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멸보궁은 명당 중의 명당으로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진혈처(眞穴處)다. 전국 5곳의 적멸보궁 중에서도 강원도 인제군, 설악산의 마등령에 위치한 봉정암이 기도발이 가장 센 곳이다. 설악산의 제3봉인 소청봉의 바로 아래에는 기이하게 생긴 바위능선이 하나 있다. 그 바위능선이 바로 용(龍)의 이빨(牙)이라는 뜻을 지닌 용아장성이다. 이 용아장성의 바위 사이에 봉정암이 들어있음인데 해발1,244m로 동산에 위치한 돌(石)산이다. 이 봉정암이 영험한 기도터로 알려지면서 각기 소원하는 바라를 바라며 기도하는 이들이 1년 내내 줄을 잇는다. 여기서 봉정암의 창건설에 얽힌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다.
봉정암은 신라 선덕여왕 13년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된 절이다. 신라의 자장율사가 중국 오대산에서 21일간 기도정진 후에, 당나라 청량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부처님의 뇌사리, 진신사리, 정골, 금란가사, 패엽경 등을 받아가지고 신라로 돌아왔다. 신라로 돌아온 자장율사는 제일 먼저 첫째로 양산의 영축산 통도사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했다. 이어서 둘째로 금강산을 찾아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실 자리를 찾기 위해 기도를 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금강산기도 7일째가 되던 날에 갑자기 하늘이 환하게 밝아지면서 어디선가 오색찬란한 봉황새 1마리가 스님의 기도처로 날아왔다.
스님은 기도의 감응이 나타난 것을 알고 봉황새를 따라서 금강산에서 설악산까지 남쪽으로 내려왔다. 설악산에 어떤 높은 봉우리의 큰 바위 앞에서 이르러 봉황이 갑자기 자취를 감추니 스님께서 그 곳을 유심히 살피게 이른다. 그 곳의 바위들을 살펴보니 부처님의 모습과 그대로 빼닮은 형상이었다. 봉황이 사라진 곳이 바로 부처님의 이마에 해당하는 부분이었고 그 바위를 중심으로 7개의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었음이니 봉황이 알을 품고 있는 상이었다. 자장율사는 이 자리가 바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해 모실 길지(吉地)임을 알아차리고 곧바로 그 자리에 ‘불뇌사리’를 봉안할 5층 사리탑을 세우고 암자를 지었다.
이렇게 봉황이 도착했다가 사라진 곳이 바로 부처님의 이마(頂)에 해당해서 사찰의 이름을 봉정암(鳳頂庵)이라 정했다. 이렇게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가운데 유일하게 부처님의 ‘뇌사리’를 봉안한 적멸보궁이 봉정암이다. 봉정암은 자동차길이 끝나는 백담사에서 7시간 정도를 더 걸어야 당도할 수 있는 거리다. 100개의 담(潭)이 있어 백담사라 했듯이, 그 이름만 들어도 신비로운 담(潭)과 소(沼)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계곡의 흐르는 물소리가 그대로 법문이고, 동시에 파란 옥빛 하늘이, 푸른 옥색 물빛이, 푸른 옥색 산색들이 부처의 몸체임을 말해주려 하는듯한 설악자연설법과 계곡의 변화무쌍한 아름다움에 매료되지 않을 중생이 없음이다.
봉정암에 이르는 마지막의 1시간 코스는 산행전문가들도 힘들어하며 숨을 헐떡대는 ‘깔딱~고개’다. 봉정암의 마당에 이르면 화폭에 담긴 듯 설악의 연봉들이 산수화처럼 앞에 펼쳐져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아름다운 사찰이다. 적멸보궁 뒤로는 계단이 있고 그 언덕 위에 비바람에 시달린 듯 깎인 석탑이 홀연히 서 있다. 천하를 내려다보는 석탑의 모습에서도 신비하면서도 영험한 기운이 느껴진다. 지금 10월 말경은 설악단풍이 붉게 물들어 등산객들과 봉정암을 찾는 기도 객들을 한껏 즐겁게 해주는 계절이다. 도시생활에 찌든 도시민들이여! 이번 주말에 설악산 봉정암을 한번 찾아보시면 어떨까? 소원성취의 기운도 받고 오색찬란한 단풍구경도 하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nbh1010@naver.com 〈자연사상칼럼니스트․한국미래예측연구소장〉
…………………………………………………………………………………………………………………
□필자소개: 경희대에서 행정학석사학위, 단국대에서 행정학박사학위, 러시아극동연구소에서 명예정치학박사학위 수위함. 서울시공무원교육원, 서일대, 명지대, 경기대, 대불대, 단국대, 전남대 등에서 초빙교수역임, 동방대학원대학교의 석사&박사과정 주임교수역임, 건설기계안전기술원장, 경주관광개발공사와 고속도로관리공단 상임감사역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