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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임덕 도마 오른 청와대-MB ‘만시지탄’

퍼거슨 “제국의 몰락은 한밤 도둑처럼 갑자기 찾아 든다”

김기홍 기자 | 기사입력 2011/01/11 [00:48]
“제국(empire)의 몰락은 한밤의 도둑처럼 갑자기 찾아 든다”. 국제시사월간지 <포린어페어즈>에 실린 美 하버드대 니얼 퍼거슨 교수의 글 ‘복잡성과 붕괴’ 중 한 대목이다. 거대 제국도 예기치 않게 망한다는 게 골자다. 영원한 권력의 부재와 권력무상을 잘 함축한 얘기다.
 
집권 4년차 초입에서 청와대(mb)의 발걸음이 주춤한다. 잡으려할수록 달아나는 게 ‘권(權)’인가. 예기치 않은데서 ‘발목’이 잡혔다. 너무 갑작스러워 멈칫할 수밖에 없다. 불과 얼마 전 2011예산안 날치기 ‘하명(?)’을 충실히 받들었던 ‘외곽전위대(한나라당)’가 공식반기를 든 탓이다. 예상치 못했던 ‘반전’이었다.
 
그래서 적잖이 당황했을 것이다. 아마도 mb역시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반면 민주당 등 야권은 만면에 희색을 머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잠시잠깐 ‘희비’의 엇갈림일 뿐이다. 한 ‘징후’로 전체를 예단하기엔 이르다. 여권의 분열로 보기엔 아직 이르다. 또 청와대가 잠시 주춤거린다 해서 본연의 발걸음을 멈추는 게 아니다. 아직 임기가 남은 현 권력이다.
 
때문에 주목되는 건 향후 청와대의 행보다. 저항이 강하면 누르고픈 게 ‘권’의 한 속성이다. 오히려 초반호흡을 가다듬는 게 중후반보다 더 완충강도가 클 수 있다. 그래서 우려한다. ‘4대강-개헌’ 결기가 더 결연한 무장을 할까봐. 정국을 한껏 얼어붙게 하고 그 여파가 고스란히 국민일상에 몰아칠까 해서다. 가뜩이나 신년부터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서민들 주름이 깊은 와중이다.
 
이뿐만 아니다. 향후 검찰수사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권력게이트’로 치닫는 ‘함바집 비리’ 파편도 튀었다. 국정컨트롤타워로서 ‘위상’이 구겨진 셈이다. ‘레임덕 신호탄’이란 얘기가 벌써 불거진다. 설상가상이다. ‘현 권력’이 ‘지는 권력’으로 가는 현상의 발현이다. 기울기 시작한 ‘권(權)스펙트럼’이 투영된 양태다.
 
외곽전위대인 한나라당이 ‘청문회 트라우마’의 결자해지에 나선 건 분명 사건이다. 외적으론 부적격 인사를 둘러싼 당청 간 단순대립 양태다. 그러나 핵심카테고리는 내년 총선과 대선이다. 계파를 떠나 자신들 생존이 걸린 탓이다. 마냥 청와대를 따르기엔 현 반여민심이반이 너무 크다. 현 권력-미래권력 사이에서 말 갈아타기 시점도 다가오고 있다.
 
그 길목에서 ‘선택’한 차원이다. 생존을 위한 한나라당 나름의 자구책인 셈이다. 사실상 ‘mb순장조’가 되길 거부한 것이다. 그러나 mb집권 후 사상초유의 일이다. 현 권력의 자존심을 건드리며 ‘레임덕’ 단초를 제공했다. 그래서 우려를 또 보탠다. mb의 결기가 향후 어떤 강도, 형태로 발현될까 해서다. 아직은 임기가 남은 현 권력인 탓이다. 가볍게 봐선 안 된다. 전위대에 ‘허’를 찔린 mb가 그냥 넘길 리 만무하다.
 
단초는 지난 8·8개각의 색채가 이번에도 재연된 데서 본다. 그리 꺾이고도 재 연출에 나섰다. 그래서 mb의 결기를 결코 가볍게 보지 않는다. 본연의 성향, 색은 쉬이 변하는 게 아니다. 그러나 뭣보다 당초 무리수를 뒀다. 아니면 인사검증시스템과 ‘인식’에 정말 문제가 있다. 더구나 전 국가기관 행정을 관리 감독하는 수장인 ‘감사원장’이다.
 
공직사회에서 감사원은 ‘암행어사’ ‘저승사자’ 등으로 불린다. 그런데 그 수장자리에 자신의 참모출신을 내세웠다. 객관성도 떨어지는데다 당위성도 약하다. 더욱이 ‘모럴리트머스’에 걸리는 게 한 둘이 아니다. 말도 많다. 그런데 별 문제 없다는 인식을 재차 드러냈다. 임기 말 ‘세이프가드강화-레임덕완화’로 밖에 볼 수없는 개연성이 여기에 있다. 기본 틀 및 인식은 향후 임기 말까지 바뀌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당연히 한나라당의 괴리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mb역시 시간이 별로 없다. 사실상 올 한해가 마지막 승부수를 던질 기회의 장이다. 내년 초부터 컨트롤러 배터리가 약해지는 건 필연이다. 레임덕 시침이 가동된다. 그래서 쌍방의 괴리가 부딪히며 한바탕 요동칠 일만 남았다. 여권내부의 일대변혁, 사건이 예고되는 배경이다. ‘순장조’와 ‘이탈조’가 대치되면서 패 갈림이 확연해질 공산이 크다. mb는 분명 갈림길에서 친李계의 선택을 주문할 것이다.
 
패 조합에서 일단 친朴계는 제외한다. 미래권력인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비주류 계보인데다 ‘탈朴’ 여지가 보이지 않는 탓이다. 결국 친李계의 결속-분파구도가 관건이다. 현재론 세 갈래(이상득-이재오-정두언)다. 이들 간 세 향배 및 교통정리가 mb레임덕과 직결된다. 다만 ‘순장조’가 ‘이탈조’보다 많을 경우 ‘권 칼날’의 무뎌짐이 다소 늦춰질 것이나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러나 내년 후반기엔 mb도 결국 일반시민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 ‘권’도 ‘시간’만은 이기진 못한다.
 
퍼거슨은 제국의 최대 위험을 구성 요소들이 체계에 대한 신뢰를 잃는 순간으로 봤다. 삶의 길목마다 사람들은 나름 ‘선택’을 한다. 그 후 삶 행로는 그 선택과 직결된다. 불가의 인연법을 빌자면 ‘자업자득’으로 귀결된다. 이번 사태는 청와대(mb)의 ‘자업’이다. 그래서 뭣보다 청와대를 향한 주변 ‘신뢰도’를 직시해야 한다. 지난 행로를 스스로 비춰본 후 인정하고 조금이라도 수습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 그러나 이젠 ‘만시지탄(晩時之歎)’의 감이 큰 건 왜일까.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대구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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