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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희망과 안보리 상임국의 현실

안보리 개혁은 시대적 요구… “문제는 타협이 안돼”

월드 브레이크 뉴스 | 기사입력 2010/11/09 [13:44]
인도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은 8일 인도의회 연설에서 인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앞으로 몇 년 내에 유엔 안보리의 개혁에서 인도가 상임이사국에 포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도 의원들과 참석자들은 이 말에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은 인도의 숙원이었으며,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에서도 인도가 주요 의제로 제기할 것으로 예상됐던 문제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인도와 적대관계에 있는 파키스탄이 즉각적인 반발 논평을 내놓았다. 파키스탄은 “미국은 권력정치를 남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인도에 편향된 정책을 비난했다.
 
bbc는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 미국이 지지한다고 해서 인도가 즉각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오바마의 연설에서 유엔 개혁의 세부방향이 언급되지 않았으며, 설사 개혁한다 해도 몇 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발언은 인도의 희망을 염두에 둔 원칙적인 입장표명 정도로 해석된다.
 
그러면 오바마 대통령이 유엔 개혁을 언급한 배경은 무엇일까?
 
유엔 개혁에 대한 주장은 유엔이 안고 있는 관료화와 비효율성, 비민주적 결정방식에 대한 손질의 필요성을 들어 제기돼 왔다. 유엔 운영비의 최대 분담국인 미국은 “유엔이 반미 기구로 변질됐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두 번째 분담국인 일본도 자국의 국제적 파워를 암시하며 변화된 국제 역관계에 맞춰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유엔 개혁의 핵심 의제는 안보리 확대, 특히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확대에 있다. 현재 안보리는 15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으로 구성된 5개 상임이사국은 주요 국제문제에 대한 거부권을 쥐고 있다. 나머지 10개국은 총회에서 선출돼 2년간 안보리 회원국으로서 상임이사국과 함께 국제문제를 논의한다. 인도는 내년부터 2년간 비상임 회원국으로 선출됐다.
 
1993~96년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국무장관은 안보리를 확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현실적인 난점이 많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는 2003년 9월 미국 격월간 외교정책(foreign policy)에 기고한 글에서 현재 유엔체제는 변화된 국제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의 의견을 들어보자. “1945년 유엔이 출범한 이후 세계는 크게 변했다. 유엔 회원국은 3배 이상 늘었고,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8개국 중 3개국(인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이 남아시아에 있다. 안보리 확대에 대한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회원국들은 확대 방법을 놓고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가장 큰 문제는 지역적 대표의 공정성에 있다. 예를 들어 인도가 상임이사국이 될 자격이 있다면 파키스탄도 자격이 있지 않느냐고 주장할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상임이사국을 확대하더라도 기존 상임이사국들이 신규 상임이사국들에게 거부권 부여를 꺼려한다는 것이다.”
 
올브라이트는 자신의 유엔대사 재임시기 이런 문제로 일부 국가의 반발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1990년대 중반 미국은 안보리 회원국을 21개국으로 확대하고 일본과 독일에 상임이사국 지위를 부여하는 것을 지지했다. 미국의 이런 입장은 이탈리아를 격분시켰다. 이탈리아는 일본과 독일이 상임이사국이 된다면 이탈리아도 포함돼야 한다며 상임이사국 확대에 반대했다.”
 
외교정책 선임편집위원 데이비드 보스코도 2009년 9월 칼럼에서 개혁의 필요성과 실행 가능성 사이의 딜레마를 지적했다. “일본과 경제적으로 부상하는 인도, 브라질은 상임이사국이 될 자격은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유럽연합(eu)으로 합쳐 1석으로 축소하는 것이 eu의 공동 외교정책 측면이나 발언권을 키우고자 하는 독일의 희망에 부합할 것이다. 이러한 개혁은 유엔이 세계의 파워 분포를 보다 정확히 반영하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보스코는 그러나 안보리와 상임국 확대는 자칫 안보리의 무정부 상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보리 확대는 총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표결에서 중소 국가들은 블록을 형성해 보상을 요구하게 된다. 가장 가능성 있는 제안은 상임이사국을 늘리되, 선출직 안보리 회원국의 수도 5~10개국 확대하는 것이다. 이 경우 안보리 회원국은 25개국(현재 15개국)이 넘게 된다.”
 
그는 이렇게 안보리가 확대될 경우 발생할 불가피한 딜레마를 강조했다. “이러한 극적인 확대는 안보리가 갖고 있는 가치를 손상시킬 수 있다. 그것은 안보리가 주요 강대국의 중요한 대화의 장으로서 갖고 있는 가치다. 현재 안보리는 ‘조용한 막후 거래를 통해’ 세계안보에 공헌하는 것을 중요 가치의 하나로 한다. 회원국이 25개국으로 늘어난 안보리가 이런 가치를 실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도의 희망사항은 국제관계의 한 모습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당시의 역학 관계에 따라 국제질서가 형성되지만, 일단 형성된 질서는 자체의 생명력을 갖게 된다. 역학 관계가 바뀐다고 해서 기존 질서의 생명력은 쉽게 약해지지 않는다. 국제관계에서는 ‘히치 하이킹’이 잘 용납되지 않는 것 같다. ‘선착순’은 국제관계에서도 중요한 모양이다.
 
www.worldbreaknews.com / 배연해 기자 mrbaey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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