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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性토양’개선 요원한가

도토리 키 재기 식 잣대와 시각 솜방망이 대처 재발방지 요원

김기홍 기자 | 기사입력 2010/07/22 [16:45]
역시 ‘입’은 모든 화근의 근원이자 몸을 태우는 ‘맹화(猛火)’다. 늘 ‘말(言)’을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 특히 공인(公人)일 경우는 더더욱 이다. 말은 모든 갈등의 출발점인 탓이다.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 파문이 정가를 뒤흔들었다. 강 의원 vs 중앙일보 간 진실공방전이 법정으로 확전돼 격화될 조짐이다. ‘팩트(fact)’가 무척 궁금하다.
 
젊은 대학생들 앞에서 스펙 화려하고 전도유망한 초선정치인의 단순 ‘호기’였을 까. 어쨌든 향후 진실공방 결과 언론보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강 의원은 많은 걸 잃을 개연성에 놓였다. 덩달아 한나라당은 겨우 뇌리에서 희석됐던 지난 ‘性나라당’ 악몽에 재 직면한 처지다. 더욱이 당면과제인 7·28재보선도 코앞이다. ‘靑개편’과 새 지도부 구성 등 나름 쇄신의지를 보이며 힘든 재도약의 찰나에 때 아닌 돌출악재다. 겨우 일어서다 재차 꼬꾸라진 격이다.
 
야권은 때 아닌 호재로 노심초사하던 서울 은평을 선거에 내심 반전의 기대를 거는 눈치다. ‘왕의 남자’이자 친李실세인 이재오 후보의 여의도 귀환에 긴장고삐를 풀지 않다 한숨 돌리는 형국이다. 속으론 쾌재를 부를지도 모르겠다. 강 의원-중앙일보 간 법적공방이 진행돼도 그 결과는 재보선 훨씬 후에 나온다. 어떤 식으로든 파장이 미칠 것으로 믿는 분위기다. 때 아닌 발등의 뜨거운 불에 한나라당은 재빠른 제명조치로 조기수습에 나섰지만 파문이 쉬이 숙질 조짐이 아니다. 특히 이 후보에겐 맥 놓게 하는 악재다.
 
마치 올챙이 한 마리가 한나라당·여권에 온 흙탕물을 뒤집어씌운 틀이다. 그래서 궁금하다. 한나라당의 토양이 의문이다. ‘성(性)’을 둘러싼 ‘모럴(moral)’ 및 부적절한 ‘말(言)’ 파장이 이번 일이 처음이 아닌 탓이다. 굳이 또 나열하고 싶진 않다. 변덕스런 여론과 망각지수가 높은 대중들의 기억편린을 굳이 건드리지 않아도 익히 알려진 탓이다. 다만 대부분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는 한나라 진영에서 이런 사안이 끊이질 않는데다 잊을 만하면 한번 씩 돌출되는 게 궁금할 뿐이다.
 
하긴 민주당도 별반 다르지 않다. 도토리 키 재기다. 지난 3월엔 성추행 전력자인 우근민 제주지사를 복당시켰다가 당 안팎의 비난에 직면한 적도 있다. 그런데 강 의원에 대한 국회징계요구안 제출은 멈출 태세가 아니다. 명백한 이율배반적 행보다. 한나라, 민주 모두 피장파장이다.
 
역시 스펙은 겉포장에 불과한 건가. 지성-인성의 균형점은 늘 동일하지 않다. 많이 갖고, 배운데다 나름 사회 각 분야에서 인정받았던 이들이 정치권에 운집한 건 익히 아는 사실이다. 거기다 권력의 연까지 추가됐으니 어찌 보면 나름 복 받은 이들이다. 그런데 것에 감사하며 한층 더 겸손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이들이 어째서 ‘언행’은 정반대인지 아이러니다. 것도 가끔 상식선조차 초월한다. 물론 전부는 아닐 것이다. 사람도 나름이듯이 정치인 개인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근본토양이 궁금하다.
 
사람의 ‘근본’도 본래 잘 바뀌지 않는 법이다. 또 아무리 화려하게 치장하고, 적절하게 처신해도 근본 속은 사실 잘 알 수 없다. 그 속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복잡한 카테고리로 엮인 게 사람인 탓이다. 그래서 세상 어떤 것보다 ‘사람’이 젤 무섭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 다만 드러나는 ‘언행’으로 그 속과 성향을 일부 유추할 뿐이다. 그래서 통상의 대인관계·인연에서도 상대의 겉모습, 스펙 등은 아예 염두 해 넣지 않는다. 선입관과 편견으로 작용할까 서다. 오래 세월 깊게 겪어 봐야 알 수 있는 게 사람이다.
 
다만 어떤 상황에 직면 시 묻어나는 언행 속에 근본이 투영되곤 한다. 처음과 끝이 같고, 초심이 마지막까지, 오랜 세월 한결같음을 통해서야 ‘신뢰’는 비로소 빛을 발한다. 그만큼 인간사에서 신뢰구축은 어려운 것이다. 또 한 번 잃은 신뢰회복을 위해선 그 전 과정의 몇 천, 몇 만 배 이상 노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때문에 향후 정치권이 재차 재발방지 의지를 다진 들 근본토양이 바뀌지 않는 한 신뢰회복은 요원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과거 당 대표와 사무총장 등의 잇따른 성희롱·성추행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전력이 있다. 그러나 일이 터졌을 때만 “엄벌 하겠다”고 했다가 그 후 슬그머니 덮어버리는 임기응변식 행보를 보인 탓이다.
 
또 최근 6·2지선을 앞두고 “여자가 아는 것은 쥐뿔도 없어요”란 내용의 홍보용 동영상을 만들었다가 비난을 받은 바도 있다. 때문에 근본적으로 한나라당의 여성관과 양성평등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민주당 역시 ‘구렁이 담 넘는’식으로 은근슬쩍 이다. 원래 정치권은 이리 ‘性-모럴’에 관대한 건지 묻고 싶다. 자체 정화 가이드라인이 확실하다면 이렇게 동일 사안이 지속 재발될 수가 없다. 세상에 인과 없는 일은 없다. 원인 없는 결과가 없듯이 모두가 ‘자업자득(自業自得)’성 업보에 따른 ‘과보’다. 그런데 한 가지 알아야할게 있다. 한 번 실수는 단지 실수로 여지가 있지만, 같은 실수가 지속 반복되면 것은 실수가 아닌 ‘근본’ 자체를 의심받는 단초로, 또 영원한 신뢰의 박탈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정치권의 근본토양에 궁금증이 깊게 인다. 당장 국지전인 7·28재보선과 멀게는 2012총선, ‘아마겟돈 대첩’인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 토양에 대한 진정어린 ‘고해성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각자 부메랑이 돼 돌아갈 공산만 커질 것이다. 우려의 ‘고해성사’는 벌써 자체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답’은 스스로들이 알고 있으나 결국 ‘행(行)’이 문제다. 근본 토양개선 없이 아무리 새 비료만 뿌려댄들 뭔 소용이 있을런가. 여야 모두 깊게 반성하고, 타산지석으로 삼은 채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소위 정치한답시고 모든 걸 정치적 시각으로 보고 처리하려는 자세는 곤란하다. 다만 다시 한 번 새긴다. ‘스펙’과 ‘근본·인격’은 결코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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