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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박근혜, 재선거에 정치운명 걸어

수도권과 영남 민심 놓고 외나무 대결, 盧 부활이냐 朴 홀로서기냐?

박희경 기자 | 기사입력 2005/10/08 [11:33]

10.26 국회의원 재선거가 사실상 7일로 본격 시작되었다. 7일부터 11일까지 부재자 투표 신고를 하는 기간이고 민노당 울산 북구 후보를 제외하고는 재보선 4개지역 후보가 모두 공천되었다. 각 당의 후보 선관위 공식 등록은 11, 12일이며 공식 선거운동은 13일부터 시작되고 26일이 선거일이다.
 
26일 치러지는 재선거는 경기 부천 원미갑, 경기 광주, 대구 동을, 울산 북구 4개지역이다. 이 4개지역중 경기 부천은 열린우리당 의원이, 경기 광주와 대구 동을은 한나라당 의원이, 울산 북구는 민주노동당 의원이 각각 의원직을 상실해 선거를 치루게 되었다.
 
현재까지 확정된 재보선 대진표는 <경기 부천> 열린우리당 이상수 전 의원-한나라당 임해규 전 부천시의원-민주당 조용익 변호사,

<경기 광주> 열린우리당 이종상 국회의장 정책보좌관-한나라당 정진섭 경기지사 정책특보-민주당 이상윤 중앙당 조직위원장,

<대구 동을> 열린우리당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유승민 전 대표비서실장(비례대표의원)-조기현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

<울산 북구> 박재택 전 울산시 행정부시장-한나라당 윤두환 전 의원(현 울산북구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이다. 민주노동당은 7일 현재까지 울산 북구 후보를 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재보선 공천 과정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한나라당 내의 공천 후유증'이다. 한나라당은 10,26 재보선에서 극심한 공천 갈등이 표면화되었다. 박근혜 전략 공천을 위해 정당한 공천심사 과정을 무력화시키고 '박심'에 의한 측근 공천이 강행되었다.

특히 노골적 박 대표 공천이 된 한나라당의 전략지역인 경기 광주와 대구동을에서는 이 때문에 反한나라당, 反박근혜의 '무소속 돌풍'이 일고 있어 한나라당 표의 분산 현상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공천 반발로 인한 표 분산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박 대표에게는 '내부 칼'이 되고 있고, 재보선 판세는 한나라당 압승 분위기가 흩트러지며 안개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
 
이번 재선거는 대선 전초전이며 사실상 노대통령 재신임 선거가 될 2006년 지방선거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그 정치적 의미가 매우 크다. 여당은 지난 4.30 국회의원 및 지방자치 재보선에서 23 대 0의 대참패를 설욕할 수 있을지, 한나라당은 또 재보선 승리의 깃발을 날릴 수 있을지, 판결 자체를 승복하지 못하는 민주노동당은 다시 10석의 의석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이번 재보선은 호남, 충청 지역이 없기 때문에 자민련은 먼산 불구경이고, 민주당은 경기지역 두군데 후보를 냈지만 사실 별 기대를 안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을 기회로 흩어진 당력을 모으기 위해 열린우리당에서 입당한 신중식 민주당 부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렸다.
 
4.30 재보선 후 정국은 'x파일과 연정 정국'이었다. 이 과정에서 노대통령과 여당의 지지도는 바닥으로 추락하며 여당내 자중지란도 극심한 상황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노대통령이 주도하는 연정과 x파일, 6자회담 성공 등에 밀려 재보선에 승리했음에도 정국을 주도하지 못하며 단지 '반응 정치'만 보여왔고, 당내에서는 '박근혜-이명박'의 갈등이 점차 노골화되고 있고 그 갈등의 표출이 이번 공천사태로 전면화되었다.
 
