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꾸준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통한 ‘조건만남’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고, 이로 인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아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청소년과의 성매매를 일컫는 ‘원조교제’란 용어는 2000년 이후 사라졌다. 하지만 ‘조건만남’이 성인 남성들이 ‘영계와의 만남’을 갖는 창구로 활용되면서 엉큼 아저씨와 용돈 궁한 10대 소녀의 만남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10대 소녀가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40대 남성과의 성관계를 카메라로 몰래 촬영하려다 입건되는 어이없는 사건이 벌어지는가 하면, 2명의 10대 소녀가 합심을 해서 친구와 후배를 협박해 원조교제를 강요한 혐의로 철창신세를 져 담당형사를 씁쓸하게 만들었다.
광주 서부경찰은 지난 8월 30일 박모(19ㆍ여)양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일정한 직업이 없이 떠돌던 박양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남성들과 돈을 받는 ‘조건만남’을 통해 생활비를 마련하여 근근이 살아가는 처지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박양을 열받게 하는 ‘아저씨’들이 적지 않았다는 데 있다. ‘조건만남’이라는 이름으로 박양과 성관계를 맺은 남성들이 잠자리를 함께 한 후 화대를 주지 않고 몰래 달아나는 일이 자주 발생했던 것.
박양은 결국 ‘얌체 아저씨’들도 꼼짝달싹하지 못할 묘안을 짜내고, 이를 실행에 옮기게 된다. 휴대용 카메라로 성인 남성들과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한 후 화대를 지급하지 않고 달아나는 사람을 협박해 돈을 받아내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를 위해 박양은 지난 8월25일 인터넷 중고 사이트에서 볼펜(길이 15cm) 모양의 카메라를 4만5000원에 구입했다. 화대를 주지 않고 도망가는 남성들의 ‘발목을 잡을’ 장비를 마련한 박양은 마침내 지난 8월28일 ‘조건만남’ 전선에 그물을 치기에 이른다.
박양은 이날 새벽 3시께 채팅으로 김모(47)씨를 접촉한 후 5시20분께 이 남성을 광주 서구 치평동 b모텔 5층 객실로 유인했고, 마침내 그 남성의 알몸을 몰래 카메라에 담는 ‘작업’에 들어간다.
샤워를 마친 박양은 김씨가 욕실로 들어가자 곧바로 침대 바로 옆 탁자에 볼펜 모양의 카메라를 설치했다. 하지만 몰래 카메라는 설치한 지 얼마 안 돼 들통이 나고 말았다. 김씨 또한 조건만남에서 지갑 등을 분실한 경험이 많아 욕실에서 박양의 행동을 몰래 훔쳐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박양은 김씨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히고 말았다. 박양은 경찰에서 “몸값을 주기로 한 아저씨들이 여관방에서 시간을 보낸 후 돈을 주지 도망 가는 경우가 많아 성관계 장면을 찍은 후 동영상을 뿌리겠다고 협박해 돈을 받아내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성관계를 맺지 않은 김씨에 대해서는 법률적 처벌 규정이 없어 입건하지 않았다. 또 박양과 인터넷 채팅을 통해 조건만남을 가진 성매수남들을 추가로 입건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서울 노원경찰서에서는 친구와 후배를 협박해 원조교제를 강요한 혐의로 중학교 3학년 나모(16·여)양과, 친구 김모(15)양이 조사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경찰에 따르면 나양 등은 지난 4월30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pc방에서 인터넷 채팅으로 성매수 상대를 찾던 중 유모(32)씨에게 12만원을 받기로 한 뒤 친구 이모(15·여)양에게 약속장소에 나가도록 협박해 유씨와 성관계를 갖도록 하는 등 성매매를 강요하고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나양은 친구 무리들 중 대장노릇을 하며 지속적으로 이양을 이용했다. 나양은 채팅으로 조건만남을 제시한 뒤 남성에게 연락이 오면 이양을 내보내 성매매를 시킨 뒤 받은 돈을 빼앗았다. 또 이양이 남자를 만나러 가면 친구 김양을 시켜 이양의 엄마인 것처럼 전화를 해 “어디 있느냐, 경찰에 신고해 추적하겠다”는 식으로 옆의 남성에게 불안감을 줘 돈만 받아내거나, 또는 성관계 전 남성이 샤워할 때 지갑의 돈만 가지고 나오는 등 다양한 수법으로 돈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결과 나양은 가출 후 유흥비 등을 벌기 위해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 나양은 앞서 지난해 12월 후배인 또 다른 이모(12·여)양에게 원조교제를 시킨 일로 경찰 조사를 받던 기간 중임에도 이양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미성년자인 이양과 성매매를 한 유씨에 대해서는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나양이 미성년자이지만 죄질이 좋지 않은 데다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재범우려가 있으며, 가출 상태로 주거가 불분명해 구속 영장을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