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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칭? 님이라 부르리까,당신이라 부르리까

타인에 대한 존칭은 자신의 인격이다

손경찬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3/03/15 [14:23]
직장 내에서 나이가 적은 사람이 호칭 사용을 잘 몰라서 상사한테 ‘○○○씨’로 불렀다가 호된 꾸지람을 들었다 한다. 그 젊은 청년은 친구를 만나서 호칭 ‘○○○씨’가 존칭어인데, 왜 그러느냐고 하소연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 젊은이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호칭문제로 적잖은 애로를 겪는다고 한다. 인척 간 호칭도 자주 만나는 친척들이 많지 않아 그런지 삼촌, 이모 등으로 단순하고, 그밖에 일상생활에서 호칭도 비교적 간단하다.
▲ 손경찬     ©브레이크뉴스

그렇지만 사회생활에서 호칭은 중요한 문제다. 현대 한국사회에서 호칭으로서 가장 사용 빈도가 높은 것 중의 하나가 ‘성+이름+씨’이거나 ‘이름+씨’ 호칭이다. 통상적으로 ‘씨’를 붙이는 호칭은 상대방이 동급 관계이거나 아랫사람에게는 붙여도 무방하나, 윗사람에게는 그 사용이 부담스럽다는 게 일반적인 용례다. 직장 내에서 알맞은 호칭법으로 상사가  부하를 부를 때 직함이 없는 경우에는 ‘○○씨’로 부르는 경향이 있다.
 
비단 직장생활 뿐만 아니라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타인에 대한 호칭 문제로 애매할 때도 있어 실수할 때도 간혹 있다. 그래서 혹자는 상대 띄워주기로 중년 남성에게는 무조건 사장님이거나 선생님이라 부르고, 또한 여성에게도 사모님 아니면 여사라 부르면 상대방이 좋아한다고 한다. ‘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공치사가 아닐지라도 상대를 높여준다고 해서 세금이 들어가는 일이 아닌데 불러줘서 안될 일은 없다.
 
신문을 보다보면 정치인이나 유명인사에 대한 호칭 문제가 각기 다름은 재밌는 현상이다. 현직이 명확히 구분되면 그 현직을 쓰면 무방하지만, 없는 경우에는 두루뭉술하게 갖다 붙이는데 한 사람이 여러 개의 명칭으로 통용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남자에게는 사장님에서 선생님으로 될 수 있지만 상대를 잘못 만나면 아저씨라는 통칭이나 ‘여보슈’의 무명칭 호칭으로 전락되는 경우도 있다. 여성의 경우에는 가족이 아님에도 적당히 ‘이모’라 부르기도 하는데 요즘 사회의 잘못된 세태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정치계로 다시 돌아왔다. 언론에서는 전 교수라 쓰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후보 사퇴 직 후에 일부 정치인이나 어느 신문에서는 ‘안철수 씨’라고 쓰기도 했다. 그렇듯 현직에 없다보니까 전직을 사용하거나 아니면 이름 끝에 ‘씨’를 붙여 쓴다. 자칫하면 의도성을 갖고 상대를 얕잡는 표현이 될 수 있어 그런 호칭은 경박해 보이기도 한다. 안철수 전 원장에 대해 전 교수라 하든, 안철수 씨라 하든지 부르는 사람 제멋대로지만, 상대방에 대한 호칭은 틀리지 않게 가능한 좋게 불러주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한다.
 
안철수 전 원장은 현직 정치인이지만 아직은 그에 마땅한 호칭이 없다. 그렇지만 서울대 교수를 했고, 대학원장직을 역임했다. 원장과 교수 간 높고 낮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어서 어느 직위로 불러도 무방하겠으나, 아무래도 ‘전 교수’보다는 ‘전 원장’으로 부르는 것이 존칭의 의미에서는 나을 것 같아 필자는 전 원장으로 호칭했다. 많은 언론에서는 안철수 전 교수라 호칭하고 있지만 특히 각각의 이해관계에 따라 달리 부르는 경우에는 의도가 엿보이기도 한다.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가 방송에 나와서 “안철수 씨가 정치에 성공하려면 정당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어느 신문의 중견기자는 ‘안철수씨’라 하거나 ‘안씨’라는 표현을 썼다. 정당에서도 안철수 전 원장을 내려깎아야 할 입장에 있을 때에 “이제부터는 안철수씨라 부르겠다”고 공개적으로 한 일도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호칭에 있어서는 각별한 유의가 있어야 하는데, 현직이 없다면 정치인 출신, 관료 출신이거나 경제계, 문화계 등에서 봉직한 사실이 있으면 전직 중에서 가장 높은 직책을 불러줘도 예의상이나 현실상으로 적합한 호칭이다.
 
타인에 대한 호칭은 자신의 인격이기도 하다. 호칭은 그 의미와 용법에서 존대, 친밀감, 격식성의 정도를 담고 있어 자신을 평가하고 상대방을 인정하게 하는 바로미터가 되는데, 상대방을 존경하여 부르는 호칭은 사회를 밝고 건강하게 만든다. 아무 것도 아닌 일 같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호칭에서 자존심을 찾으려는 생각이 강하다. 필자도 오래전에 지방의회 의원을 두 번 지낸 덕분에 아직도 그 사실을 아는 지인으로부터 좋은 호칭을 듣고 있지만, 그 듣는 호칭에서 상대를 존경하는 마음이 생김은 비단 나만의 생각만은 아닐 것이다.

*필자/손경찬. 칼럼니스트ㆍ예술소비운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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