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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은 가난하면 허세 부리지 않는다”

일본, 물건 버리지 않고 재활용하는 사람 많아

줄리 도쿄특파원 | 기사입력 2013/07/04 [15:20]
어떤 재벌이 있었는데 하루는 수천억의 수주를 따기 위하여 고심하던 차. 눈앞에 보이는 성당에 들어갔다. 그는 조용히 신에게 일이 잘되기를 기도하는데 앞의 거지가 계속 하나님 돈 1만 엔만 있으면 배고프지 않을 것 같아요.라고 하면서 울고불고 기도하는 것이 아닌가. 기도가 방해되어 부자는 시끄럽다면서 1만 엔을 주었더니 그 거지는 하나님이 소원을 들어주었다며 좋아하면서 냉큼 돈을 받고 사라졌다.
 
갑자기 바자에 가서 왜 이 이야기가 생각나는 것일까.

일본은 물건을 버리지 않고 재활용을 하는 사람이 많다. 먼저 브랜드 물건은 리사이클링 숍에 팔기도 하고 단체에 기부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물건들은 여러 형태로 나뉜다. 매주 장을 여는 상업적인 프리마켓이나 동네 곳곳에 자리 잡은 리사이클링숍은 그다지 좋은 물건들이 없다.
▲ 일본     ©브레이크뉴스
 
특히 수 십 년 묵은 그릇이나 결혼식, 장례식 때 받은 철지난 물건 천지다. 일본은 유행에 아주 민감한 나라므로 일류에서 삼류 브랜드가 있으며 상표만 보아도 언제 물건인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웨지우드, 티파니, 코펜하겐 등의 결혼식 답례는 최근 상품이다. 그런데 닥스, 피에르가르뎅, 기라루시 등의 상표는 최소 10년 묶은 상표다. 이러한 허접 물건을 볼 수 있는 곳이 리사이클링숍이다. 이런 물건을 사는 사람들은 가난하다고 보면 무방하다.
 
특히 일본은 장례식, 결혼식 답례품을 가정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신품이지만 그대로 기부하거나 버리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유는 고급스럽지 않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색상이나 디자인이 기획상품이라는 이유다. 타올도 무궁무진하게 버리고 주고 받는 나라다. 그러므로 일본인은 물건만 보면 대충 안다. 내용에서 연도까지도. 부자는 이러한 물건을 박스 채 열지도 않고 버린다.
 
교회나 단체, 학교, 소속에서 기부 받은 물건은 그나마 리사이클링이나 프리마켓보다는 수준이 높지만 그다지 좋은 물건은 거의 없으며 외국인 학교 물건 역시 지인들의 호출에 의해 불가피하게 가서 인사로 사는 물건들이다. 전혀 사고 싶지 않은 물건 때문에 차라리 돈을 주고 티켓으로 기부를 하기도 한다. 기부 물건이란 불우이웃을 돕고자 하는 의도에 사양을 못 하고 가기는 하지만 가끔 물건 보면서 짜증을 방불케 한다.
 
그런데 더욱 비참한 것은 줄을 길게 서서 헌옷을 사려는 사람들을 보는 순간이다.
 
물론 가난하면서도 허세 부리고 거짓말을 잘하는 한국인은 종종 있지만, 일본인은 가난하면 허세 부리지 않는다. 보기에도 가난해 보인다. 옷차림, 사는 집도 모두 가난한 그대로 보인다. 그러므로 가난하지만 정직한 이유인지 헌 옷, 헌 신발, 중고를 사려고 어디서든지 길게 줄을 선다. 한국인 같으면 창피하여서 몇 시간 절대 줄 서서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체면이나 부끄러움보다는 살아야 하는 모습이 더욱 애처롭다.
 
중고 물품 바자를 보면서 저들의 삶을 누가 무어라 하겠는가.
허접쓰레기 물건을 사야만 하는 사람, 더구나 1천 엔에 목숨 거는 일본인들이 많다는 새로운 사실도 접하게 된다. 인생 공부는 역 앞에서 박스를 치고 자는 홈리스와 프리마켓이나 바자에서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우울한 것 이상으로 사는 당위성을 깨치게 된다. julietcounsel@hanmail.net
 
*필자/줄리. 본지 도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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