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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손학규-北-불법사찰 ‘절묘 오비이락’

북풍 MB-손학규 정치적 일희일비 ‘오충연 파일’ 잠시 잠복기

김기홍 기자 | 기사입력 2010/11/24 [04:15]
오비이락(烏飛梨落).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뜻이다. 아무 관계없이 한 일이 공교롭게 때가 같아 의심받는 상황에 통용되는 말이다. 北의 예기치 않은 연평도 무력도발로 전국이 발칵 뒤집힌 후 누군가에겐 그랬다. 단순 우연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공교롭다. 타이밍이 의아할 정도로 시의 적절했다.
 
그런데 까마귀(北) 날자 떨어진 ‘배’가 하나가 아닌 여럿이다. 또 누구에겐 ‘단 배’, 어떤 이에겐 ‘쓰디 쓴 배’가 됐다. 먼저 현 정권의 ‘모럴’ 위협요소로 부상한 ‘원충연 수첩’(배1) 이슈가 함몰됐다. 줄곧 부실수사 논란이 끊이질 않는 ‘불법사찰’의 명확한 증거출연으로 코너에 몰린 청와대-검찰이 한숨 돌린 형국이다. 일견 ‘레임덕’ 궁지에 몰린 mb가 오히려 적군인 北의 덕을 본 아이러니가 연출된 셈이다. 무척 달콤한 ‘배’(배2)가 됐다.
 
▲ 손학규  대표의 장외시위   ©브레이크뉴스
그러나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겐 무척 ‘쓴 배’(배3)가 됐다. ‘원충연 파일’로 정국반전의 호기를 맞은 지 하루도 안 돼 ‘일장춘몽(一場春夢)’이 됐다. ‘청와대 불법사찰 의혹사건’ 국정조사 및 특별검사제 도입을 촉구하며 장외투쟁에 나선지 하루 만에 고개를 숙인 채 국회로 복귀해야 했다. 야심차게 시작한 장외투쟁 역시 北도발에 ‘무기한 중단’에 들어갔다.
 
동시에 민주당은 서울광장에 설치했던 천막을 철수했다. 또 국조-특검 관철을 위한 서명운동역시 중단됐다. 정부여당을 겨냥한 총구를 ‘자의반 타의반’ 北으로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는 29일로 예정된 대정부 투쟁의 ‘화룡점정(畵龍點睛)’ 역시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졌다. 29일은 ‘서울광장 8일 철야농성’ 마지막 날이다. 이날은 민주당 지도부와 야당 인사 등이 대거 출동해 대정부 투쟁의 정점을 찍을 계획이었다.
 
北도발 직전인 23일 낮 손 대표는 “29일 전 국민이 총궐기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죽이기 사업을 중단시키고, 국민기본권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짓밟는 일을 절대 하지 못하게 총궐기할 것”이라고 야심찬 의지를 불태웠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는 곧 닥칠 ‘불운’을 예감치 못했을 것이다. 더욱이 이 자리엔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물론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손 대표의 천막농성장에 들러 힘을 보태기도 했다.
 
아마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北’의 어두운 그림자가 닥치리라는 걸. ‘北’이 손 대표와 민주당 발목을 잡을 것을. 민주당내에선 ‘北이 손 대표를 잡았다’는 자조어린 얘기까지 불거졌다. 어쩌는가 하늘의 뜻이 그러 함을. mb와 손 대표가 ‘北’으로 인해 정치적으로 ‘일희일비’한 꼴이 됐다. 손 대표의 ‘北악재’는 또 이번이 첨이 아니다. 악연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06년 대선전 당시 야심차게 시작한 ‘1백일 민심 대장정’의 피날레를 장식한 마지막 그날 北핵실험이 돌출됐다.
 
때문에 민생대장정으로 지지율 상승 등에 고무된 손 대표 측이 대장정 마지막 날을 기해 시도하려 했던 한나라당 대선구도 흔들기가 좌절됐다. 야심찬 민심 대장정이 흥행실패로 막을 내린 것이다. 동시에 그 후 지지율 부진에 함몰돼 탈출하지 못한 손 대표는 5개월 뒤 결국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중요한 국면 터닝 포인트 시점에서 北도발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우연치곤 너무 공교롭다. 악연도 이런 악연이 없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의 순리가 역전됐거나 손 대표와 민주당의 업보가 큰 탓인가. 어쨌든 하늘의 뜻이니 거스를 순 없는 일이다.
 
당분간은 기존 제반이슈가 모두 ‘北도발 블랙홀’에 흡수될 전망이다. 뭣보다 이 와중에 애꿎은 죄 없는 젊은 장병들이 희생됐다(애도를 표한다). 국민들의 안타까움이 물결친다. 이런 판국에 여야 누구도 정치적 사안을 들고 입도 벙긋 못할 상황에 직면했다. 섣불리 정치 사안을 들먹였다간 자칫 거센 여론역풍에 휩쓸리는 건 필연이다. 어쨌든 mb와 청와대, 검찰은 한숨 돌리게 됐다. 하지만 한 가지 알아야할 게 있다. ‘북풍’이 지난 6·2지방선거에서도 별 영향을 주지 못했듯이 이번도 마찬가지다.
 
잠시 국면이 회전된 거지 자신들을 향한 기존 의혹과 불신의 시선들이 거둬진 게 아니다. 별개의 문제란 얘기다. 전쟁우려와 함께 국내증시가 흔들리고, 국민들이 한껏 불안과 우려의 시각으로 현 국면을 예의주시중이나 것도 잠시다. 의식 한 칸엔 여전히 ‘불법사찰-대포폰’에 대한 검찰의 부실수사와 ‘깃털’이 아닌 ‘몸통’ 실체에 대한 의구심을 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손 대표와 민주당은 그렇게 억울해 할 필요는 없다. mb·청·검찰 역시도 마냥 한숨 돌릴 일이 아니다. 다만 한 템포 늦춰지는 차원이다.
 
물론 총체적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직면한 상황이다. 하지만 외부 환난의 대처도 중요하지만 내부 정치파행이 같이 묻혀 간과되선 안된다. 함께 바로잡아야 한다. 수신제가 없이 치국평천하가 결코 없는 탓이다. 당분간은 정부와 정치권, 국민 모두가 北의 망동을 규탄하고 내부역량 결집을 위해 합심해야 한다. 그러나 북풍이 아무리 거세고, 대북기조 및 역학구도가 복잡하게 얽히더라도 내적 오류마저 구렁이 담 넘어 가듯 대충 덮여갈 순 없다. 여야는 물론 mb·청·검찰 모두가 각인해야할 부분이다. 北-mb-손학규-불법사찰의 절묘한 ‘오비이락 무대’가 현재의 거센 북풍 물결과 묘하게 오버랩 돼 비쳐진다.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대구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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