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서민은 가난을 핑계로 불법점유나 노점상 등으로 국가에 손해를 입히거나 생떼를 쓰지 않는다. 스스로 살 길을 찾아 부단히 노력하며 자신의 가난에 대한 불평이나 정부에 대하여 무리한 요구가 없는 나라다. 그러므로 서민은 어디서든지 무엇인가 일을 하고 생업에 매달린다. 일본은 포장마차, 노상판매를 허용하는 나라가 아니므로 마츠리에도 사찰이나 신사에 일정한 금액을 내고 물건을 판다. 또한 프리마켓에서도 적은 금액을 내고 물건을 파는 서민 계층이다. 법을 어기면서 불법점유, 노조 데모가 거의 없기에 가난이 부끄럽게 보이지 않고 아름답게 보인다. 가난하지만, 정직하게 벌려고 하고 자신이 사용한 모든 곳에는 적은 돈을 지급한다. 그러므로 마찰이 없이 사는 나라다.
어느 블로그를 갔더니 남대문 시장의 불법 점유자를 강제 철거하면서 물건을 가져가는 것이 불쌍하고 안쓰러워 눈물이 났다는 글이 있었다.
감정으로 치우친 개인의 생각이지만, 가난한 자의 불법을 용인하는 것이 인정이고 베풂이라면 세상의 모든 이치가 어긋나는 비리, 불법을 용인하는 것과 같다고 본다. 더구나 불법과 가난이 동일선상에서 왜 불쌍한 이유가 되어야 하는지 전혀 공감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불쌍하다는 사사로운 감정이 가난한 자를 위한 또 다른 대안으로 가난을 해결할 수 있는가를 먼저 묻고 싶어진다. 대책 없는 감정으로 오히려 그들의 부당함을 정당화시키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왜 사람들은 공,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늘 이런 식으로 무마하고 덮고 감싸는 것만이 능사일까.
일본에서 만약 노상이나 도로에서 정부의 허락 없이 데모하거나 물건을 팔면 즉심이며 구속이다. 일본의 법은 아주 엄격하다. 한국처럼 허용되는 사회가 이상하다고 본다. 미국이나 유럽도 마찬가지다. 법이 엄격하면 불법은 사라진다. 자주 프랑스에 가면 니스 바닷가 근처에 아프리카 난민이 노점상을 차리고 있다. 경찰이 온다, 처음에는 경고하고 간다. 바로 10분 후 제자리를 잡는다. 결국, 몇 번 그러면 바로 물건 압수에 경찰서 끌고 간다. 시민의 생활에 불편을 주는 행위가 노점상이다. 가난이란 이유로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준다, 전기,수도 무료로 끌어들이고 행인이나 자동차의 행로를 방해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물건 역시 번듯할 리 만무하다.
어느 나라든지 가난한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사는가는 그들 나름의 삶의 방식이 있다. 부자는 늘 베풀어야 하는 이유도 없다. 부자의 대부분이 노력하여 부자가 되었지 가난한 이들의 뒤치다꺼리를 위한 방패막이는 아니다. 부자가 불법을 자행하고 검은돈으로 벌은 죄인도 아님에도 이상하게 한국에서는 부자는 나쁘고 가난한 자는 착하다는 이론으로 무장하는 이유도 알 수가 없다. 더욱이 부자와 가난한 자가 채권, 채무 관계의 입장도 아니다, 돈이 있는 사람이 자진하여 베푸는 것 하고 너는 부자니까 내라는 식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더구나 가난하다고 해서 무법에 자존심까지 잃는다면 진정 인간이기를 포기한 모습이다.
그렇다면 일본의 서민층이 사는 모습을 보면서 가난하지만 정직하게 사는 모습을 잘 드러난 한 단면을 보도록 하자.
항상 기술하지만, 일본은 절대적인 부자 계층이 있는가 하면 상대적 빈곤층이 널리 분포되어 있다. 하지만 가난이란 이유로 남을 탓하거나 국가에 불평하지 않고 과욕이나 허세도 부리지 않는 생활의 지혜가 많다. 무허가촌, 노점상, 불법데모 등은 아예 상상이 안 되는 나라가 일본이다. 그런 면에서는 공권력이 무섭게 다루는 것도 있지만, 대다수 서민층은 본분에 맞게 자전거, 전철을 이용하고 월세 10만 엔 전후에서 산다. 그러므로 물건도 100엔, 99엔 숍, 리사이클링, 프리마켓, 바자 등을 이용한다. 없으면 없는 데로 분수에 맞게 일하고 무엇이든지 노력한다.
