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헌법재판소가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헌법재판관 9인의 판결 중 7대 2의 의결로 각하(却下)했다고 한다. 이제 수도권에 있던 18개 중앙부처 중 통일부, 외교통상부, 법무부, 국방부, 행정자치부, 여성부를 제외하고 12부(部) 4처(處) 2청(廳)이 행정중심도시 건설 진척에 따라 7년 후부터 단계적으로 충남 연기, 공주지역으로 이전하게 됐다. 이번 합헌(合憲) 결정이 내려진 행정도시특별법은 작년 10월 헌재(憲裁)가 위헌 결정을 내린 행정수도이전법과 골격에 큰 차이가 없다. 지난 10월의 위헌 판결이 난 수도이전특별법에서 수도이전이 위헌이라는 헌재 결정을 피해 가기 위해 "행정수도"라는 이름을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바꾼 것뿐이다. 헌재가 수도의 본질적 구성요소를 "입법부와 대통령의 소재지와 정부기능을 수행하는 국가 기관들의 활동이 이뤄지는 곳" 이라고 규정한 것을 염두에 두고 청와대와 국회 같은 일부기관을 이전 대상에서 제외 한 것뿐이다. 국정을 총괄하는 총리실이나 실무행정을 하는 대부분의 행정기능이 옮겨가는 만큼 60년만의 실질적인 수도 이전이 이뤄지는 것이다. 그런데 헌재의 판결에 문제가 있다. 작년 10월 "수도이전 특별법"에서 1: 9의 위헌판결이 불과 1년 남짓 지나 7: 2의 각하(却下)로 판결이 난 것에 대해 많은 국민들은 의문을 제시한다. 헌재 재판관이 두 사람 교체되었는데 판결은 완전히 뒤집혀 나왔으니 의아해 할 수밖에, 물론 대한민국 최고의 헌법기관인 헌재의 판결을 인정은 해야겠으나 이렇게 판결이 달라 질 수 있느냐는 데 의아심을 갖는다는 얘기다. 또 한가지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이번 "행정도시이전법"을 동의하느냐 하는 것이 문제다. 아마 노무현 정부가 들고 나온 행정도시 이전은 찬성하는 쪽보다 반대하는 쪽이 더 많을 것이라는 얘기다. 노 대통령이 한 번 마음먹었던 뜻을 끝까지 관철하는 것을 보는 시민의 눈은 결코 긍정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오늘의 한국 경제가 불투명하고, 정치마저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데 엄청난 국고를 들여 행정도시를 이전한다는 것이 과연 국익에 얼마나 보탬이 되느냐 하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 분산배치도 지역간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이런 엄청난 정부정책이 실지 국민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하는 문제로 귀결되면 암담함 생각을 안 할 수 없는 것이다. 더불어 헌재의 행정도시특별법 ´합헌´ 판결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헌법재판소 홈페이지를 비롯한 인터넷 공간에서는 네티즌들의 ´헌재의 판결´ 및 ´행정도시 건설´에 대한 비난 글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민´이란 네티즌은 "노무현 정권에 의해 자질이 없는 사람이 재판관이 되는 것 같더니, 이런 식으로 은혜에 보답을 하는군요" 라며 "내가 내는 세금으로 당신들 월급 주는 게 아깝습니다"라고 반대의견을 냈다. 이런가하면 ´국민´이란 네티즌은 "행정도시 건설을 과천청사 이전 정도로 생각하는 건가" 라며 "도대체 뭐가 수도 분할이 아니라는 건지 입법부와 행정부가 각기 다른 도시에 있으면서 입법부가 있는 곳은 수도고 행정부가 있는 곳은 행정도시" 라고 의문을 제기한 뒤 "재판관들 행정적 지식이 그렇게 없나" 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제 역사의 심판이 대기하고 있다. 권성, 김효종 재판관을 제외한 나머지 재판관님들은 이제 역사의 죄인으로 이번 판결결정의 책임을 지게 될 것"(서울사수), "헌재도 외딴 섬으로 이전하라"(국민혈세), "바람에 갈대가 따로 없네요"(공명정대), "헌재 해산 요구할 법적 방법 있나요"(우병하), "을사조약에 맞먹는 나라를 망치게 하는 결정"(이혜숙), "정부측에서 사전에 합헌인지, 기각인지 등을 알고 있는 듯한 발언 등을 하는 것을 보면 속된 말로 이미 짜고 고스톱 치셨군, 등 1심 법원재판관들보다 못한 사람들"(헌재 옆집 아저씨) 등의 의견이 올라와 있다. 반면 필명 ´합헌´은 "행정도시는 국회를 통과했다"며 국민을 대변한 "정당한 합헌"이라고 주장, 헌재 결정에 찬성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노무현 탄핵도 국회를 통과했다"(위헌)는 반박 의견이 나왔다. 이렇듯 "행정도시" 이전은 국민들의 동의 없이 이루진 만큼 앞으로 많은 논란이 예상되는 사안이며 2012년 과연 행정도시가 오늘의 판결과 같이 공주, 연기 지역으로 이전될지도 모를 일이다. 2007년 대선을 거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또 어떻게 변해갈지 참으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처음부터 국민투표에 부쳐 동의를 얻었으면 말썽 없는 집행이 되었을 텐데 오기가 섞인 대통령의 결단으로 밀어 부친다면 반드시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임은 자명한 일일것 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