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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자국 어민 피격 사망 후 냉정한 재발 방지책 추구

박정대 기자 | 기사입력 2013/05/20 [10:03]
어업협정은 어민 안전을 위한 최선의 길
 
중화민국(대만) 어민 홍스청(洪石成)이 필리핀 해양경찰 함정 요원들에 의해 피격 사망함에 따라 중화민국은 필리핀 정부에 사과와 범법자의 처벌, 사망자의 가족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중화민국은 보다 거시적인 그림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대만 선박들이 영토분쟁 수역에서 어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앞으로 대만 어민들의 생계와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어업협정을 체결하는 일이다.

▲ 필리핀 함정에 피격 당해 대만 어민 1명이 사망한 어선 ‘광따싱28호’의 선체를 요원들이 조사하고 있다. ©브레이크뉴스
이번 피격사건에 대한 필리핀 당국의 불성실한 초동 대응은 중화민국으로 하여금 강경노선을 취하도록 했다. 마잉지우(馬英九) 중화민국 총통은 필리핀 정부의 사과와 보상, 범법자의 처벌, 어업협정의 재협상을 요구하며 수용되지 않을 경우 대만은 필리핀 노동자의 고용 동결과 함께 추가적인 보복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타이베이(臺北) 시정부도 필리핀과의 모든 도시간 교류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중화민국과 필리핀은 지금까지 정치문화의 차이와 외교관계의 결핍으로 초래된 지속적인 실망이 누적되면서 어려운 관계를 유지해왔다.

2년 전 필리핀 정부는 중화민국 국적의 사기범 14명을 대만으로 인도하는 대신 중국대륙으로 보내버렸다. 나중에 필리핀 정부는 유감을 표시하긴 했지만 베니그노 아키노 3세 필리핀 대통령이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대만으로 특사를 파견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사과는 하지 않았다.

7년 전, 한 대만 어선의 선장이 필리핀 관원 2명에 의해 해상에서 살해당했다. 비록 대만 타이둥(臺東) 법원이 그들을 살인혐의로 기소하긴 했지만 재판을 받도록 그들을 대만으로 인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은 지금까지 여전히 미해결로 남아있다.

대만 어민 홍스청의 사망과 관련한 정확한 상황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부 구체적인 사실은 이미 명백해졌다. 첫째, 피격 당한 대만 어선의 선체에는 59개의 총탄 구멍이 있었다. 이것은 마구잡이로 총을 난사해 공격한 증거로써 필리핀 당국이 주장하는 ‘적절한 대응’과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

둘째, 필리핀 해경 함정이 비무장 어선을 공격한 것은 해적행위이자 국제법에 위배되는 행위이다. 셋째, 사건 당시 필리핀 함정에 타고 있던 해양경찰과 어업국 관리 11명은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직무정지 처분을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만 주재 필리핀 대표부 대표는 유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와 사과’를 전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몇 가지 측면은 아직까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피격 당한 대만 어선 ‘광따싱(廣大興)28호’는 배타적 경제수역이 상호 중첩된 해역에서 어로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 어선이 필리핀 영해로 들어갔는지, 만약 그랬다면 의도적이었는지 우발적이었는지, 필리핀 함정이 경고사격을 했는지 여부가 밝혀져야 한다. ‘광따싱28호’가 경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은 이 사건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광따싱28호’가 필리핀 함정을 들이받았는지, 만약 그랬다면 그것이 의도적이었는지, 이것을 필리핀 함정이 공격행위로 인식하도록 했는지 여부가 밝혀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대만 어선이 도주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선박의 조종 통제를 상실했고, 이것이 의도적 충돌로 해석됐는지 여부도 의문이다.

이러한 의문들은 선박 운항일지와 두 선박의 선체에 대한 시각자료를 조사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규명할 수 있다. 이 뿐 아니라 필리핀 당국은 사건 현장 인근에서 다른 대만 어선 3척이 조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 어선의 선원들은 추가적인 증언과 증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필리핀 당국이 관련 기록들을 공개하기를 거부한다면 뭔가를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이번 사건에 있어서 진실을 규명하고 정의를 세우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필리핀 정부를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여 지난 7년 동안 중단됐던 어업협상을 재개함으로써 분쟁수역에 대한 잠정협정을 타결하는 일이다. 여기에는 순찰을 위한 실행 방법과 양국 해경 선박들의 협력, 어업협력에 관한 문제들이 포함돼야 한다. 궁극적인 목적은 대만 어민들의 장기적인 안전과 생계를 보호하는 것이다.

비록 필리핀 정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양안관계가 개선됨에 따라 대만은 현재 대외협상에서 강력한 주장을 할 수 있는 보다 큰 여지를 갖고 있다.

대만은 동중국해 띠아오위타이(釣魚臺) 열도를 둘러싼 뜨거운 주권 다툼의 와중에서도 일본과 어업협정을 체결하여 대만 어민들을 위해 보다 넓은 해역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와 유사하게, 2년 전의 범인 본국송환을 둘러싼 사건은 필리핀과 대만이 올해 4월 상호 범죄방지 협정에 조인하는 추동력이 됐다.

대만 어민들의 직업은 여타 어떤 일보다도 고되다. 홍스청의 희생이 다른 어민들을 위해 바다를 보다 안전한 일터로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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