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중국의 국제화와 자아비판

현지화와 노사관계는 등한시-고위층과 친분만 중시

월드 브레이크 뉴스 | 기사입력 2010/10/27 [21:39]
아프리카 잠비아의 중국인이 운영하는 광산에서 15일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급여인상과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현지 광부들에게 중국인 매니저가 엽총을 쏘아 12명이 부상한 사건이다. 총을 쏜 중국인은 경찰에 구금돼 있다.
 
이 사건을 심층 취재한 중국 주간 ‘신세기’ 최근호가 중국기업의 해외진출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을 꼬집었다. 아프리카에 진출한 많은 중국기업들이 현지 권력자나 관료들과의 꽌시(關係) 형성에만 치중하고 현지화를 등한시한다는 것이다. 신세기는 현지 풍습과의 융화를 회피하고 노동자들과 교류를 꺼리는 기업들의 행태가 이 사건을 초래한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제가 된 커란(科藍)광업의 사장은 장시(江西)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한 뒤 잠비아로 가서 광업을 시작했다. 그는 헤어스타일까지 따라 할 정도로 마오쩌둥(毛澤東)을 존경할 뿐 아니라 회사도 계급적이고 군사적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가 경영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잠비아 정부 고위관리들과의 친분이다. 반면, 현지 고용자들과의 교류는 기피했다. 중간 관리자들도 대부분 중국에서 불러온 사람들이라 노사간 교량역할을 하기가 어려웠다.
 
중국인 중간관리자들이 현지어와 영어에 모두 서툴다 보니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노동자들과 적절한 토론과 타협이 애당초 불가능했다. 항의하는 노동자들을 협박해 진정시킨다는 것이 결국은 총질로 연결된 것이다.
 
신세기는 이처럼 노동자의 복리는 도외시하고 고위층과 관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비즈니스 방식은 잘못된 것이라며 “아프리카에 진출한 기업들은 이 사건을 거울삼아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은 이런 면에서 많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얼마 전 중국 광저우(廣州)에서 한국기업 파견직원이 현지 노동자를 폭행(중국측 주장에 따르면)한 사건이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상당한 반향을 불러 일으킨 적이 있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이나 유럽에 진출한 한국기업에서 유사 사례가 있었다는 보도는 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진출한 나라가 우리보다 선진국이냐 아니냐에 따라 현지인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져서는 곤란하다. 사람 봐가며 대접하는 게 인지상정일지는 모르지만 그러다간 당사자도 언젠가는 그런 대접을 받기 쉽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아래 위도 고정된 것이 아니다.
 
1990년대 초반 해외로 진출한 중소기업 중에는 ‘사장이 대접받지 못하는 한국의 노사관계가 싫어서’ 나간 기업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게 핵심사유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부분적인 원인이 됐을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노동자를 정당한 파트너로 존중하는 태도를 갖지 않는 한 그곳의 노사관계 역시 멀지 않아 가시밭길이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www.worldbreaknews.com / 배연해 기자 mrbaeyh@gmail.com

원본 기사 보기:worldbreaknews.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