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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인셉션' 신드롬은 에티켓 부족에서 오는가

상영직후 자리를 뜨는 관람행태로 놀란 감독의 영화 '몰이해' 현상

정선기 기자 | 기사입력 2010/08/02 [14:47]
요즘 영화 <인셉션>이 헐리우드 극장가와 우리나라 스크린에서 화제다.
 
기존의 헐리우드 전통 블록버스터가 권선징악의 보편적인 스토리에 스펙터클한 비주얼을 선호한 것과 비교해 영화 <인셉션>은 꿈과 현실 그리고 영화 <매트릭스>와 같이 관객들이 해석하기 쉽지 않은 복잡하고 난해한 스토리가 140여 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으로 인해 상업영화로 큰 약점을 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멘토><인썸니아><다크나이트>를 잇는 감독 특유의 작가주의적 감성과 상상력이 영화의 철학적인 메시지와 함께 관객들에게 보는 영화에서 '생각하는 영화'로 지적 유희를 유도하면서 헐리우드는 박스오피스에서 3주째 1위에 올라 있고 국내에서도 지난 주말, <솔트><이끼> 등을 제치고 관객 동원수 1위에 오르며 개봉 12일 만에 전국적으로 250만 명의 관객을 유치했다.
 
영화 <인셉션>은 최근 '생각'을 강조한 신한카드의 tv cf를 떠올리며 생각 즉, 상상력이 현실과 꿈을 바꿀 수도 있으며 인간의 생각은 바이러스만큼 전염성이 강해 무서운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영화 안팎에서 보여주고 있는데, 드림머신을 이용해 무의식(꿈) 세계 속으로 침투해 다른 사람의 숨겨진 비밀을 찾아 생각을 훔치고 또한 남의 생각 속에 생각을 심어(inception) 미래를 바꿔놓는 첩보 sf액션물이다.
 
이 때문에 영화를 보고나온 관람객 대부분이 해석하기 어려운 영화로 입소문이 오르내리면서 영화를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 두번 세번씩 재관람하는 형태로 이어지고 있고 포털사이트나 트위터, 블로그 등에서도 영화에 대한 다양한 결말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인셉션 신드롬'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 관객들에게 이러한 '지적 유희'는 허락되지 않은 듯하다. 국내 개봉관에서는 영화 초반부에 무의식의 세계로 접어들기 전까지 다소 지루한 감을 보이는 일반 관람객들이 조는 풍경을 쉽게 발견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영화종영 직후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인내력 부족'으로 관객들은 영화를 단편적으로 보고 충분히 이해할 수 없게 된다.

▲ 영화 '인셉션'에서 꿈과 현실의 경계를 상징하는 토템 '팽이'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하지만 이 영화를 만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영화의 결말을 영화 러닝타임 142분 후에 숨겨두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가기까지 8분 동안 영화 속에 삽입된 세 종류의 ost는 영화 속 내러티브를 다시 떠올리며 'inception'이라고 뜨는 엔딩 타이틀은 웅장한 마지막 삽입곡과 함께 관객을 새롭게 인셉션하기 때문이다.
 
영화 종영 후 엔딩 크레딧의 여운을 감상하려는 관객들의 몰입을 방해하는 또 한가지는 극장 뒷정리를 하는 직원들이다. 관객이 자리에 아직 남아 있고 작품의 크레딧이 올라가고 있는데도 직원들은 청소하고 다음 상영을 위해 무전을 주고받는 등에 여념이 없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 관객들에게 흔히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다 "영화를 봤지만 누구에게 뭐라 설명할 수 없겠다"고. 당연하다, 영화를 끝까지 제대로 보지 않았으니 말이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수 많은 국제영화제에서는 엔딩 크레딧이 마지막 나오기 전까지 관객들은 자리를 뜰 수 없고 행사 진행자도 방해하지 않는다. 특히 영화가 끝나고 울리는 메인 테마는 영화의 메시지를 확인시켜주는 결정적 단서이다.
 
