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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사고, 국가 위기관리체제 개선

위기관리 조직들의 무능한 행태에 개탄

하정열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4/04/21 [10:14]
지금 대한민국은 슬픔에 빠져 있다. 정부의 대응조치를 지켜보며 침몰 선박의 구조진행상황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타들어 가고 있다. 그리고 위기관리 조직들의 무능한 행태에 개탄을 하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이미 선진국 문턱을 넘어선 국민들의 자존심은 한없이 허물어지고 있다. 이러한 초동조치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정부가 과연 안보위기는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정부의 위기관리 대처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 하정열   박사 ©브레이크뉴스

대한민국은 분단 이후 연속된 위기 속에서 생존해왔다. 한반도는 지금도 세계에서 위기가 가장 높은 지역의 하나로 분류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대한민국의 위기관리 능력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태를 보며 국민들은 정부의 위기관리능력에 많은 불신을 갖게 되었다. 천안함 2주기 시점에서 전문가들이 판단한 국가위기관리능력도 10점 만점에 6.2점으로 낮게 평가 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국가차원에서 위기관리체제가 정착되지 못했기 때문에, 포괄적인 위기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 기조나 지침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의 기능은 제1차적 기능과 제2차적 기능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1차적인 기능은 개인의 자유와 안전을 보장해주기 위해 대외적으로 적의 침략으로부터 국민과 영토, 그리고 주권을 보호하는 국가안보적 기능과 대내적으로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국가의 2차적인 기능은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제 분야에서 공동복지사업을 증진시켜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주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는 우리에게 안전한 삶의 터전을 제공해 주고, 행복의 제요소를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각자의 이상을 실현토록 보장해 주는 역할을 한다. 국가의 1차적인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때 국가위기가 발생한다. 지금과 같은 세월호침몰사태는 국가의 제1차적인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결과이다.
 
‘국가위기(National Crisis)’란 국가주권이나 국가를 구성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체계 등 국가의 핵심요소와 가치에 중대한 위해가 가해질 가능성이 있거나 가해지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국가위기는 현 세월호사태와 같이 ‘단기 경고’ 또는 ‘무경고하에 발생’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신속한 판단과 결심이 요구’된다. 그리고 적시에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에는 위기가 확대되고, 새로운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초기의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
 
위기관리 대상은 안보분야, 재난분야, 국가핵심기반분야로 분류할 수 있다. 안보분야 위기는 북한의 군사력 사용 위협, 침투 및 국지도발, 비군사적 위협, 북한 내부의 급변사태와 WMD 등 국제적인 갈등 등이 있을 수 있다. 재난 분야 위기는 자연재난과 인적재난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가핵심기반분야 위기는 테러, 폭동, 재난, 해킹 등의 원인에 의해 국가경제와 정부기능 유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적ㆍ물적 기능체계가 마비되는 상황을 말한다. 지금의 상황은 재난분야의 위기로서 특히 인적재난으로 구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국가위기를 관리하는 국가기구로는 ①국가안전보장회의, ②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 ③국가위기상황센터, ④국가재난안전대책본부, ⑤중앙사고수습본부 등이 있다.
 
대한민국에서 국가위기관리를 위한 기본문서는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대통령훈령 제229호)이다. 이 기본지침은 국가위기관리를 위한 분야별ㆍ기관별 위기관리 활동 방향과 기준을 제시한다. 이를 바탕으로 각 기구는 위기관리 표준메뉴얼과 훈령을 만들어 사용한다.
 
안보분야 위기 중 전면전의 발발 가능성이 높으면, 국가차원에서 충무계획과 국가전시지도지침을 적용한다. 국방차원에서는 ‘작계 5027’과 국방전시정책서를 적용한다. 재난분야에서는 국가위기유형으로 약 10개를 분류하여 중앙안전관리위원회에서 이를 관리한다. 국가핵심기반분야에서는 국가위기유형으로 약 10개를 분류하여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를 관리한다. 국방부의 경우에는 ‘국방 위기관리 훈령(국방부 훈령 제1019호)’을 작성하여 국방위기를 관리하고 있다. 국방위기는 북핵 우발사태, 미사일 시험발사, 개성공단 우발사태, 파병부대 우발사태 등 약 20개 유형을 상정하여 대응하고 있다.
 
국가위기관리(Crisis Management)란 국가가 위기를 효과적으로 대비하고, 대응하기 위하여 자원을 기획ㆍ조직ㆍ집행ㆍ조정ㆍ통제하는 제반 활동을 말한다. 이러한 위기관리는 위기조치를 통해 이루어진다. 위기조치란 위기관리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로써 위기상황 발생 시 이를 신속하게 조치하고 통제하기 위한 제반활동이다. 위기관리는 사태인지, 위기평가, 대안모색, 시행 등의 과정으로 구성되며 위기상황이 종결될 때까지 반복한다.
 
위기관리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최고정책결정자는 종합적이고 합리적인 정확한 판단을 기초로 정책결정을 해야 한다. 둘째, 결정된 정책을 실행할 때는 일사분란한 지휘체제가 확립되어야 한다. 셋째, 목표를 제한하고, 유연하고 통합적인 대응체제를 유지해야 한다. 넷째,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신속하고 완벽하게 위기를 진화해야 한다.
 
지금까지 초기대응과정에서 허둥대어온 정부는 과연 이러한 위기관리체제가 효율적으로 작동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허위 정보가 춤추는 곳에서 종합적이고 합리적인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었는지? 일사분란한 지휘체제는 확립되어 있는지? 모든 관련조직을 관할하면서 통합적인 대응은 하고 있는지? 가용한 수단과 방법은 효율적이고 통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 선박인양까지는 한 달 이상이 소요될 것이다. 정부가 초기대응과정에서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이러한 위기관리 원칙을 지켜가며 국가위기관리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국가의 1차적인 안전기능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정부가 2차적인 복지기능을 잘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없다.
 
기본이 바로 선 나라에서 살고 싶은 우리 국민들은 실종자 가족들과 아픔을 함께 할 것이다. 현장에서 목숨을 담보로 고생하는 모든 구호의 손길을 고마워하며 동참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로서의 조치들을 눈여겨보면서 가장 완벽하고 신속한 사태해결을 촉구할 것이다. hjy20813@naver.com
 
*필자/하정열. 예비역 소장. 박사. 시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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