 삽입된 시 낭송 부분이 다소 길어 지루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로이터 통신은 "이창동의 영화 '시'는 '밀양'과 마찬가지로 아이의 죽음에서 비롯된 사건의 후유증에 초점을 두었고 영화들은 모두 여배우의 호연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고 평했다.
한편, <시>와 함께 경쟁부문에 진출한 임상수 감독의 영화 <하녀>는 영국의 '스크린 인터내셔널' 집계 결과, 2.2점으로 현재 6위권이며 프랑스의 '르 필름 프랑세즈'에서는 1.67점으로 2년전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박쥐>보다 높거나 같아 감독상이나 심사위원상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또한 앞선 두 영화화 함께 올해 칸영화제에 진출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 <하하하>는 한국영화로는 가장 마지막으로 21일(현지시간), 감독과 예지원 등 출연배우들의 레드카펫에 이은 공식 상영을 마쳤다. <하하하>는 공식 비경쟁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un certain regard)' 부문에 초청됐다.
국제영화제
정선기 기자 블로그 - '디지털 키드 푸치의 이미지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