그렇다면 <인셉션>은 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되어야 제대로 된 영화적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을까. "꿈은 항상 처음이 아닌 중간부터 시작하잖아. 기억에 의존하지 말고 상상해봐"라고 말한 것처럼 관객들은 기억에 의존하지 않고 상상력을 동원하면서 감독이 주는 영화적 메시지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 영화 '인셉션'에서 첩보요원들이 드림머신을 이용해 다른 사람의 무의식(꿈)에 침투해 잠들어있다.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특히, 이 영화는 올해 신드롬을 낳았던 영화 <아바타>를 이어 인간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실감케하는 반면에 연출 기교 면에서 3d 상영이 아닌, 필름과 디지털 형식을 고수하면서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sf액션의 진수를 만끽하게 하고, 여름 휴가철로 전동적인 비수기인 8월, 극장가에서 가장 볼 만한 영화로 거론되고 있다.
 
영화관에는 주한 외국인들이나 관광차 한국을 들른 이방인도 드문드문 찾아볼 수 있었다. 오는 11월 g20 정상회의나 다양한 컨벤션 행사차 한국을 방문한 이들이 잠시 우리나라의 영화관을 찾는다면 이런 영화관의 모습이 어떻게 비쳐질까?
 
엔딩 타이틀이 올라갈 때 자리를 지키기가 부자연스러운 우리의 문화적 토양은 상영직후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관객들의 군중심리에서 벗어나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면 놀란 감독의 '생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창조를 열어갈 수 있다'는 '인셉션' 본래의 메시지 해석은 물론, 보다 성숙한 극장 문화 개선도 꿈꿀 수 있지 않을까.     

정선기 기자 블로그 - 'digital kid pucci, imagem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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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옹 2010/08/09 [15:51] 수정 | 삭제
  • < "영화를 봤지만 누구에게 뭐라 설명할 수 없겠다"고. 당연하다, 영화를 끝까지 제대로 보지 않았으니 말이다. > 라고 하셨는데. 이 표현 또한 비약이라고 생각됩니다. 영화를 끝까지 제대로 보지 않은 것이 아니라 "꿈"의 특성 자체가 본인에게는 너무나 생생하지만 깨어나서 한 시간 뒤에는 잘 기억이 나지 않을 뿐더러, 타인에게 그 꿈을 설명해 주기란 더 어려운 그 성질을 감독이 의도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아래 글쓰신 분처럼 정선기 기자님이 "대한민국 관객에 대한 에티켓 부족"으로 이런 글을 쓰신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감독은 "열린" 결말을 내놓고 있습니다. "인셉션"은 영화이지 "학문"이 아닙니다. 영화 관람에 대한 진지한 태도가 아쉽다는 의도는 알겠지만, "나 빼고 일반 관객의 관람 태도는 영 아니니, 영화를 이해 못하는 것도 당연하지"라는 기사는 "인셉션"을 다룬 기사 중에서는 가장 단순하게 작성된 기사 같아 보이는군요
  • asdf 2010/08/09 [11:14] 수정 | 삭제
  • 물론 크레딧이 올라올 때 다들 나가는 분위기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관객들 대부분이 이해를 못했다느니 시작하자마자 존다느니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느니 하는건 기자님이 인셉션을 보면서 느낀 점을 쓰신게 아닌지?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이런 식으로 한국 관객을 일방적으로 지적으로 무시하는듯한 기사를 쓰시는건 그냥 기삿거리를 억지로 만들어 내는걸로밖에 안보이네요. 제 주위 사람들이나 제가 본 극장 관람태도는 너무나 좋았고 영화 자체를 이해 못하는 경우도 별로 없었거든요. 게다가 기사 제목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작성하신건지 모르겠네요. 인셉션 신드롬과 에티켓 부족이 전혀 기사 안에서 연관되어있지가 않은데요. 전혀 연관되지 않는 두가지 주제를 가지고 억지로 엮어서 글을 쓰시기보다는 차라리 따로 기사를 쓰시는게 낫지 않았을지. 기사 자체도 갈팡질팡하는 느낌이 강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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