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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화교학교의 어제와 오늘

<타이완 투데이 르포> “전통문화 계승하며 한국사회 융합 노력”

박정대 기자 | 기사입력 2011/09/16 [10:23]
근대 한국에서 화교의 역사는 100년이 훨씬 넘는다. 지금까지 한국 화교는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며 한국사회에서 생명력을 유지해왔다. 여기에는 문화적 뿌리를 지키며 한국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온 화교 학교들의 숨은 공로가 있다.

대만 행정원 신문국(공보처)이 운영하는 인터넷 영문 매체인 Taiwan Today는 8월22일자로 한국의 화교학교들을 취재해 특집으로 보도했다. 다음은 기사의 요약이다. <편집자 주>

전세계 화교사회는 문화적 뿌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화교는 약 2만 명을 헤아린다. 20세기 한국의 화교학교들은 화교사회의 문화적 유산을 유지하는데 힘썼다.

화교가 한국에 정착한 주요 기원은 188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청나라 정부는 조선 정부의 동학농민혁명 진압을 지원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했다. 이때 청나라 파견군의 병참을 지원하기 위해 따라왔던 중국 상인들이 조선에 정착했다. 이후 보다 많은 화교들이 한반도로 건너오면서 자녀교육을 위해 학교를 세우기 시작했다.

한국의 화교 초등학교는 1909년 명동에 처음 세워졌다. 수이샹친(隋象勤) 한성화교학교 이사장은 “청나라 시대 우리 조상들은 후손들에게 문화를 전승해야 한다는 굳은 신념을 갖고 있었으며 중국어 교육을 중시했다”고 말했다.

한국 화교학교의 교과과정은 대만의 제도를 모델로 삼고 있다. 수이 이사장은 “우리는 대만에서 가져온 교과서를 사용한다. 교과과목도 대만에서와 마찬가지로 중국어, 수학, 사회, 과학, 음악을 가르친다. 과외활동에는 중국어 서예와 전통미술, 전통음악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수이 이사장에 따르면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한성화교초등학교의 학생은 2,000명 정도였다. 그러나 그 이후 학생 수가 줄기 시작해 2008년에는 500명에 불과했다. 학생 수가 줄어든 이유는 낮은 출생률과 함께 화교들이 자녀들을 미국이나 대만, 중국으로 보내 교육시키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중국어 교육 바람 덕분에 화교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는 한국 학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성화교학교도 보다 많은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현재 한성화교초등학교의 학생은 700명에 이른다. 화교 학생이 70~80%이고 나머지는 영국, 프랑스, 일본, 한국 학생들이다.

수이 이사장은 “앞으로 3년 내에 한성화교초등학교를 한국의 유명 학교인 영훈초등학교나 리라초등학교와 맞먹는 학교로 변모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성화교초등학교를 화교 이외의 학생들에게 개방하는 목적 중 하나는 화교들이 한국사회에서 보다 널리 받아들여지도록 도움을 주자는데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화교 학생들이 학교에서 한국 학생들과 교제를 하게 되면 졸업한 후에 이들이 한국사회에 참여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등교육 수준에서도 비슷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한성화교고등학교는 학생들에게 중국문화를 전승하고 화교를 한국사회와 보다 넓게 연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성화교고등학교는 1942년 광화(光華)중학교로 시작했다. 쑨수이(孫樹義) 교장에 따르면 이 학교는 1945년 학생 부족으로 폐교했다가 1948년 다시 문을 열었다. 현재 한성화교고등학교의 학생 수는 700명으로 늘었다.

한성화교고등학교는 화교초등학교와 마찬가지로 대만에서 가져온 교과서를 사용한다. 과외활동에도 중국문화와 관련된 사자춤 클럽 등이 있다.

쑨 교장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높이기 위해 대만의 학교에서 사용하는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면, 겨울방학과 여름방학이 끝난 뒤 이전 학기에서 배운 것을 얼마나 익히고 있는지 측정하는 시험을 치르고, 성적에 따라 우열반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쑨 교장은 교장에 취임한 초기 학생들에게 한국사회에 보다 융화될 수 있도록 한국 시민권을 얻고 한국의 대학들에 진학하도록 격려했다. 그는 화교들에게 한국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해왔다. 한국에서 어떠한 사회적 지위도 없는 화교들이 앞으로 한국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한국인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성화교고등학교는 지금까지 학생들이 대만의 각급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약 10년 전부터는 한국 대학들에 입학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쑨 교장은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화교 학생들이 한국 대학들에 입학한 뒤 뒤떨어지지 않도록 한국어 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화교 학생들의 3분의 2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국에서 중국어 배우기 바람이 불면서 쑨 교장은 학생들에게 대만 각급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중국어를 잘하면 한국에서 취업하는데 유리하고, 대만에서 공부하면 보다 나은 언어습관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화교학교들은 문화유산을 유지시키기 위한 방법을 모색함과 동시에 화교 신세대들이 한국사회에 참여하고 융합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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