비근한 예를 들어 서민은 작은 가게 하나를 세를 얻는다. 가령 10만 엔이라고 하자. 그 가게 안에 50에서 70센티의 오픈 상자나 열쇠 유리관을 만들어 렌트를 하는데 개당 3,500 엔 월 임대료와 물건 팔리면 20%를 임대주에게 제하고 받는다. 대개 상자는 100에서 200개다. 대충 가게 월세를 다 빼고도 쉽게 돈을 버는 소규모 임대사업으로 쏠쏠하게 재미를 본다. 상대적으로 월세 낼 형편이 아닌 사람에게도 유리하다. 손재주가 좋아 오밀조밀 물건을 만들어 파는데 그 물건들이 워낙 귀하고 예뻐서 수요가 두텁다. 자신의 물건을 팔리기 위하여 개당 2천 엔에서 1만 엔의 소품들을 상자에 진열한다. 그러므로 임대자와 상자 임대자는 서로 간의 이익관계이면서 만족하는 사이다.
전부 수공예. 가게에서 빌려주는 갑판대다. 소규모로 부업하는 사람인데 대개 한 달에 10만원 이하를 번다고 한다.
상자 임대 사업은 수공예를 각각 파는데 주인이 다르다. 월세 임대자와 상자 대여 임대자가 나뉜다. 물건이 정교하고 특이한 것이 많다.
역시 내부의 작은 상자들이 임대 상자다. 자세하게 보면 작고 조밀한 물건이 빽빽하다. 일본인은 특징은 이러한 가게에서도 잘 드러난다.
케릭터 모음을 파는 곳인데 이곳도 상자를 빌리는데 5천 엔이다. 임대자는 수입이 많은 곳이다.
전문 마니아들이 찾는 곳으로 상자 안의 각각의 물건은 고가다. 전부 잠금장치가 있다. 임대자에 상자를 임대하여 물건이 팔리기를 기다리고 팔리면 20% 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가져간다. 취미로 모은 물건, 스스로 다시 되파는 사람들이다. 별의별 잡동사니가 많다. 한마디로 일본은 작고 조밀한 것의 천국이다. 돈이 없어도 자신만 정직하면 여러모로 살게 되어 있는 나라가 일본이다. 못 입는 옷이나 물건도 되팔고 장소가 없으면 상자를 빌려서 좁은 공간을 이용한다. 어느 것 하나 버리지 않으며 돈이 되려고 하면 이용하고 서로 간의 이익을 창출하는 아이디어로 생긴 상자 임대업이다. 해 볼만한 사업이며 도난만 방지되면 좋은 작은 사업이다.
일본인은 가난하다고 징징거리고 남에게 구걸하거나 노상을 점검하거나 자살한다고 아우성을 치지 않는다.차라리 구걸 하지 않는 홈리스가 되는 한이 있어도. 특히 무허가촌의 점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닌 한국과 달리 국가나 가계에 보탬이 되는 일본인에 배워야 한다. 특히 공짜나 불법이 아닌 수준에 맞게 정당하게 돈을 벌려는 서민층이 많다. 작은 가게 하나에서도 물건 하나를 팔기 위하여 정직을 담는 이들에게 진정한 휴먼정신을 느낀다. 작고 조밀하고 보기에는 보잘것 없어도 남에게 비굴함은 없는 자들이라는 점이다. 적은 돈을 내고도 정당한 작은 사업을 하는 서민층을 보면서 일본인의 자립정신과 법에 위배되지 않으며 남에게 손 벌리지 않는 모습은 오히려 아름답기까지 하다.
필자가 가장 혐오하는 부류가 혼자만 천사인 척 착각하는 자만한 마음, 이유와 핑계를 대고 거짓말을 하는 자, 가난을 이유로 남에게 기대려는 자, 되지 않는 일에 만용을 부리거나 남을 이용하려는 생각하는 가진 자다. 그러한 사람은 마음조차 가난한 자다.
가난하되 정직하고 법을 어기지 않으면 하늘도 감동하여 사는 동안 반드시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본다, 필자가 아는 거부들은 가난을 이긴 사람들이며 정직과 부단한 각고의 노력이 많았다. 남들이 자는 시간에도 일하면서 잠을 줄인 사람들이었다. 남의 부유함이 부럽거든 부지런히 일하라고 말하고 싶다. 가난은 무책임과 방만과 안일한 사람에게 오는 충격의 결과다. 그러므로 더는 가난이란 이유로 자신의 고고한 휴먼정신까지 노상으로 버리지 말기를 바라면서 일본의 예를 들었다.
julietcounsel@hanmail.net *필자/줄리. 본지 도쿄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