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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인터넷 조폭…메신저로 초등생 협박 돈 뜯어

권유리 기자 | 기사입력 2010/07/19 [09:42]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지난 7월6일 초등학생들과 메신저로 채팅하면서 부모의 주민번호와 휴대전화번호를 알아내 인터넷 상에서 소액결제하는 수법으로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650차례에 걸쳐 250명의 초등학생을 상대로 2600만원을 갈취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장아무개(16) 군 등 2명을 구속하고 노아무개(17) 군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의 막무가내 협박에 일부 초등학생들은 불면증을 호소하거나 등교를 거부하는 등 2차 피해까지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 인터넷 메신저 채팅을 하던 초등학교 5학년 김아무개(11) 군은 얼떨결에 ‘친구 승낙’을 한 누리꾼으로 부터 협박을 받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채팅 상대는 욕설을 퍼부으며 다짜고짜 부모님의 주민번호와 휴대폰번호를 알려달라고 말을 걸었다. 김 군은 대화방을 나가려고 했지만, 상대방은 집요하게 “다니는 학교를 알고 있다.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집단 폭행과 따돌림을 당하게 만들겠다. 너 때문에 부모님이 다치는 모습을 보고 싶냐”는 등 겁을 주는 바람에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초등학생 최아무개(12) 군 역시 메신저를 하다 협박을 당했다. 엄마의 휴대폰에 뜬 승인번호를 알려달라는 말에 응하지 않자 “알려주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한 뒤 이어 “부모를 다시는 보지 못하게 하겠다”는 등 살해 위협으로 ‘승인번호’를 알아낸 뒤 이를 이용해 사이버 문화상품권을 구입, 게임머니를 사서 다시 돈으로 환전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가 적발한 정아무개(16) 군 3명은 이처럼 초등학생들이 협박에 쉽게 넘어간다는 점을 악용했다.

가출한 뒤 게임방을 전전하며 지내던 이들은 인터넷 메신저로 초등학생들을 무작위 친구로 추가한 뒤, 채팅을 통해 알아낸 부모들의 주민번호와 휴대폰 번호로 인터넷 소액결제를 하는 수법으로 돈을 챙겼다.

정 군 일당에게 피해를 입은 초등학생은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250여 명. 이들은 650회에 걸쳐 2600만 원을 챙겼다.

해운대경찰서 김회성 사이버팀장은 “인터넷 메신저에 나와 있는 프로필을 보고 초등학교와 나이를 확인한 뒤 욕설과 협박으로 쉽게 부모들의 주민번호를 빼냈다”면서 “이후 사이버 문화상품권을 구입해 게임머니를 산 뒤 다시 돈으로 환전해 수천만원을 쉽게 챙겼다”고 말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챙긴 돈으로 경북 구미에 원룸을 빌려 본격적으로 사기 행각을 벌였으며, 나머지는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정 군 등의 무차별 사이버 폭력으로 일부 초등학생은 불면증에 시달리고, 실제로 집단 폭행을 당할까 봐 등교까지 거부하는 등 2차 피해까지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 군 일행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한명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또 이들이 남의 신분증을 훔쳐 보건소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위장취업까지 하는 등 추가범행을 저지른 사실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판단능력이 떨어지는 초등학생들만 골라 협박하는 등 범행수법이 너무 대담하고 주도 면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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