게다가 박대표는 당내 공천 반발의 내분사태 속에서 이시장과의 최근 지지도가 역전되면서 더욱 악화된 상황이다.(한국사회여론연구소 7/26 이명박 15.1%-박근혜 12.9%, 9/27 이명박 20.3%-박근혜15.9%, 현대리서치 10.6 이명박 21.0%-박근혜 12.9%) 이같은 상황에서 치러지는 지방선거가 아닌 국회의원 재보선은 내년 지방선거와 개헌, 정계개편, 연정 그리고 대선정국으로 넘어가는 엄청난 '정치 대격동기'를 앞둔 민심의 현주소를 파악하는 중요한 선거다.
 
盧風 대 朴風 빅매치
 
때문에 여당은 노대통령이 야당은 박대표가 전면에 나서는 전면전이 예고된다. 양당의 공천 과정을 보더라도 열린우리당은 노대통령의 최측근을, 한나라당은 박대표의 최측근을 각각 내세운 전략공천을 함으로서 '노무현-박근혜'의 대리전을 치루고 있다.

이 때문에 10.26 재보선은 '노무현 선거' '박근혜 선거'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재보선이 '정당 조직선거'이기는 하나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 모두 내부 사정으로 정당조직 결집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다. 때문에 각 당에서 흩어진 당력을 결집하기 위해서는 '盧風과 朴風'이 불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어렵다.
 
열린우리당은 문희상 의장도 '당에서 전면 나설 선거는 아니다'며 한발 뒤로 물러선 대신 노대통령은 측근 공천에 이어 권양숙 여사와 함께 재보선 지역을 순회하며 간접적인 선거지원을 하고 있다. 처음부터 재보선에는 약했던 열린우리당은 10.26 재보선에서는 집중과 분산을 확실히 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이번 공천은 사실상 노대통령이 공천한 것이나 진배없다. 부천 원미갑에는 이상수 전 의원, 대구 동을에는 이강철 전 수석을 각각 공천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노대통령의 최측근 중 측근이며 이들 두 후보도 지역에서는 '노무현 정부의 실세 중 실세, 노대통령의 최측근'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 이들은 대통령의 힘을 뒷배로 한 '힘있는 여당후보의 지역발전론'을 내세우는 여당 프리미엄을 선거 핵심전략으로 잡고 있다.

또 울산 북구는 '소연정' 여진이 남아있어 노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향배가 결정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박대표는 이미 재보선 '올인'을 선언하였고, 후보 공천과정에서 여실히 '박근혜 전략공천'을 노골적으로 하면서 反朴세력을 제거해가고 있다.

'재보선 당'이라고 자신할 만큼 재보선에는 완승을 자신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이번에는 눈에띄게 '박근혜 전략공천'을 했다. 공천 파동을 가장 심하게 겪었던 경기 광주는 박 대표 뜻대로 김덕룡계의 정진섭 후보를, 대구 동을에는 자신의 최측근 유승민 의원 전략공천을 밀어부쳤다. 이로인한 공천 후유증은 상당히 커 경기광주는 홍사덕 전 총무가, 대구 동을은 조기현 전 부시장이 탈당, 각각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러한 후유증을 겪으면서도 박대표는 대선기반을 다지기 위한 전략공천에 승부수를 띄웠다. 박근혜 전략 공천의 이면에는 지난 17대 총선과 4.30 재보선에서 확인된 '박풍'의 위력에 대한 확신이 깔려있기도 하다. 경기광주는 홍사덕 전 총무 출마로 한나라당 표가 딱 반으로 나뉠 위급한 상황에서 이를 붙들 수 있는 힘은 '박풍'뿐이다. 그러나 영남도 아닌 경기 광주에서 '박풍'이 불지는 아직 미지수다.

또한 대구 동을은 '노무현-박근혜' 대리전 빅매치가 치러지는 지역이다. 그야말로 '노풍 대 박풍'의 대접전이 예고된다. 한나라당으로서는 노풍의 파고에 더해 무소속 도전이라는 '내부의 적'까지 맞아 갈리는 한나라당 표심을 잡아끌어당기기 위해서는 '박풍'밖에 없다. 악화되고 있는 tk에서의 '박풍'의 실체가 검증될 것이다.
 
