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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진료,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하는 의사

환자는 환자가 아니라 섬겨야 대상?

이상헌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4/04/15 [16:50]
요즘 많은 업소들이 고객은 줄고 적자 폭이 늘어나 빚을 지고 물러난다. 다른 사람이 들어와 신장개업을 하지만 그렇다고 형편이 나아지지 않는다. 안될 때는 안될 이유가 있는데 간판만 바꿔 놓았다고 잘되는 것은 아니다.

▲ 이상헌   시인  ©브레이크뉴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근처에 눈에 가장 많이 띄는 간판은 치킨집이다. 오랫동안 비어있던 자리에 한 마리 값에 두 마리를 준다고 광고를 하길래 횡재구나 싶어 달려갔지만 맛도 없고 불친절하여 두 번 다시 가지 않았는데 이용해 본 사람들은 대부분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음식은 값 보다 맛과 친절이 중요함을 모르고 장사를 한 것이다.

의원 중에 치과는 포화 상태다. 치과의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다 보니 같은 빌딩에도 여러 개의 치과가 입주하여 경쟁을 벌인다. 건물주야 좋아서 입이 벌어지겠지만 당사자들은 피가 마른다. 새로 나오는 치과 장비는 값이 워낙 고가여서 성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면서도 구식 장비를 그대로 쓰는 치과들도 많다. 남들은 미사일로 싸우는데 소총으로 대적해서는 방법이 없다.

서울대 치대 출신으로 치과 경력 14년 차인 김상환 원장은 성수역 근처에서 라성치과를 운영하는데 온종일 환자들로 쉴 틈이 없다. 한 때 예치과 원장을 했던 그는 일반 의사들과 의식 구조가 다르다. 오는 손님 받기에 바쁜 것이 의사들이지만 그는 끊임없이 자기 성찰과 자기완성을 위하여 갖가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다가 느끼는 것이 있어 치과 문을 닫고 보험 설계사가 되었다. 그동안 사람들이 자기를 찾아왔지만 그 반대로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다. 이 사실을 안 동료 의사들은 흥분하여 그를 정신병 환자 취급을 했다.
 
"생선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는데 네가 의사 망신을 시키는 꼴뚜기가 되다니..."
 
아직도 세상은 편견 속에 있다는 것을 느끼며 자기를 낮추는데 3년이 걸렸지만 그는 큰 수확을 건졌다. 오는 환자는 환자가 아니라 섬겨야 대상으로 변한 것이다.

최신 기자재와 장비를 들여놓고 아침마다 즐겁게 신나는 노래를 함께 부른 다음 큰 웃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내가 즐거우면 그 즐거움이 환자와 공유됨을 알기 때문이다. 이곳 직원들은 날마다 감사한 일, 감동 받은 일을 5개씩 써서 낭독하고 매주 유명 강사를 초청하여 강의를 듣는다. 이렇게 몇 달을 하고 나니까 병원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서로 갈등이나 스트레스는 멀리 도망치고 환자를 섬기기를 친부모 이상으로 하다 보니 모두가 한 가족 같은 분위기가 연출 된다.

병원이 바쁘다 보면 치료가 끝나고 돌아갈 때 의사나 치위생사들이 다음 환자를 진료하면서 목례를 하지만 여기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한다. 이런 경우는 어느 병원에서도 보기 힘든 광경인데 여기서는 반드시 그렇게 하는 것이다.
 
"부모님이 왔다 가시는데 나가서 배웅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위하는 자가 위함 받는 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injoyworld@hanmail.net

*필자/이상헌. 시인. 작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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