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대책없는 교육행정 “이대로 둘 것인가”

교육청, SK건설, 조합 합의점 못찾고 떠넘기기 급급

박희경 기자 | 기사입력 2005/07/13 [15:19]
“아무리 각박한 세상이라지만 이럴 수 가 있습니까. 부(富)에 눈이 어두워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이러한 고통을 주는 행위는 법을 떠나 포항시민의 이름으로 반드시 응징해야합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구획정리 공사현장에서 피켓을 들고 울분을 토하는 효자초등학교 학부모들의 표정은 비장한 결심이 서려 있었다.
 
이들을 먼지 속의 땡볕으로 끌어낸 이면에는 정말 기막힌 사연이 있었다. 포항의 관문인 효자지역에 건설되고 있는 sk건설의 대규모 아파트 건설현장이 성토를 하는 과정에서 학교담장 보다 높게 성토해 학교전체가 구덩이 속에 파뭍히다 시피 돼 버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고 보니 장마철 약간의 비에도 운동장이 물바다를 이루는가 하면 평소에는 35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에서도 먼지 때문에 교실 창문을 열지 못해 찜통수업에 학생들이 기진맥진해 있다.
 
아이들의 하소연이 학부모들에게 알려 지면서 학부모들은 잃어버린 학습권 되찾기에 나서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집단시위에 연일 나서고 있으나 포항시 당국은 물론 교육청등 관계기관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차일피일 서로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있다. 아니 여름방학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효지초등학교 이전신축은  구획정리 사업 이전인 10여년전부터 조합과 교육청이 계획을 세웠으나 조합집행부와 시공사가 몇차례 바뀌면서 방치돼 왔다. 거기다가 현 집행부와 교육청이 재건축 비용문제로 줄다리기를 하고 있고 이를 중재해야할 시당국은 ‘강건너불구경 하듯’ 하면서 이같은 사태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취재팀이 찾은 현장은 한마디로 기가 막히는 모습 그 자체였다. 구획정리 성토작업은 마치 흙으로 학교를 뒤엎어 버릴듯한 상식밖의 현장이었다.
 
조합집행부나 sk건설 관계자직원들의 자녀들이 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면 과연 이렇게 공사를 강행할 수 있었겠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건물과 운동장등 학교 전체가 2m저지대에 지으진 것과 똑같은 형편 이었다. 학교 블록담장은 마치 성토 작업을 위해 쌓아놓은 옹벽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었다.
 
이를 보다못해 지난29일 학교에 집결한 학부모들은 “엄마 전학가고 싶어요” “물바다 섬...효자초등”등의 피켓을 들고 거리 시위를 벌이면서 sk건설과 구획조합에 대책을 촉구 했으나 이들에겐 ‘소귀에경읽기’에 그쳤다.
 
시위 현장에서 만난 이 학교 운영위원회 이화자 위원장(41)은 “어린이들이 찜통수업에다 등하교시 예상되는 사고위험까지 참아 왔는데도 사업자와 시공사가 아무런 대책 없이 무성의로 일관 하면서 이제는 학교마저 묻혀 버릴 것 같은 상식 밖의 행위는 절대 묵과할 수 없다”며 “곧 대규모 집회를 열어 이를 규탄 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부모는 “시당국과 시의회, 교육청은 진상 조사에 착수하고 제대로 된 해결책을 하루 빨리 내놔야 한다”며 “sk아파트가 준공되면 전체 학부모들이 함께 육탄공세를 벌여서라도 입주를 저지 하겠다”는 비장한 결의를 보이기도 했다.
 
아무튼 이번 사태는 법의 테두리를 떠나 자라나는 2세들의 배움터를 이렇게 훼손해도 되느냐는 측면에서 어른들의 각성이 요구되는 것이어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게 한다.<취재협조 포항신문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