박대표는 무엇보다 자신의 최측근을 내세워 노대통령과 일전을 벌여 승리함으로서 차기 대선에서의 영남 디딤돌을 공고히 하고 나아가 '박근혜 당'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tk가 한나라당 기반이기는 하나 아직 박근혜 기반이라고 하기에는 불안하다. 강재섭, 이회창 등 박대표의 불안요인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10.26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 흉탄으로 사망한 날'이라는 박대표의 박정희 향수 전략은 특히 박정희 정치 고향인 대구에서는 가장 유효한 선거전략이다.
 
반면, 이번 재보선에서 노대통령이 얻을 것은 무엇인가. 사실상 여권에서 재보선 승리를 기대하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노대통령은 당을 밀어내고 스스로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것은 지방선거와 내년 정국을 대비하기 위한 '노무현 친위세력 공고화' 의미가 크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여당은 당 지도력을 잃고, 대선주자간에 계파갈등도 치열하다. 또 노대통령과 대선주자간에 긴장과 갈등도 역력히 드러나고 있다. 당이 사실상 자중지란의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재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유일하게 '노풍'이 다시 부는 길 밖에 없다. 특히 이번엔 대구와 울산 두 영남핵심 지역에서 선거를 치룬다. 이 지역은 실제 '노풍'이 불지 않고서는 어떤 기대도 불가능하다.
 
역대 재보선을 볼 때 항상 여당에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여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자못 기대를 보이고 있다. 그것은 변화된 선거 양상 때문이다. '한나라당 공천 반발에 의한 표 분산'이라는 절호의 기회로 전략지역인 경기광주와 대구동을에서 '어부지리 승리'를 기대하고 있고, 더 나아가 울산에서의 민노당과 연합공천 성사로 대구와 울산의 '영남 대승'이라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울산의 경우 소연정이 성사되면 지난 대선과 같은 '노풍'도 불 수 있다는 기대다.
 
재보선의 선거특성은 '정당조직 선거'임을 부정할 수 없으면서도 이번 선거는 열린우리당 대 한나라당의 정당 대결 성격에 더해 '노무현 대 박근혜'라는 점에서 '노무현표 대 박근혜표'가 얼마나 결집하느냐가 관건이다. 즉 '노풍 對 박풍'의 싸움이 될 것이다.

노대통령과 박대표 측근이 나선 대구 동을의 열린당-한나라, 경기 광주의 한나라, 부천 원미갑의 열린당에 대한 표심과, 울산의 연합공천 후보에 대한 표심은 정당표심만이 아닌 '노무현-박근혜 지지표'가 재확인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10.26 재선거의 또하나의 포인트는 한나라당 공천에 반발하는 한나라당發 '무소속 돌풍'이다. 사실 재선거 판세와 가장 직결되는 것은 바로 이 무소속 돌풍이다. 재보선 이후 한나라당이 어떻게 변할 것이냐 하는 것이고 그 기준은 '홍사덕과 유승민' 당락 여부에 달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박 대 친박' 의 공천대결이 치열했었고 그 대표적 지역이 경기광주와 대구동을이다. 이 두지역은 모두 '한나라당 텃밭'으로 한나라당세가 강해 공천경쟁이 극심했다. 그러나 박대표 전략공천에 승복하지 않은 경쟁력 높은 공천탈락자들이 무소속 후보가 출마해 한나라당 표를 갉아먹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처음으로 '19세 투표권행사'가 있는 선거여서 19세 젊은층들의 표심도 무소속 돌풍에 촉매제가 될 수도있다. 재보선은 '정당 조직선거'라는 기본적 속성이 있지만 이들 신규 젊은층의 표심을 사로잡을 만한 '사건'이 발생한다면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19세표'는 판세를 가름하는 주요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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