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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비전발표회 ‘계판’

박종호 기자 | 기사입력 2010/07/07 [16:00]
(계판:계파싸움판)  누가 한나라당의 친이 친박간에 화합의 무드가 익고 있다고 했던가.

지역 당원들끼리야 그럴 수 있다손 치더라도 6일 한나라당 당권주자들의 비젼발표회만큼은 이 같은 말이 무색했다. 적어도 중앙당만큼은 두 진영의 화합의 분위기는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차라리 이날 발표회장은 두 진영의 싸움장이었다.

서두는 신임 대구시당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이었다. 유 의원은 환영사에서 “대구사람들은  섭섭함이 쌓이다보면 한꺼번에 터드린다. 나중에 눈물 흘리지 말라”면서 친박계에 대한 당의 태도에 간접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또, “친이와 친박의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후보에 표를 주어야 할 것”임을 강조하면서도 며칠 전 갑작스런 사퇴를 한 주성영 의원을 직접 호명, 소개하는 등 서병수 후보에 대한 간접적인 지지유도를 하는 등 관심을 모았다. 주성영 의원 역시 서병수 후보가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자신의 사퇴가 서 후보와 직접 연관이 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당사자인 서병수 의원도 이 싸움판을 키우는 데 한 몫 했다. 그는 친이와 친박의 계파를 분류해 표를 요구하는 것에 주춤거리지 않았다. 주성영 의원 간의 합의도 있었음을 흘리면서 “국민은 친이와 친박을 나누지 말라는 요구를 하고 있지만 박근혜만이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가져 올 수 있다”며 친박에 대한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현 정부에 대한 비판도 서슴치 않았다. “일방적 국정운영 방식은 더 이상은 안된다”는 전제를 깔은 그는 “정부가 내놓는 경제지표를 국민들은 신뢰하지 않는다”면서 “특히 세종시나 4대강과 같은 국책사업을 국민과 함께 하지 않는 것을 잃지 않은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야말로 이명박식 국정운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현이다.

다가오는 2012년 총선 및 대선에 대한 견제도 미리 깔았다. “6.2지방선거에서의 공천이 결국은 사천 수준이었고, 이를 국민들이 심판했다“며 지난 지선을 의식하는 듯한 발언을 했지만 실상은 차기 선거에서 친박계에 대한 당의 공천을 미리 경고하는 수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들 뿐 아니라 홍준표와 한선교 후보 간에도 친이 친박의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흘렀고, 당선이 당연한 듯 보였던 친박계 이혜훈 후보의 표를 가르게 될 나경원 후보 간에도 이같은 기류가 흘러 다녔다. 내부에서 싸움이 벌어지고 있을 때 외부에서는 친박진영을 돕기 위한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었다. ‘대한민국 박사모’(회장 정광용)는 대회가 열리는 그랜드호텔에 이날 두시에 집결, 친박계 이성헌 후보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긴급회의를 진행하는 한편, 정 회장 본인이 직접 행사장에서 이성헌 후보를 외쳤다.

이 가운데서 입장이 껄끄러워 보이는 건 이명박 대통령을 만든 장본인 가운데 하나로 분류되는 정두언 후보다. 그는 얼마 전 친이계 의원들이 대구와 경북을 찾아오기가 쉽지 않음을 토로한 바 있다.

후보들 뿐 아니라 일반 대의원들 역시 대부분 두 진영으로 갈렸다. 친박계 진영의 대의원 ㅂ 모씨는 “000은 절대 안된다”면서 “친박이 적어도 한 석은 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는 반대로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한 또 다른 대의원 ㄱ 모 씨는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을 대표해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당의 요구에도 응해야 하는데, 박 전 대표를 비롯한 지금의 친박 진영은 입으로는 화합을 이야기하지만 결국은 자기 자신”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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